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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예방약, 임신 초기 자연유산 위험 42% 높여

홍완기 기자2026.10.20 16:20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편두통 예방에 사용하는 항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anti-CGRP) 단클론항체가 임신 초기 자연유산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기존 편두통 예방약인 프로프라놀롤에서는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미국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항-CGRP 단클론항체에 노출된 임신은 비노출 기간과 비교해 자연유산 위험이 42% 높았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약물 자체가 유산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편두통 중증도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레아 플랫먼 박사와 리지안 레알 박사, 애닉 베라르 박사 등 연구진은 2018~2021년 미국 임신모자 코호트(AM-PREGNANT)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JAMA Neurology에 10월 1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임신 전 편두통이 있었던 여성 7119명의 단태임신 7579건을 대상으로 임신 20주까지의 자연유산 발생과 편두통 예방약 노출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1.6세였다.

분석 결과, 항-CGRP 단클론항체 노출은 자연유산 위험 증가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비노출 기간과 비교한 보정 위험비(aHR)는 1.42(95% 신뢰구간 1.12~1.80)였다. 이는 다른 측정된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자연유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항-CGRP 단클론항체 노출 기간에 발생한 자연유산은 100건으로, 해당 노출 기간에 해당하는 임신의 28.6%였다. 다만 이 비율은 전체 임신의 누적 유산율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약물 노출 여부가 임신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연구진이 위험비를 별도로 산출했기 때문이다.

반면 프로프라놀롤은 자연유산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보정 위험비는 1.02(95% 신뢰구간 0.71~1.47)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프로프라놀롤 노출 기간에는 자연유산 37건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잔여 교란 가능성을 고려한 추가 분석에서도 항-CGRP 단클론항체와 자연유산의 연관성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서 위험비는 1.33으로 낮아졌지만, 연관성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항-CGRP 단클론항체는 편두통 발생에 관여하는 CGRP 경로를 차단해 발작을 예방하는 약물이다. 에레누맙(제품명 아임빅), 프레마네주맙(아조비), 갈카네주맙(엠갈리티), 엡티네주맙(바이엡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문제는 CGRP가 편두통뿐 아니라 혈관 조절과 태반 발달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CGRP의 생리적 기능을 고려할 때 임신 중 항-CGRP 단클론항체 사용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있으며, 약물의 긴 반감기를 감안해 임신을 계획하기 전 투약 중단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약물 노출과 자연유산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약물별 위험 차이나 임신 중 노출 시점에 따른 영향을 확정한 연구는 아니다.

항-CGRP 단클론항체 사용군은 의료 이용이 더 많았고 우울증과 병용약물 사용 빈도도 높았다. 편두통이 더 심하거나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해당 약물이 처방되는 경향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상업보험에 가입한 미국 인구의 청구자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보험이 없거나 공공보험에 가입한 여성에게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신 계획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점과 처방청구 기록만으로 실제 복용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의료 청구자료에 기록되지 않은 매우 초기의 임신 손실 역시 분석에서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가임기 편두통 환자에게 항-CGRP 단클론항체의 임신 관련 안전성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치료 선택 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안전성과 태아 및 출생 후 장기 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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