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후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닥플 플러스

퇴원 11일 후 사망…법원 "한방병원 전원 지연, 배제 못 해"

송성철 기자2026.10.12 13:35
법원은 의료진이 경과관찰 주의의무와 수술 전후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치료를 받던 한방병원에서 대량 토혈이 발생했을 때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 지체된 정황을 언급하며, 사망이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법원은 의료진이 경과관찰 주의의무와 수술 전후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치료를 받던 한방병원에서 대량 토혈이 발생했을 때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 지체된 정황을 언급하며, 사망이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췌장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11일 만에 대량 토혈로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의료진이 경과관찰 주의의무와 수술 전후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치료를 받던 한방병원에서 대량 토혈이 발생했을 때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 지체된 정황을 언급하며, 사망이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7월 9일 사망한 환자 A씨의 자녀들이 수술 집도의 B씨와 병원 운영자인 C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유족들은 피고들이 자녀 각각에게 1인당 약 1억 4337만원씩 총 4억 3011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이나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22년 5월 넘어져 허리를 다친 뒤 MRI 검사에서 췌장 물혹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피고 병원에 내원해 췌장 점액성 낭성종양(pancreas mucinous cystadenoma) 진단을 받았으며, 10월 19일 입원해 다음날 복강경 원위부 췌장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도중 지라동맥과 간문맥이 만나는 부위가 찢어져 출혈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출혈을 조절하기 위해 개복술로 전환해 수술을 마쳤다.

A씨는 입원치료를 받고 10월 29일 퇴원했으며, 같은 날 요양을 위해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11월 4일 피고 병원 외래를 찾아 집도의 B씨에게 진료를 받았으며, 소화효소제와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을 처방받았다. A씨는 외래진료 이후에지속해서 수술 부위 복통을 호소하면서도 상급종합병원이나 수술받은 병원을 재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K한방병원에 입원한 채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A씨는 11월 9일 오후 8시 15분경 체한 듯한 복통을 호소했으며, 오후 8시 45분께 두 차례에 걸쳐 다량(총 400㎖)의 피를 토했다. 이후 오후 9시 5분께 119 구급차로 피고 병원 응급실로 출발했으며, 이송 중에도 두 차례에 걸쳐 약 300㎖ 정도 토혈했다. 오후 9시 18분께 피고병원에 도착했으나, 같은 날 오후 11시 32분께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감정에서 췌장 수술 후 수술 부위에서 췌장액이 유출돼 가성동맥류가 발생했고, 이것이 파열되면서 위장관 내 대량 출혈이 발생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족들은 집도의가 수술 후 지속된 복통에도 CT나 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입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채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술 전 위험성과 사망 가능성에 관한 설명이 부족했으며, 퇴원 당시 급성 출혈의 위험과 대처 방법도 충분히 안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을 당시 복부의 쑤시는 통증을 호소했지만, 숫자 통증 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는 23점으로 경미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3점에서 2점으로 낮아졌으며고, 통증 지속시간도 35분의 지속적 통증에서 20분의 간헐적 통증으로 감소한 사실에 비추어 증상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수술 후 경과관찰 및 조치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료진은 배액관을 통해 췌장액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활력징후와 발열, 백혈구 및 C반응성단백(CRP) 수치 등을 지속해서 관찰했다. 수술 후 3일간 일시적인 발열이 있었지만 이후 체온이 정상 범위로 회복됐고, 백혈구와 CRP 수치도 점차 정상화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경과를 고려하면 수술 후부터 퇴원 시까지 수술에 따른 출혈 가능성을 의심해 영상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상태였다거나, 추가 입원치료를 했어야 하는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술 전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술동의서에는 출혈과 감염, 췌장액 누출, 위장관 출혈, 수술 범위 확대 및 사망 가능성 등이 기재돼 있고, 집도의가 수술에 따른 합병증과 예상되는 위험을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사망 원인이 된 가성동맥류 파열과 같은 구체적인 발생 기전이나 사망 가능성을 별도로 특정해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수술 여부를 숙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2022년 5월 처음 췌장 물혹 의심 소견을 받은 뒤 6월부터 8월까지 세 차례 피고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고, 수술은 최초 외래진료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뒤 시행한 점을 짚었다.

퇴원 후 지도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퇴원요약지에는 예약된 날짜에 외래를 방문하고, 퇴원 후 급성 복통이나 소화기 증상이 발생하면 응급실 또는 외래를 찾으라는 안내가 기재돼 있다면서 A씨는 퇴원 약 일주일 뒤인 11월 4일 집도의의 외래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방병원에서 복통을 호소하고 다량의 토혈을 한 응급상황에서의 전원 지연 가능성을 짚었다.

재판부는 토혈은 의학적 응급의 상황으로서 즉각적인 상급 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후송이 지체된 정황이 존재한다면서 피고 B에게 지도설명을 불충분하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출혈 발생과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와의 사이에 전원 지연 사실이 개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수술 후 경과관찰과 조치, 수술 전 설명, 퇴원 후 지도설명의무 위반이 입증되지 않았고, 의료진의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유족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댓글 0

    많이 본 뉴스

    • (주)이노케어플러스대표자: 진현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31길 21, 서울창업허브 본관 415호사업자 등록번호: 748-87-03212통신판매업신고번호: 2019-서울마포-1665호사업자 정보확인
    • 고객센터: 1644-4702이메일: docple-plus@innoc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