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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 비대면진료 기준 발표에 의료계 "안전 위협"·플랫폼 "규제 과도"

홍완기 기자2026.10.19 14:49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초진 비대면진료의 허용 범위와 처방일수,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등을 구체화한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의료계가 환자 안전과 대면진료 원칙 훼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초진 환자에게 예외적으로 최대 30일분의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반면 원격의료 플랫폼 업계는 처방일수 제한이 환자의 의료 접근성과 치료 지속성을 저해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비대면진료 시행에 관한 세부사항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일반 비대면진료를 해당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동일한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허용하고, 초진 비대면진료는 환자의 주소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같은 시도에 있는 경우 가능하도록 했다. 희귀질환자와 제1형 당뇨병 환자, 등록장애인 등은 지역 제한의 예외를 적용받는다.

초진 비대면진료 처방은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하되, 해당 질환의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한 차례에 한해 30일 이내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기관의 반기별 전체 진료 건수 중 비대면진료 비율은 30% 이내로 제한하고, 의료인별 월평균 비대면진료 건수에도 상한을 두도록 했다.

대개협 초진 30일 처방, 환자 안전 위협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9일 입장문에서 이번 개정안이 정부가 제시해 온 비대면진료 4대 원칙인 대면진료 원칙, 재진 중심, 의원급 중심, 비대면진료 전담기관 금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환자를 위한 예외 규정과 전담기관 방지 장치를 마련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초진 비대면진료 허용과 장기 처방 예외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개협은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 화면만으로 진단하고 처방하는 과정에서는 신체검사와 촉진청진, 신경학적 검사 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두통이나 소화불량, 어지럼증처럼 흔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중증 질환을 놓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오진에 따른 치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진 환자에게 예외적으로 30일 이내 처방을 허용한 규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개협은 정부의 시범사업 분석에서도 초진 처방의 73.0%가 7일 이내였다며, 초진 환자에게 한 달 치 약을 처방하도록 예외를 둘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간 처방이 이뤄지면 약물 부작용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거나 오진에 따른 치료가 지연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개협은 해당 예외 규정이 환자 안전보다 플랫폼 업계의 요구를 앞세운 결과라고 비판하고, 전 회원에게 초진 비대면진료에서 30일 처방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처방 제한 의약품의 범위와 관련해서도 의료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약류와 향정신성의약품, 비만치료제뿐 아니라 수면제와 진통제,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 오남용이나 부작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개협은 비대면진료의 허용 범위는 정부가 정하면서 의학적 판단에 따른 책임과 민원은 의료계가 떠안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의 광고와 환자 유인, 의료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개협은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대면진료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입법예고 기간 의료계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산협 30일 처방 예외 1회 제한, 실효성 의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역시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처방일수 제한이 환자의 의료 접근성과 치료 지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진 비대면진료를 받기 위해 지역 제한과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제한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처방까지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묶으면 환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산협은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사가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30일 처방을 한 차례만 허용하는 것은 만성질환자 등의 지속적인 약물 치료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30일 처방 예외를 이미 적용받았는지 의료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다른 의료기관에서 예외 처방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면 의료인이 규정 위반을 우려해 처방을 꺼릴 수 있고, 결국 예외 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원산협은 자체 조사에서 만성관리질환 비대면진료 이용자의 58.0%가 30일을 초과하는 처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이용하던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에 참여하지 않아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환자는 처방일수 제한으로 반복 진료를 받아야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시간과 진료비 부담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부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인이 환자의 진료처방 이력을 확인하고 의학적 판단을 거쳤다면 30일 처방을 한 차례로 제한할 이유가 무엇인지도 따져 물었다.동일한 수준의 확인과 전문적 판단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비대면진료라는 이유만으로 처방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국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의견 제출 기한은 11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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