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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국감서 의료분쟁조정법 우려 "현장 분쟁 요인부터 손봐야"

홍완기 기자2026.10.08 17:33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효근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변호사),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캡쳐] ⓒ의협신문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효근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변호사),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캡쳐] ⓒ의협신문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완화하고 필수의료 분야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을 두고, 국감장에서 의료계의 보완이 필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정법이 의료사고 대응체계와 필수의료의 사법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고위험 필수의료 범위와 12대 중과실, 설명의무 등 현장에서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8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과 관련한 의료현장의 우려를 설명했다.

전성훈 이사는 개정법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의료사고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필수의료 분야의 사법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실제 법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우선 고위험 필수의료의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게 정해진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책임 특례가 적용되는 영역이 지나치게 제한될 경우 정작 사법 리스크가 큰 진료과와 의료행위가 제도적 보호에서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12대 중과실에 대한 해석 역시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12대 중과실이 해석 과정에서 지나치게 넓게 적용될 가능성을 경계한 것. 법이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더라도 예외 규정이 광범위하게 해석되면 현장에서는 여전히 형사책임에 대한 불안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사고 발생 이후 의료진의 설명의무가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전 이사는 의료사고 과정에서 이뤄지는 설명의무가 지나치게 확대되거나 해석될 경우 의료진이 사고 자체뿐 아니라 설명 과정까지 새로운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에 대해서도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현실적인 부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의무화할 경우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이사는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정법의 입법 취지는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에 대한 피해 구제를 보다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의료인에 대한 불필요한 형사처벌은 최소화해 필수의료를 살린다는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는 만큼, 현재 운영 중인 협의체 등을 통해 현장의 우려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국감장에서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을 둘러싼 법조계의 비판과 시민사회의 반발도 함께 제기됐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박효근 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변호사)와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개정법이 의료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만큼 의료사고 피해자의 권리도 균형 있게 강화했는지를 물었다.

박효균 변호사는 의료사고 피해자 가운데 중상해나 식물상태, 사망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까지 전문가의 업무상 과실이 있음에도 공소 제기 자체를 제한하는 형사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평등원칙과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필수의료 행위로 인한 중상해나 사망 사건의 형사처벌 여부를 시행령에 위임한 부분에 대해서도 죄형법정주의와 법률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이 아닌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이라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초동수사를 제한해 진실 규명을 어렵게 할 수 있고, 의료인이 포함된 심의위원회가 의료인의 과실 여부까지 판단하는 구조는 권력분립과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송기민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필수의료 공백의 원인으로 의료인력 부족과 민간의료 중심의 의료체계를 꼽았다.

특히 개정법이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처벌과 배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피해자가 배상을 선택하면 형사적 구제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가 될 경우,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국가 형벌권의 작동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위원장은 사망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 제한 역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시행 전 법안의 위법적 요소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을 놓고 의료계와 환자시민사회가 서로 다른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공통적인 지적은 법률의 취지를 실제 의료현장과 피해자 구제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월까지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의료계와 환자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하위법령은 의료사고에 대한 설명의무의 구체적인 이행 방법을 비롯해 책임보험 의무가입 대상과 보장범위 등 구체화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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