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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원칙 허문 비대면진료 시행규칙 개정안, 전면 재검토해야"

이정환 기자2026.10.19 16:17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법률이 정한 원칙을 하위법령에서 정면으로 뒤집었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개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회원들과 함께 비대면진료 참여 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비대면진료 시행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한 의료법 시행규칙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는 일반 비대면진료와 초진 비대면진료의 대상환자 및 실시기준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협은 19일 성명을 내고 대면진료 원칙, 재진환자 중심, 의원급 중심, 비대면진료 전담기관 금지의 4대 원칙은 정부가 의료계와 약속하고 개정 의료법이 제도의 골격으로 삼은 것이라며 시행규칙 개정안은 법률이 예외로 둔 초진, 병원급, 지역 밖 진료를 크게 넓혀 원칙과 예외를 뒤바꿔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률이 정한 예외를 하위법령으로 넓히는 것은 법률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15년 만에 이룬 합의의 원칙을 정부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초진 지역 범위 시도 전체로지역 제한 취지 사라져
의협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초진 비대면진료의 지역 범위다. 개정안은 초진 비대면진료를 환자 주소지와 같은 시도 전체로 허용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전역이 각각 하나의 동일 지역이 된다.

의협은 이상소견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의 대면진료로 곧바로 이어지게 하려는 지역 제한의 취지가 사라진다며 동일 지역을 시군구 단위로 좁히고, 지역 밖 예외는 희귀질환자교정시설 수용자처럼 필요성이 분명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진 30일 처방 허용에 7일 원칙 무력화
초진 처방 제한 완화도 도마에 올랐다. 개정안은 초진 처방을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묶되, 해당 질환의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사가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1회에 한해 30일까지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의협은 경과 확인 없이 한 달 치 약을 내주는 것은 7일 원칙을 무력화하고, 비대면 초진을 장기 처방과 향후 허용 확대의 통로로 만드는 일이라며 해당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예외가 불가피하다면 14일 이내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급 대상 확대야간 휴일 산정 제외도 문제
의협은 의원급 중심, 전담기관 금지 원칙도 흔들렸다고 봤다. 법률은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교정시설 수용자, 수술 후 경과 관찰 환자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병원급 비대면진료를 허용했지만, 개정안은 지역 밖 예외 14개 유형 전체와 시술 후 환자, 항암장기이식 환자, 13세 미만 야간휴일 경증 진료, 임상시험 참여자까지 대상을 넓혔다는 것이다.

또 개정안은 비대면진료 비율 30%, 의사 1인당 월평균 500건의 상한을 두면서도 평일 20시 이후, 토요일 18시 이후, 휴일 진료는 산정에서 제외했다. 의협은 이 경우 야간휴일 비대면진료 전담 운영을 막을 수 없다며, 병원급 허용은 법률이 예시한 환자로 한정하고 비율건수 산정에 야간휴일 진료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행 두 달 앞두고 원칙 뒤집어정책 신뢰 깨는 일
의협은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범위에서만 허용될 때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편의와 산업 논리로 한 번 풀린 안전장치는 되돌리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시행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정부가 의료계와 약속한 기본 원칙을 스스로 뒤집는 것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깨는 일이라며 개정안을 이대로 확정한다면 문제점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회원과 함께 비대면진료 참여 여부까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중 의료계 의견을 받아들여 개정안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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