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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정연 "주치의 지정보다 일차의료 기능 강화가 먼저"

홍완기 기자2026.10.16 11:36
의료정책연구원 ⓒ의협신문
의료정책연구원 ⓒ의협신문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특정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하거나 환자를 등록하는 방식에 앞서, 일차의료기관이 수행해야 할 기능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본이 국가 차원의 주치의 지정제 대신 의료기관의 기능을 보고공개하고, 지속적인 환자 관리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에 진료수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차의료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핑 18호 일본의 카카리츠케의사 기능 강화 정책: 기능보고제도와 진료수가를 중심으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지속적포괄적 일차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시작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2024년 9월 본사업으로 전환했다. 2026년 9월부터는 50세 이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건강평가와 지속적 건강관리, 예방 및 지역사회 돌봄 연계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치의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형태의 주치의제 도입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의료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일본 사례를 통해 주치의제 논의의 초점을 환자 등록이나 의사 지정 자체가 아닌 일차의료 기능 강화와 그에 따른 보상체계 마련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일본의 카카리츠케의사는 국가가 별도의 자격을 부여하거나 환자에게 특정 의사를 지정하는 제도가 아니다. 환자가 자유롭게 선택한 의사가 일상적인 건강 문제를 지속적포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 의료기관 등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일본은 2023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2025년 4월부터 카카리츠케의 기능보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의료기관은 일상적인 진료를 종합적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기능을 비롯해 야간휴일 진료, 입퇴원 지원, 재택의료, 개호서비스 연계 등의 기능을 매년 도도부현에 보고한다.

보고된 정보는 후생노동성 의료정보넷 나비이(ナビイ)를 통해 공개된다. 환자는 자신의 필요에 맞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지방정부는 지역별 의료 기능을 파악해 의료기관 간 역할 분담과 연계를 추진할 수 있다.

특정 의사를 지정하거나 환자를 한 명의 의사에게 귀속시키기보다 의료기관이 수행하는 기능을 파악하고 이를 지역 의료체계 안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능 수행에 대한 보상체계도 마련돼 있다. 일본은 지역포괄진료료와 지역포괄진료가산을 통해 카카리츠케의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에 진료수가를 지급한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환자의 진료 형태에 따라 월정액 방식의 지역포괄진료료나 기존 재진료에 일정 점수를 더하는 지역포괄진료가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지역포괄진료료는 모든 진료비를 하나의 금액으로 묶는 완전 포괄 방식이 아니다. 일상적인 만성질환 관리는 정액으로 보상하되, 환자의 증상이 급성 악화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검사나 영상진단,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행위별 수가를 별도로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속적인 환자 관리에 대한 보상을 마련하면서도 추가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부분 포괄 구조다.

환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장치도 특징이다.

지역포괄진료료와 지역포괄진료가산은 환자의 동의를 전제로 담당의를 설정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수행하도록 하지만, 대상 질환이 서로 중복되지 않는 경우 복수 의료기관에서 각각 수가를 산정할 수 있다. 환자를 한 명의 의사에게 배타적으로 등록시키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일본의사회 역시 카카리츠케의 기능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환자의 자유로운 의사 선택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가 별도의 등록인정제를 도입하거나 특정 의료기관을 거치도록 해 다른 의료기관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개별 의료기관이 모든 기능을 떠맡기보다 각 기관의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내 역할을 분담하고 상호 연계하는 체계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제시하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일본 사례가 일차의료 기능 강화와 주치의 지정은 별개의 정책적 선택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일본 사례는 일차의료 기능 강화가 반드시 특정 의사를 국가가 지정하거나 환자를 한 명의 주치의에게 등록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주치의 지정 여부나 특정 지불제도 도입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일차의료기관이 어떠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 이러한 기능을 어떻게 보상하고 지역 의료돌봄체계와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의료계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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