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대개협 "비대면진료, 처방 쇼핑 창구 안 된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오는 12월 24일 본격 시행을 앞둔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환자 안전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의료계가 제시한 최소한의 안전기준을 하위법령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대개협은 11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8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조수단일 뿐
대개협은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없으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조 수단으로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강조해 온 비대면진료 4대 원칙은 ▲대면진료 원칙하에 비대면진료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 ▲재진 환자 중심 운영(초진 환자 불가 원칙)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실시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 등이다.
대개협은 대한의사협회 비대면 진료 및 전자처방전 대용 TF(위원장 박근태)를 중심으로 현장의 의견을 담은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방향이 이러한 원칙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대개협의 판단이다.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 접근성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수도권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여비급여를 가리지 않고 약만 손쉽게 받아 가는 처방 쇼핑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개협은 정부가 살펴야 할 것은 국민이 아플 때 쉴 수 있는 노동 여건을 개선하고, 동네의원 중심의 주치의 기능과 지속적인 환자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일이라며 진료받을 시간이 부족한 구조적 문제를 일회성 처방 자판기식 비대면진료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플랫폼 기업의 투자금 회수와 상업적 이익을 위해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이 양보되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초진 처방 7일고위험 약물 제한전담기관 금지 명문화 요구
대개협은 12월 본사업 시행 전 하위법령과 운영지침에 반드시 담아야 할 3대 핵심 안전기준도제시했다.
첫째, 비대면 초진 처방일수는 최대 7일을 원칙으로 하고 14일은 엄격한 예외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예외도 해당 의료기관에 대면 방문처방 이력이 명확한 경우로 한정해야 하며, 과거 방문 이력이나 타 기관 기록 조회만으로 30일 처방을 허용하는 등 편의성 때문에 필수 진찰과 검사가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둘째, 초진 약물 처방 금지제한의 포괄적 해제 검토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개협은 시진촉진청진이 불가능한 비대면 초진에서 처방 약물 범위를 넓히면 오진과 약화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등 고위험 약물과 만성질환 약물의 초진 처방 제한은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플랫폼의 광고, 특정 약물 추천, 환자 유인알선 행위가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셋째,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를 실제 운영에서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시범사업의 의료기관별 월 비대면진료 비율 30% 상한을 법령에 명시하고, 다른 의료인의 대면진료 실적으로 특정 의료인의 전담 진료를 가리는 편법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환자 안전 위협받으면 결연한 의지 보일 것
대개협은 단순한 중개의 편의를 의료 혁신으로 포장해 상업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는 지양돼야 한다며 상업적 규제 완화로 환자 안전과 일차의료 기반이 위협받을 경우 전국 4만 개원의 회원의 뜻을 받들어 의협과 함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태 회장은 이날 30일 처방에 대한 거부 선언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30일 처방에 대해서는 회원들에게 반드시 거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초진 제한 약물을 둘러싼 논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 회장은 항생제, 스테로이드, 인공눈물 등은 초진에 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처음에는 받아들여지는 듯했지만, 다시 초진 제한 약물을 논의하자고 하는 것을 보면 제한을 풀려는 것 같다며 협의 과정에서 강력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도 30일 처방은 장기처방에 해당한다며 비대면 진료에서 그렇게 긴 기간 동안 처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 원칙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서 절대 찬성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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