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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지역의사 붙잡는 정책 보건 전담 부처가 만들어야

마상혁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고문2026.11.06 09:44
ⓒ의협신문
마상혁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고문 ⓒ의협신문

노르웨이에는 일하는 의사가 인구 1000명당 5.0명 있다. OECD 평균은 3.9명이다. 그런데 2025년 5월 노르웨이에서 주치의가 정해지지 않은 주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최북단 핀마르크주였다. 2021년 노르웨이 의학회지 사설은 지금의 젊은 의사들이 의사라는 직업에 삶과 가족생활 전체를 내주려 하지 않는다고 썼다.

노르웨이에는 북부에 남으려는 의사가 모자라다. 젊은 의사가 삶의 조건을 따지는 것은 정당하다. 그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지역은 의사가 많은 나라에서도 비어 있다.

노르웨이는 1973년 북극권의 트롬쇠에 의대를 세우고 북부 출신 학생을 우선 선발했다. 2013년 이 대학 졸업생 1611명 가운데 51%가 북부에서 일했다.

일본은 1972년 47개 광역자치단체가 함께 자치의과대학을 세웠다. 졸업생은 학비를 면제받는 대신 9년 동안 출신 지역의 벽지에서 일한다. 2008년 집계에서 의무를 마친 졸업생의 70.6%가 출신 지역에 남아 있었다. 일본은 2008년부터 의대 입학 정원에 지역 정원을 두고 장학금과 9년 안팎의 의무 근무를 묶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별도 전형으로 뽑힌 학생의 의무 이행률은 94%로 추정됐고, 지원 자격을 지역 출신으로 한정한 전형은 96%였다.

일본 히로시마대 연구진은 이 정책들이 각각 효과를 냈지만 의사가 대도시에 몰리는 편재는 거의 바뀌지 않았고, 2004년 새 임상수련 제도가 도입된 뒤 오히려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후생노동성은 2024년 12월 대책에서 편재는 한 가지 대책으로 바로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의사를 지역에 배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편재를 해소하는 데는 실패했다. 의무가 끝난 뒤 지역에 남을 이유는 의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지침에서 지역 출신 학생 선발과 지역 수련 같은 교육, 규제, 금전과 비금전 유인, 개인과 직업 지원을 지역 사정에 맞게 묶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은 지역의사 양성법을 2025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켜 2026년 2월 시행했다. 서울을 뺀 32개 의대가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를 뽑고, 첫해 선발 인원은 490명이다. 이들은 학비를 지원받고, 면허를 딴 뒤 지정 지역에서 10년 동안 일해야 한다.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의무복무 기관의 첫 목록은 2029년 12월까지 공표된다. 2027학년도 입학생이 6년 과정을 마치고 면허를 받는 시점은 빨라야 2033년이다.

이 제도는 지역 출신을 뽑는다는 점에서 노르웨이와 일본이 효과를 확인한 방향을 따른다. 그러나 제도의 무게는 10년의 의무와 면허 취소라는 제재에 실려 있다. 전문의 수련을 마치지 않은 의사가 지도해 줄 선배 없이 지역 병원에 배치되면 그 진료의 질을 보장할 장치가 없다. 의무가 끝난 뒤 무엇이 의사를 지역에 붙잡을지에 대해 정부는 아직 답하지 않았다.

한국은 노르웨이와 달리 의사 수 자체가 OECD에서 가장 적은 축이므로 먼저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반론이 있다. 이 반론은 옳다. 그러나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노르웨이는 의사를 OECD 평균보다 30% 가까이 더 두고도 북부를 채우지 못했다. 주민은 당장 진료할 의사를 원하지만, 지역의사제는 2033년에야 첫 의사를 내보낸다.

정부가 그 사이를 메우려고 내놓은 대책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다. 필수과목 전문의가 지역 병원에서 5년 이상 일하면 월 400만 원의 수당과 정주 지원을 준다. 2025년 강원, 경남, 전남, 제주에서 모집한 90명 가운데 59명은 이미 그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하던 의사였고 다른 지역에서 새로 온 의사는 31명이었다. 2026년 7월 기준 근무 중인 89명 가운데 산부인과 전문의는 2명이었다.

이 사업은 새 의사를 지역으로 데려오기보다 이미 있던 의사의 수당을 올리는 데 그쳤다. 남은 공백을 메울 대책으로는 턱없이 작다. 지역 병원의 응급실과 분만실은 그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사이 지역마다 의사가 몇 명 모자라고 그중 몇 명을 이 사업으로 채울지 정부는 밝히지 않았다.

의료계는 10년 의무복무가 수련과 진료의 질을 해친다며 반대해 왔다. 의무복무 의사가 진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위험은 지도와 수련 없이 의사를 배치하는 구조에 있다.

일본은 2018년 의료법을 고쳐 광역자치단체가 의사 편재 지표에 따라 의사확보계획을 세우게 했다. 한국 정부는 지역의사 정원을 9개 광역권과 44개 중진료권으로 나눠 배분한다.

정원을 나누는 일과 지역의 의료 수요를 계산하는 일은 다르다. 지역마다 어느 진료과 의사가 몇 명 필요한지, 10년 안에 몇 명이 은퇴하는지, 인구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부터 추계해야 한다. 노르웨이와 일본이 왜 의사를 붙잡지 못했는지도 제도를 넓히기 전에 분석해 정책에 넣어야 한다. 이 추계와 분석이 없으면 2033년 첫 지역의사가 갈 자리부터 틀린다.

보건복지부에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이 생긴 것은 2026년 7월 21일이다. 정부는 바로 다음 날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책을 집행할 조직이 생긴 다음 날 앞으로 몇 년을 좌우할 전략이 나왔다. 의대생은 먼저 뽑고, 그들이 일할 기관의 목록은 2029년으로 미뤘다. 이 순서가 지금 보건복지부의 역량을 보여 준다. 수십 년을 내다보는 의사 인력 계획은 보건의료만 전담하는 부처가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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