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지자체 소멸시효 5년 넘은 '의료급여 환수' 처분 무효
지방자치단체가 요양병원 등 의료급여기관에 지급한 의료급여비용을 환수할 수 있는 권리(소멸시효)는 5년이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지자체의 금전채권은 지방재정법에 따라 5년의 단기 소멸시효를 적용하므로, 기간을 넘어 이루어진 징수 처분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최근 B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A 사회복지법인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업무정치 처분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화성시장을 상대로 낸 급여비 환수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화성시장의 2280여만원 부당이득금 징수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원심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이번 소송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지자체가 2024년 3월 7일 부과한 부당이득금 징수 처분의 적법성 여부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화성시의 징수권 역시 건보공단의 요양급여 환수채권과 형평성을 맞춰 민법상 소멸시효(10년)를 적용한다며 행정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부당하게 지급한 급여비용을 환수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건보공단과 지자체의 행정처분 성격이 같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은 1심의 판단을 뒤집고 화성시의 징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시장군수구청장의 의료급여비용 부당이득 징수채권에 관하여는 지방자치단체의 금전채권 소멸시효에 관한 일반 규정인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5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현행 의료급여법에는 부당이득 징수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해 별도의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예외를 인정할 만한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지자체의 금전채권은 5년이 지나면 소멸한다는 지방재정법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성시가 B 요양병원에 마지막으로 의료급여를 지급한 날은 2018년 7월 31일. 소멸시효 5년 적용 시 2023년 7월 31일자로 지자체의 징수 권리가 소멸한다. 화성시의 환수처분은 소멸시효 7개월 뒤인 2024년 3월 7일에야 이뤄졌다.
건보공단(10년)과 지자체(5년)의 시효가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부당이득금 징수채권에 10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국가와는 별개의 법인이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어 민법 규정을 준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두 채권 간 소멸시효 기간의 불일치는 적용 법률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법리적 귀결일뿐, 권리의 본질적 성질이나 행정 절차상 통일성을 이유로 서로 다른 채권에 동일한 시효 기간(10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무리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통해 원심을 확정했다.
화성시의 환수 처분은 취소됐지만 B 요양병원이 간호인력을 허위로 부풀려 신고한 행위에 관한 정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됐다.
B 요양병원은 인공신장실과 한방물리치료실 등에서 혈액투석과 한방치료를 보조하는 간호조무사 7명을 입원환자 전담 간호인력인 것처럼 속여 입원료 차등제에 따른 급여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의 요양기관 업무정지(65일) 및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58일) 처분과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1억 50여만원 환수 처분은 정당하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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