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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심장질환 수술 후 사망… 6억원대 소송 결과는?

송성철 기자2026.10.16 09:52
법원은
법원은 의료행위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면서 의료진의 수술 선택경과 관찰사후 조치 모두 임상의학 수준에 부합했다고 판단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중증 심장질환(중증 승모판 역류증) 수술 후 다발성 뇌경색과 폐렴으로 숨진 환자의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6억원대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됐다. 법원은 의료행위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면서 의료진의 수술 선택경과 관찰사후 조치 모두 임상의학 수준에 부합했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1부는 최근 A씨의 부모가 B병원을 운영하는 C의료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호흡곤란과 빠르게 호흡할 때 눈앞이 어두워지는 증상 등을 호소해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2021년 12월 1일 심장초음파검사에서 중증 승모판 역류증(Mitral Regurgitation severe) 진단을 받았다. 중증 승모판 역류증은 심장의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승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좌심실이 수축할 때 혈액 일부가 좌심방으로 거꾸로 흐르는 심장판막 질환이다. 좌심방으로 피가 역류하면 좌심방 내 압력이 상승하고 혈액이 폐혈관으로 정체되어 폐울혈폐부종이 발생합니다. 동시에 혈류량을 메우기 위해 좌심실이 무리하게 팽창하면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등의 부정맥이 호발하고, 심장 펌프 기능이 망가지는 울혈성 심부전으로 이어진다. 판막 수술을 받지 않으면 4년 생존율이 약 57%(4년 내 사망률 약 43%)로 떨어진다.

A씨는 2022년 1월 4일 입원해 수술 전 검사를 받은 뒤 1월 6일 오후 3시 30부터 8시 15분경까지 약 4시간 45분 동안 우측 흉골절개(Rt thoracotomy), 캐뉼라 삽입, 심폐체외순환(Cardiopulmonary Bypass) 시작(오후 4시 2분경), 대동맥 혈관 교차 검자(Aorta Cross Clamp) 후 심정지액 주입(오후 4시 27분경), 좌심방절개(LAtomy), 승모판 성형(MV repair) 및 좌심방 봉합, 우심방 절개(RAtomy), 난원공개존증 폐쇄(PFO primary closure) 및 우심방 봉합, 대동맥 혈관 교차 검자 제거(오후 6시 35분경), 심폐체외순환 중단(오후 6시 55분경), 흉골 봉합(sternal wiring)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수술 중에는 뇌신경학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동공 사정을 실시하고, 마취심도장치(Bispectral Index System) 지수와 뇌산소포화도(rSO2)를 모니터링했다.

그러나 수술 종료 후 지연 각성을 보였고, 역전제를 투여했으나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의료진은 수술 당일 밤 뇌 컴퓨터단층촬영(CT)과 확산강조영상(DWI) 검사를 긴급 시행, 양쪽 대뇌 전반에 걸친 급성 다발성 뇌경색을 확인했다. 덱사메타손과 만니톨 등 뇌부종 억제 치료 등을 진행했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2월 4일 실시한 검사에서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 질환인 한랭응집소병(Cold Agglutinin Disease)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뇌사 의심 소견 하에 보존적 치료를 받던 중 2022년 5월 15일 뇌사 및 폐렴으로 끝내 숨졌다.

유족은 의료진이 수술을 무리하게 결정했고, 수술 중 대량출혈에 대한 처치와 뇌경색 진단치료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술 중 뇌산소포화도와 마취심도 지수(BIS)가 크게 낮아졌는데도 뇌손상을 알아차리지 못했으며, 수술 후 영상검사와 뇌압 조절혈전용해술 및 혈전제거술감압술 등 필요한 조치를 제때 시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랭응집소병에 대한 수술 전 검사와 처치가 없었고, 뇌경색 및 사망 위험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도 제기했다.

먼저 무리하게 수술을 결정했다는 유족 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은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4년 생존율이 57%에 불과하고, 실신이나 부정맥심근수축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약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술을 선택한 것은 정당한 적응증에 해당하며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선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술 중 과다출혈 주장에 대해서도 수술 중 채취한 혈액의 헤모글로빈 수치 저하(10.1g/dL)는 인공심폐기 가동 과정에서 주입된 헤파린과 생리식염수에 따른 혈액 희석 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 실제 수술 종료 직전 헤모글로빈 수치는 15.5g/dL로 정상 범위였고, 마취기록지상 수혈량은 130㎖에 불과해 2,900㎖가 넘는 대량 출혈이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수술 중 마취심도(BIS) 급락과 뇌산소포화도 변화에 관한 뇌경색 진단을 지연했다는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BIS 지수는 마취 깊이나 환자의 의식 수준을 모니터링하는 보조 지표일 뿐 뇌경색을 진단하는 특이적 검사도구가 아니다라며 저체온 유도(32.7℃)와 마취 약물 용량에 따라 BIS 수치는 0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감정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뇌산소포화도 또한 일시적인 변동을 제외하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지속적 저관류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봤다.

수술 후 처치 과정에서도 재판부는 수술 후 지연 각성은 심장 수술에서 드물지 않으며, 환자에게 구체적인 신경학적 이상 반응이 확인되자마자 1020여 분 만에 뇌 CT와 MRI 촬영을 결정시행한 조치는 통상적인 대응보다 오히려 신속했다고 판시했다. 또한 심장 대수술 직후 항응고제를 투여한 환자에게 정맥내 혈전용해술은 중대한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의학적 금기였고, 주간 뇌혈관 폐색이 없어 동맥내혈전제거술 적응증도 아니었다면서 덱사메타손과 만니톨 투여 등 보존적 치료가 부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 역시 기각했다.

재판부는 망인이 서명한 수술동의서에는 인공심폐기 사용과 저체온 유도에 따라 뇌경색의식장애반신마비혼수상태 등의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면서 수개월 전부터 외래 진료와 입원 초진 과정에서 수술의 필요성과 예후가 여러 차례 설명된 점을 고려할 때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사의 진료채무를 수단채무로 규정한 대법원 판례(2008년 3월 27일 선고 2007다76290 판결, 2015년 10월 15일 선고 2015다21295 판결)을 인용,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치유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 즉 수단채무라면서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바로 진료채무의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의료행위의 결과 후유장해나 악결과가 발생하였더라도, 그것이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합병증의 범위에 속한다면, 그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 서울고등법원(인천)에 항소장을 제출, 2심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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