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신생아 비타민K 안 맞으면 출혈 위험 47%↑·뇌출혈은 2.4배
신생아에게 출생 직후 시행하는 비타민K 근육주사를 맞지 않은 경우 생후 6개월 이내 출혈 위험이 47% 높고, 뇌출혈 위험은 2.4배에 달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신생아 비타민K 접종을 거부하거나 받지 않는 비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실제 영아 출혈과 비타민K 결핍성 출혈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신생아 예방적 투여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및 필라델피아소아병원 연구진은 20172025년 미국 전역에서 출생한 신생아 524만 78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K 근육주사 시행 여부와 출혈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11월 5일 국제학술지 JAMA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 50개 주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을 통합한 에픽 코스모스(Epic Cosmos)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대상은 임신 3543주에 태어난 신생아로, 출생 직후 비타민K 근육주사를 맞았는지에 따라 생후 6개월까지의 출혈 발생률과 두개내 출혈, 출혈을 동반한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신생아 비타민K 미접종 비율은 2017년 3.1%에서 2025년 6.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연구 대상 524만여명 가운데 23만4825명(4.5%)이 출생 당시 비타민K를 투여받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타민K를 투여받지 않은 영아의 생후 6개월 이내 출혈 발생률은 출생아 1만명당 288.0명으로, 투여받은 영아의 185.9명보다 높았다. 출생아의 성별과 재태연령, 산모 연령, 인종, 출산력, 보험 유형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결과에서도 미투여군의 출혈 위험은 1.47배(95% CI 1.431.51) 높았다.
특히 두개내 출혈 위험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비타민K 미투여군의 두개내 출혈 발생률은 출생아 1만명당 33.0명으로, 투여군(13.2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관련 요인을 보정한 위험비는 2.43배(95% CI 2.262.62)였다.
출생 직후 입원 기간 중 출혈을 동반한 사망 위험도 미투여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출생아 1만명당 2.9명으로 투여군(1.1명)보다 많았으며, 보정 위험비는 2.69배(95% CI 2.093.47)였다. 다만 이는 전체 사망률이 아닌 출생 직후 입원 기간 중 출혈 진단이 동반된 사망을 비교한 결과다.
연구진은 비타민K 미투여와 출혈 위험의 연관성을 수치로 제시하기 위해 위해발생필요수(Number Needed to Harm)도 산출했다. 신생아 114명에게 비타민K를 투여하지 않을 경우, 투여했을 때와 비교해 추가로 1명에게 출혈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타민K 미투여군과 투여군 모두에서 출혈 발생은 연구 기간 동안 증가했다. 다만 연도별 출혈 증가 속도는 미투여군에서 더 빨랐다. 연구진이 산출한 연간 출혈 발생 증가율은 미투여군 8.7%, 투여군 5.6%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같은 날 JAMA Pediatrics에도 신생아 비타민K 결핍과 결핍성 출혈의 증가 추세를 분석한 별도 연구가 발표됐다.
버지니아커먼웰스대학교 연구진은 20172025년 에픽 코스모스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생후 6개월 이내 영아 1100만78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K 결핍 진단은 2017년 영아 10만명당 11.8명에서 2025년 37.3명으로 약 3.2배 증가했다. 비타민K 결핍성 출혈 역시 같은 기간 24.0명에서 107.4명으로 약 4.5배 늘었다.
비타민K 결핍성 출혈로 진단된 영아 5217명 가운데 123명(2.4%)에서는 두개내 또는 뇌실내 출혈이 확인됐다. 비타민K 결핍 진단을 받은 영아 2151명 중에서도 149명(6.9%)에게 두개내 출혈이 발생했다.
비타민K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응고인자 IIVIIIXX의 활성화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그러나 신생아는 태반을 통한 비타민K 전달량이 적고 장내 세균에 의한 합성도 충분하지 않다. 모유의 비타민K 함량 역시 낮아 출생 직후부터 결핍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비타민K 결핍성 출혈은 발생 시기에 따라 조기형, 고전형, 후기형으로 구분된다. 생후 24시간 이내 발생하는 조기형은 임신 중 산모가 항경련제나 항응고제, 항생제 등을 복용한 경우와 관련될 수 있다. 고전형은 생후 2일1주 사이 발생하며 멍이나 제대 출혈, 위장관 출혈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생후 1주부터 6개월 사이 발생하는 후기형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후기형 비타민K 결핍성 출혈 환자의 약 3060%에서 두개내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출혈은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과 발작,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1961년부터 모든 신생아에게 출생 직후 비타민K 근육주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해 왔다. JAMA Pediatrics 연구진은 근육주사 형태의 비타민K 예방 투여가 후기형 비타민K 결핍성 출혈을 약 98% 줄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들은 전자의무기록을 활용한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JAMA 연구는 에픽 시스템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의 자료에 한정돼 다른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에서 진료받은 영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비타민K를 투여받지 않은 영아에게 경구용 비타민K가 사용됐는지, 사용됐다면 어떤 용량과 제형이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출혈 발생의 증가가 비타민K 미투여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산모와 신생아의 동반질환이나 의료기관의 진단 및 기록 방식 변화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비타민K 미투여와 출혈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JAMA에 함께 실린 논평에서는 이번 연구가 부모와 의료진에게 비타민K 예방 투여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출혈이라는 드물지만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을 단순한 발생률이나 확률로 제시하는 것보다, 신생아 114명에게 비타민K를 투여하지 않으면 추가 출혈 사례 1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해발생필요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보호자의 의사결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논평 저자들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뿐 아니라 산부인과와 간호사, 공중보건 당국이 함께 신생아 비타민K 예방 투여의 중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근육주사를 거부하는 부모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경구용 비타민K를 차선책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구용 비타민K는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근육주사의 대안 또는 보완책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후기형 비타민K 결핍성 출혈 예방 효과는 근육주사보다 떨어질 수 있어, 근육주사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검증된 제형과 투여 일정을 갖춘 경구용 제제를 활용하는 위해 감소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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