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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들 "비급여 관리법안, 진료 자율성 말살 과잉 입법"

홍완기 기자2026.11.06 15:46
대한개원의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비급여 진료의 보고와 가격, 진료 방법 등을 국가가 통제하도록 한 비급여항목 관리에 관한 법률안에 강력히 반대하며 국회에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대개협은 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된 해당 법률안에 대해 환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급여 진료 전반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고 행정 부담과 처벌 위험을 일선 의료기관에 떠넘기는 과잉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비급여가 건강보험의 보장 공백을 메우고 환자 개개인의 필요에 맞는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진료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의료기술이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되기 전 효과와 효용을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비급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를 통제 대상으로만 접근하면 의료기술 발전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함께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의 구체적인 규제 내용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급여 청구 시 비급여 내역 제출(제6조),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및 자료 제출 명령(제9조), 진료기록부 작성 시 국가 고시 표준코드 사용(제11조), 항목별 적정 가격 범위와 산정 방법을 담은 가격관리 기준(제13조), 비급여 표준임상진료지침(제14조) 등이 대표적이다.

대개협은 국가가 비급여 가격을 정하고 진료 방법까지 지침으로 통제한다면 더 이상 비급여라고 볼 수 없다며, 사실상의 강제 급여화이자 가격 통제라고 비판했다.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진료 재량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통해 모든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진료를 의무화하면서도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문제는 장기간 외면해 온 정부가, 급여 진료의 보상 공백을 메워 온 비급여까지 통제하려는 것은 정책의 선후가 뒤바뀐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네 의원의 행정 부담 가중도 문제로 제기했다.

법안 제7조는 비급여 항목별 필요성과 비용, 부작용은 물론 유사한 급여 항목의 내용과 비용까지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진료 이후 보고 의무까지 부과된다.

대개협은 의사 한 명과 소수 직원이 진료와 행정을 함께 감당하는 개원가 현실에서 이 같은 규제는 환자를 진료할 시간을 줄이고 서류 작업에 매달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의료법에 따라 비급여 고지게시보고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정부가 올해 7월부터 도수치료 등을 관리급여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제도의 실효성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 규제를 중첩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이다.

실손보험과의 연계 조항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법안 제15조와 제16조는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의 실손보험 정책 연계 및 실손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비 실태조사를 규정하고 있다. 의료기관뿐 아니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문제 삼았다.

대개협은 국민의 민감한 진료 정보와 보험 정보를 국가가 한데 모아 관리하려는 발상이라며 국가가 민간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를 대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의료 정보가 민간 보험 영역으로 유출될 통로를 열어줄 위험이 있는 만큼 공적 의료보장 정책이 민간 보험사의 영리적 이해관계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처벌 규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법안 제18조는 설명동의 누락과 보고 누락, 자료 미제출 등에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진료 현장에서 단순한 서류 누락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면 의사가 환자의 생명과 건강보다 행정 절차를 우선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우려하면서 이는 소신 진료를 위축시키고 방어 진료를 확산시켜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대개협은 환자의 권익 보호라는 허울 아래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말살하고, 일선 의료기관을 과도한 행정 규제와 처벌로 옥죄는 법안이라며 나아가 공적 의료체계를 민간 보험사에 종속시켜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겨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국회에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의료계의 우려를 외면하고 입법을 강행할 경우 전국 개원의들의 총력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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