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세브란스병원 교수 피습 사건 두고 "환자 입원 문턱 낮춰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최근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의료현장 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문턱을 낮추고 입원실 수가를 현실화하는 한편, 퇴원 환자에 대한 지역사회 관리와 외래치료명령제의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에 대한 폭력과 진료 방해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5일 성명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공격받을 위험성을 과도하게 우려해야 한다면 소극적 진료와 방어진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환자의 예후와 안전에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2018년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의료현장 안전을 위한 제도적 조치가 마련됐지만, 실제 현장의 폭력과 위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비상벨 의무 설치와 대피로 확보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특히 1차 의료기관에 부담을 지운 것에 비해 실질적인 안전 확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보호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위협하고 추격하는 사건을 비롯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각종 협박과 폭언, 폭행이 진료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이 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국민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신질환을 이유로 폭력 행위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폭력적인 환자 역시 인권적으로 치료받을 권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이기 때문에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해한다면, 성실히 치료받으며 의료진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대다수 환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진료 과정에서 마음의 짐을 지거나 안전을 위협받지 않도록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의사회는 2016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 대한 대규모 기소를 시작으로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비현실적인 병실 환경 규제, 의료진을 인권 탄압자로 규정하는 듯한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등이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선하고 입원실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은 환자를 영구적으로 사회와 격리하는 수단이 아니라 급성기 환자의 회복을 돕는 가장 신속한 치료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입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법행정입원 절차마저 충분히 보완되지 않는다면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 문제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퇴원 이후 지역사회 관리체계 강화도 주문했다.
특히 병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치료 필요성에 대한 판단을 개인의 자기결정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외래치료명령제의 개선과 실효성 강화를 제안했다.
의사회는 해외 사례를 들어 외래치료 개입 기준이 이미 발생한 폭력이나 당장의 자타해 위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률상 중증환자의 경우 치료 불이행에 따른 불안정성과 기능 악화 우려를 조기 개입의 근거로 삼고 있으며, 의료기관에 집행 책임을 맡기는 대신 법적 강제성과 지역사회 기관의 협력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외래치료의 집행력을 강화하되,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사법적 구제 절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진에 대한 폭력과 진료 방해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도 촉구했다.
의사회는 의료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방해나 의료진에 대한 협박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히 심신미약의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처벌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스기사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이 운전자 개인뿐 아니라 승객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의료진에 대한 폭력 역시 의료진 개인의 피해를 넘어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의료진의 안전이 곧 환자의 안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향후 관련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요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과 정신보건 종사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자와 국민의 안전,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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