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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의사회 "초진 비대면진료 개정안, 전면 재검토"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가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환자 안전장치 없는 초진 비대면진료 확대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의료 접근성과 편의성 확대라는 정책적 성과에 치중해 초진 비대면진료의 허용 범위와 처방 예외를 확대했다며 의료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환자 안전을 뒷전으로 미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체 진찰 없는 초진, 중증질환 놓칠 수 있어
의사회는 먼저 초진 비대면진료의 무분별한 확대를 중단하고 대면진료 원칙과 재진 중심의 운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일차의료 현장에서 흔한 두통, 어지럼, 복통, 흉통, 피로 등의 증상이 경증질환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뿐 아니라 촉진, 청진, 신경학적 진찰 등 직접적인 신체진찰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고령자와 복합질환자는 중증질환이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비대면진료만으로는 정확한 평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초진 비대면진료는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질환별 위험도와 환자의 임상 상태에 따른 명확한 제한 기준과 대면진료 전환 의무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방 이력이 현재 상태를 보증하지 않는다
개정안이 기존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는 경우 등에 초진 비대면진료에서도 최대 30일 처방을 허용한 데 대해서도 철회를 요구했다.
의사회는 만성질환관리는 단순히 약을 처방하는 행위가 아니라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치료방침을 조정하는 일련의 의료행위라며 과거의 처방 이력이 현재의 환자 상태를 보증하지 않으며, 처방의 연속성이 곧 진료의 연속성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은 기존 약제의 반복 처방만으로 적절히 관리될 수 없으며,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객관적인 건강정보 확인과 실질적인 양방향 소통을 전제로 한 만성질환 처방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야간휴일 예외는 사실상 전담기관 허용
야간휴일 비대면진료를 진료 건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규정도 문제 삼았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전담기관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과 의사 1인당 진료 건수에 상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의사회는 야간휴일 진료를 산정에서 빼면 해당 시간대에 비대면진료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사실상의 전담기관 운영을 허용하게 된다며 정책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야간휴일은 환자 상태가 악화돼도 평소 다니던 의료기관에서 신속한 대면진료를 받기 어려운 시간대라며, 이 시기에 관리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환자 안전보다 비대면진료의 양적 확대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야간휴일을 포함한 전체 비대면진료 건수를 일관되게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플랫폼 중심 확대 시 중복 처방약물 상호작용 우려
아울러 의사회는 비대면진료를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일차의료체계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진료가 일회성 처방이나 플랫폼 중심 의료 이용으로 확대되면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며 약을 처방받게 되고, 의료기관은 환자의 전체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이로 인해 진료정보 분절, 중복 처방, 약물 상호작용, 치료 연속성 저하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정부가 진정으로 일차의료를 강화하려 한다면 비대면진료를 별도의 처방시장으로 확대할 것이 아니라 기존 대면진료와 지속적인 환자 관리체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제도 설계 과정에 의사들의 전문적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의사회는 환자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비대면진료 확대는 의료혁신이 아니라 의료의 질을 후퇴시키는 정책이라며 정부는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실질적인 안전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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