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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수가 2.7조원 올리고 2.6조원 깎고…바의연 "지역의원 손실부터 따져야"

홍완기 기자2026.11.02 15:04
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정부가 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해 연간 2조 7000억원을 투입하는 대신 검체검사와 CTMRI 수가 조정 등으로 2조 6000억원을 절감하기로 한 가운데, 의료계에서 재원 마련 방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필수의료 보상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의 주요 수익 기반인 검사 수가를 대폭 삭감하면 오히려 지역의료 인프라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일 입장문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이행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책 재설계를 촉구했다.

연구소는 저평가된 진찰입원수술마취와 분만소아 진료의 보상을 높여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필수적인 진단행위의 대규모 수가 삭감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검사와 치료는 환자 진료를 구성하는 연속된 과정인 만큼 검사 수익을 통해 다른 진료 영역의 손실을 보전해 온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의 경영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선 연구소는 정부가 제시한 2조 7000억원의 투자 규모가 실제 추가 재정 투입을 의미하는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시행시기가 확정된 연간 2조 7000억원은 지난 6월 발표한 연간 3조 6000억원 투자계획의 일부다. 나머지 9000억원은 연내 추가 심의를 거쳐 시행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반면 검체검사와 영상검사 수가 조정, 위탁관리료 폐지 등을 통한 연간 2조 6000억원 절감은 2027년 1월부터 시행된다.

연구소는 정부가 제시한 투자와 절감 규모를 단순 비교하면 차액은 약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순증 재정 규모를 파악하려면 항목별 시행 시기와 진료량, 조건부 보상 지급 실적, 환산지수 연계 재정의 포함 여부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가 인하와 보상 강화의 시행 시기가 다른 점도 문제로 꼽았다. 검사 수가 조정과 위탁관리료 폐지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지만 일반 수술처치 지역 가산과 인구감소지역 진찰입원 가산은 3월부터 적용된다. 의원과 일부 종합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구체적인 방안조차 추가 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연구소는 손실이 먼저 발생하고 보상이 뒤따르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공백을 의료기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원급 초진진찰료 인상만으로 검사 수가 인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에도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의원 초진진찰료가 올해 1만 8840원에서 내년 2만 1210원으로 2370원 인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연구소는 초진진찰료가 약 12.6% 인상된다고 해서 의원 전체 수입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재진 중심의 만성질환 진료기관과 검사 의존도가 높은 의료기관은 진료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초재진 비율과 검사 위탁 비중, 진료과, 소재지 등에 따라 수가 인상과 삭감이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 청구자료를 활용해 진료과와 지역, 의료기관별 실제 손익을 분석하고 손실이 집중되는 기관에 대한 별도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사 수가 인하의 근거가 되는 원가 분석 자료의 투명성도 문제 삼았다.

정부는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넘는 검사를 조정하겠다며 검체검사 702개 항목과 CTMRI 480개 항목의 수가 인하를 제시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원가조사 표본의 대표성과 공통비 배분 방식, 장비 가동률, 지역별 검사량 및 인건비 차이 등을 재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비용 대비 수익 비율을 의료기관의 실제 순이익률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사량이 많은 대형병원과 소량의 검사를 수행하거나 외부에 의뢰하는 지역의료기관은 비용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으로 수가 인하의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진료 영역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검사 수익으로 보전해 온 의료기관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체검사 위탁관리료 폐지에 따른 대체 보상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위탁관리료를 폐지하는 대신 요건을 갖춘 의원이 검사결과 분석관리를 제공하면 환자당 연간 4회까지 회당 1400원의 임상결과 분석관리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환자 1명당 연간 최대 보상액은 5600원이다.

연구소는 검체 채취 전 환자 확인부터 보관인계, 부적합 검체 대응, 결과 확인, 이상소견 설명과 후속 진료까지 이어지는 업무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 5600원의 보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질 관리 의무는 지속되는데 조건부 보상은 2년간만 시행하도록 설계한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환자당 평균 검사 처방량의 적정성을 평가해 기관 보상과 연계하는 방식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의 중증도와 복합질환, 진료과 특성을 충분히 보정하지 않으면 필요한 검사를 많이 시행하는 기관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과소 진료를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역의료 지원책 역시 진료 건수에 비례하는 가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수술처치에 10%를 가산하고, 인구감소지역 86개 시군구의 진찰입원에는 5%를 가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역 의료기관은 환자 수가 적을수록 진료 건수에 연동된 가산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인력과 시설 등 필수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증 수술시술 1670개 항목의 20% 인상과 주요 마취 보상, 일반 수술처치 지역 가산 등이 종합병원 이상을 중심으로 설계된 점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의료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지원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호인력 보상 강화 역시 지역별 인력 확보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 인력난을 해소할 별도 지원 없이 간호등급 기준만 높이면 실제 보상이 기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정책 시행 후 분기별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정부 방침만으로는 의료기관의 손실과 지역의료 기반 붕괴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사 축소와 의료기관 폐업 등으로 인프라가 무너진 뒤에는 이를 복구하는 데 더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검사 원가와 수익 분석 방법론 및 종별지역별 결과 공개와 독립적인 전문가 검증을 요구했다. 아울러 2조 7000억원과 3조 6000억원, 2조 6000억원의 산출 내역을 항목별로 공개하고, 검사 수가 인하와 위탁관리료 폐지의 내년 1월 일괄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실이 집중되는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에 대해서는 기존 수가계약 인상분과 구분되는 별도 재정으로 보전책을 마련하고, 연간 인하 한도와 단계적 시행, 의료 접근성 악화 시 조정 중단 및 재산정 기준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초진뿐 아니라 재진과 복합질환 진료의 기본보상을 정상화하고, 검체 위수탁기관의 실제 업무 비용을 수가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지역 지원도 의료기관 종별이 아닌 수행 기능과 의료 접근성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진료량에 비례하는 가산 외에 필수인력과 시설, 대기체계 유지 비용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소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은 얼마를 아낄 수 있는지가 아니라 정책 추진 이후에도 환자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진료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고 지역의료 유지 비용을 제대로 보상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할 것을 촉구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단일 수가표를 통해 인상과 삭감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개편과 선택계약 도입, 보험자와 공급자 간 계약 자율성 확대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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