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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진료 중단, 의료진은 범죄자 취급" 소아응급센터장이 전한 그날

박양명 기자2026.10.15 11:43
ⓒ의협신문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가운데)이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서는 경련이 지속된 영아를 비롯해 응급환자 진료가 이뤄지고 있었다. 의료진이 환아를 안정시키고 다른 환자 진료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응급실에 진입했고, 의료진은 진료를 중단한 채 수사에 대응해야 했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15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응급의학회가 국회에서 가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지난달 30일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의협과 소아응급의학회, 아주대병원이 정부, 수사당국과 직접 해결 방안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해 왔지만 다른 응급실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기자회견장까지 나오게 됐다. 응급센터 진료가 경찰에 의해 중단되고 의료인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직접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사 원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사 자체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환자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진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절차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을 둘러싼 경찰의 설명과 실제 현장 상황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압수수색 당일 응급실에는 약 6개월 된 영아가 한 시간 이상 경련을 지속하는 상태로 진료를 받고 있었다. 전문의가 진료하고 여러 약제를 사용했지만 경련이 바로 멈추지 않아 추가적인 처치와 상담까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환아가 간신히 안정화된 후 경찰이 응급센터로 들어와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약 1시간 30분 동안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 컴퓨터를 차례로 확인했다. 간호파트장도 별도 공간에서 약 한 시간 정도 자료 요청 등에 대응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간호 업무가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상황.

경찰의 현장 진입은 압수수색을 한 날뿐만 아니었다. 환아가 사망한 당일에도 경찰이 응급센터에 들어와 수사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료 차질이 발생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환아가 사망한 지난 7월, 약 60분간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지만 환아는 끝내 사망했다. 보호자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형사 2명이 응급실로 들어왔다. 이어서 과학수사대 소속 경찰관 3명이 카메라를 들고 추가로 진입했다.

이 센터장은 당시 의료진은 환아 처치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였고, 진료를 기다리는 다른 환자도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의료진은 경찰과 면담해야 했고 현장에서는 처치가 끝나지 않은 공간을 촬영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환아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음에도 현장에 있던 간호사와 의사가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센터장은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이번 일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응급의료 현장에서 환자 사망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의료진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수사에 대응해야 한다면 결국 다른 응급환자의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과 병원, 경찰과 의협 사이 실무적인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갈등을 키우기보다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앞으로도 지역을 넘어 충청도와 강원도 등에서도 오는 환자를 위한 진료를 계속할 것이라며 다만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멸감이나 압박감을 느끼면서 진료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호자와 이해관계나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한 수사라면 의료진도 언제든 협조할 의사가 있다라면서도 수사 과정에서 현재 치료 중인 환자와 의료진의 진료권이 침해돼서는 안된다. 진료권을 보장하고 환자의 생명안전권을 유지하면서 소아응급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은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수사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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