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대전협, 세브란스 피습사건에 "보안·비상 대응체계 전면 점검해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의료기관의 보안 및 비상 대응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의료인 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진이 안전하지 않은 병원에서 환자도 안전할 수 없다며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과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흉기에 피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전협은 피해 교수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큰 충격을 받았을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을 특정 병원에서 발생한 개별 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응급실뿐 아니라 병동과 외래에서도 폭언과 폭행,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관 보안 조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됐음에도 의료인 폭력이 반복되는 현실은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의료기관에 현행 보안 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단순히 보안시설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위급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즉각적인 대피와 지원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폭력 피해 의료인에 대한 사후 지원체계 마련도 주문했다. 피해자가 치료와 회복은 물론 법적 대응 과정에서도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의료기관과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특히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의료현장 폭력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전공의들은 환자와 보호자를 가장 먼저 대면하고, 야간과 주말에는 소수 인력으로 진료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교육자라는 신분 때문에 피해를 입고도 수련상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피해 이후에도 별도의 업무 조정이나 보호 조치 없이 기존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전공의가 주저 없이 보호를 요청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병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인 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도 촉구했다. 대전협은 응급실 폭력의 경우 최근 법 개정으로 처벌 대상 장소가 확대되고 별도의 양형기준안도 마련됐지만, 외래와 병동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기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판결에서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가 처벌 강화의 범위를 진료가 이뤄지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하고, 수사기관과 법원도 의료인 폭력이 다른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고려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전협은 대다수의 환자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며 진료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치료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처벌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폭력이라는 행위여야 한다며 의료진을 보호하는 일과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이 의료기관의 진료 환경 전반을 되돌아보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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