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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후 '합병증' 주의보…억대 배상 판결 잇따라

송성철 기자2026.10.28 15:28
척추 수술 후 혈종·감염·마미증후군 등 합병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법원이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억대 손해배상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척추 수술 후 혈종감염마미증후군 등 합병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법원이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억대 손해배상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척추 수술 후 혈종감염마미증후군 등 합병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법원이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억대 손해배상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법원은 주의의무를 판단하는 잣대로 수술 과정의 과실뿐 아니라 수술 전 조치와 수술 후 신경학적 이상에 대한 관찰, 혈종 및 감염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와 치료 지연 여부 등도 따지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척추 수술 후 마미증후군이 발생한 민사 손해배상 사건에서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환자는 2018년 5월 요추 제23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양방향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양하지 저림우측 하지 마비엉치 통증배변장애 등을 호소했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같은 해 6월 척추체간 유합술과 고정술을 받았다. 2차 수술 이후에도 하지 마비와 배변장애 등이 지속됐다. 이에 1심인 의정부지방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해 1억 2277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은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수술 직후 영상의학 MRI 판독지에 수술 부위 혈성 액체 저류 및 심각한 중앙부 압박 소견이 있었음에도, 수술기록지와 간호기록지에는 수술이 잘 되었고 특이소견이 없다고 기재돼 있고, 병동진료기록지에도 혈종이 없다고 기록했다면서 판독지와 기록지 간의 불일치를 짚었다. 아울러 불가피한 합병증이 아닌 혈종 제거 등 재수술 조치를 적시에 시행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의료진의 대처 미흡에 따른 과실 에 무게를 실었다.

대법원은 수술 외에 증상의 원인으로 볼 객관적인 요인을 찾기 어렵고, 혈종과 신경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재수술 등 필요한 조치가 적시에 이뤄졌다고 볼 사정도 부족하다면서 원심을 파기환송, 다시 심리할 것을 주문했다.

척추 수술 후 혈종과 감염에 대한 진단과 치료 지연을 들어 의료진의 주의의무를 인정한 하급심 판결도 줄을 잇고 있다.올해 9월까지 본지가 파악한 10건의 척추 수술 관련 민사 손해배상 소송 모두 의료진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H병원에서 요추 제2번 및 제3번 부분 후궁절제술과 미세추간판 절제술을 받은 뒤 양하지 근력이 회복되지 않아 보행이 불가능하고, 대소변 기능 장애가 발생한 사건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 4억 7916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울산지법은 환자가 내원 당일 발가락 운동감각 저하 및 배뇨 불능 등 마미증후군 증상을 보였음에도 급성 횡단성 척수염으로 진단했고, 흉추 MRI만 찍고 요추 MRI를 누락했으며, 주말 동안 방치하다 48시간을 넘겨 상급종합병원 전원을 지연해 마미증후군을 수술하지 못해 신경학적 결손이라는 후유장애가 발생한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환자가 내원했을 당시 발열이 있어 횡단성 척수염을 의심한 점, 2448시간 내에 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마비 증세가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점, 당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의료현장의 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서울북부지법도 최근 척추 수술 후 마미증후군에 따른 양하지 근약증배뇨 곤란보행 장애 등 영구적인 후유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1억 361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1차 수술 전 혈종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일정 기간 항혈소판제 복용 중단 조치를 하지 않은 점, 원고가 MRI 검사 권유를 거부했더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설득해 수술 부위 감염 여부와 정도를 확인하지 않아 신경손상이 발생한 점 등을 들며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고가 고혈압위종양 수술전신 신경섬유종의 기왕력이 있었던 점, 1차 수술 시행 전 요통양하지 무딘감양하지 저린감보행 어려움양하지 방사통우측 하지 위약감 등의 증상이 있었던 점, 수술과정상 감염관리를 해태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원고의 낙상이 케이지 침강 및 신경압박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MRI 검사를 받고 수술 부위 감염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가 적시에 이루어졌다면 현재와 같은 정도의 장애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항혈소판제 복용 이력으로 인해 심부감염의 치료가 늦어져 추체 결손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들어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40%로 제한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도 최근 척추 수술 후 경막외 혈종으로 신경 압박이 발생한 사건에서 1억 160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술 후 근력 저하와 배뇨장애 등 신경 손상을 의심할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주기적인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고, 혈종에 의한 신경 압박 부위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축상 영상검사가 필요했음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면서 우하지 발목 이하 부위 족하수 마비 등 증상은 수술과정에서 신경을 손상시키거나 적시에 혈종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한 피고의 과실로 인한 것으로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는 최근 요추 디스크 치료를 위해 경막외 신경성형술을 받은 뒤 거대 디스크 탈출 및 마미증후군으로 신경인성 방광과 영구 배변 장애 등 후유장해를 입은 사건에서 2억 5954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시술 당일 저녁부터 엉덩이와 회음부 감각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이튿날부터 요의변의 소실 등 심각한 신경 이상 증세가 이어졌음에도 열흘간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MRI나 CT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채 단순 경과 관찰만 이어갔다면서 의료진이 이를 소홀히 해 조기 검사와 치료 기회를 놓쳤고, 이로 인해 환자의 신경학적 장애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시술 전 작성한 수술 동의서에는 감염효과 70% 등 단편적인 내용만 기재돼 있었을 뿐, 신경 손상이나 마미증후군과 같은 치명적 합병증에 대한 설명은 없다면서 의사의 설명의무는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되지 않으며, 후유증이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때에는 설명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환자의 기왕증과 체질적 소인, 질환 자체의 특성상 조기 수술을 시행했더라도 후유장해가 남을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척추 수술 후 혈종감염마미증후군 등 합병증이 발생한 사건에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억대 손해배상 판결이 잇따르자 수술과 합병증 사이의 인과관계, 합병증 발생 자체의 과실, 합병증 발생 이후 대처 과정의 과실을 명확히 구분해 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악결과를 인지한 상태에서 진료 과정을 평가하는 사후 확증 편향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신경외과정형외과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정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료기록과 영상 판독이 불일치하거나 상반된 감정의견이 나올 수 있는만큼 독립적인 재감정 절차를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중소병원급에서는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 MRI 촬영이나 긴급 재수술이 어려운 만큼 골타임(2448시간) 내에 합병증 발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응급 척추수술 협력망과 표준 전원 이송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특히 전문학회를 중심으로 표준 임상 대응 프로토콜을 정비, 수술 전 항혈전제 조절 기준수술 후 근력 저하 및 배뇨장애 등 신경학적 위험 신호 발생 시 즉각적인 MRI 시행 등 감별진단 지침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대학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척추 수술 전후 신경 감시 결과, 신경학적 상태 비교, 전문의 영상 판독 등을 통해 의료진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음을 증명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의무기록을 작성해야 한다며 꼼꼼한 의무기록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는 적절한 진료에도 발생한 불가피한 합병증에 대해서는 무과실 피해구제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 지원과 배상보험을 연계한 사회적 위험 분담 체계를 마련해 환자의 피해 회복을 지원하고, 의료진이 중증 환자에 대한 고위험 수술을 회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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