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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의사회 "현장 93% 반대한 응급의료법 통과 강력 비판"

이정환 기자2026.10.11 13:19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졸속 입법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형사처벌과 강제 중심의 정책을 거두고 현장과의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11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제38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가 지난 5년간 반대해 왔고 현장의 93%가 반대한 법안이 졸속으로 개정되면서 회원들의 분노와 좌절이 극에 달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현장에서는 환자 수용 여부를 둘러싼 119와 의료진의 갈등, 상급병원 과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법이 시행되면 현장의 법적 위험성은 최고조에 달하고, 혼란 속에서 응급환자의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원부대가 야전부대를 지휘하려 한다
의사회는 지난 30년간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 현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보다 불통과 졸속 행정으로 일관해 왔다고 짚었다.

의사회는 지원부대인 보건복지부가 현장을 지휘하겠다고 나서면서 야전부대인 응급의료 현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그 근거로 네 가지를 들었다. 먼저 현장을 배제한 탁상공론식 정책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의사회에 따르면 주무 부처는 과거 응급의료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배제한 채 계획을 강행했다.

둘째로 정책 실패의 부작용을 현장에 떠넘겨 왔다고 주장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삐삐부터 내 손안의 응급실까지 수많은 실패와 예산 낭비를 겪고도 또다시 실패가 예견되는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지금도 휴대폰을 3개씩 들고 일하는데, 4개가 된다고 현장이 나아질 리 없다고 꼬집었다.

셋째로 국가적 위기 때마다 의료진의 목소리가 묵살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대책 마련 과정은 물론, 2024년 의정갈등 사태 속에서 발표된 30개 가까운 응급의료 대책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연락이나 의견 수렴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넷째로 이번 개정안 역시 발의부터 상임위원회 통과까지 소통이 전무했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회장은 지난 2년간 54건의 개정안이 발의되는 동안 당사자인 우리에게 단 한 번의 사전 연락이나 대화 시도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 의사의 소명은 강요와 처벌로 달성되지 않아
의사회는 최근 수 년간의 법안들이 법으로 환자 수용을 강제하고 처벌할 것인가에만 매몰돼 있다고 진단했다. 의사회는 이는 현장을 믿지 못하니 윽박지르겠다는 극단적 불신의 표현이라며 의사의 소명은 강요와 처벌로 달성되지 않는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를 향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의사회는 주무 부처가 철학과 사명감 없이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하달하고 당장의 민원을 모면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급급해 왔다며 그 참담한 성적표가 오늘의 응급의료체계라고 주장했다.

또 현장이 반대해도 시급하니 통과시킨다는 식의 독선이 응급의료체계를 망쳐 온 주범이라고 했다.

의사회는 현장이 반대하는 법안은 정치권 눈치를 보며 통과시키고 현장이 바라는 것은 외면하는 보건복지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조직이냐고 반문하며 최우선 과제는 형사처벌과 강제가 아닌 신뢰 회복이며, 외부 압력이 있더라도 현장에 맞지 않는 정책을 거부하는 것이 주무 부처의 진정한 사명이라고 밝혔다.

또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정부가 규제와 통제를 내려놓고 진정한 소통과 신뢰의 테이블에 나설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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