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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치료 중 희귀 약물 부작용 사망…배상 책임 누구?
교통사고로 다친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희귀 약물 유해반응인 드레스증후군(DRESS syndrome)과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했더라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사고를 일으킨 버스공제조합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 및 항생제 투여와 DRESS증후군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교통사고가 없었다면 치료 과정에서 DRESS증후군이 발생해 사망하는 결과 역시 발생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최근 원고측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망인은 2019년 4월 12일 버스 교통사고로 좌측 척골 오구돌기 및 우측 견관절 견봉 등에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후 J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0월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입원했다. 일산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어깨 부위 골수염 및 골용해 소견을 확인하고 감염내과 및 정형외과 협진을 거쳐 2019년 10월 18일부터 세페핌 등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했다. 망인은 항생제 투여 후 고열 증상을 보였고, 약물에 의한 중증 피부 유해 반응인 드레스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후 드레스증후군 합병증으로 급성 심부전이 진행, 2020년 1월 23일 사망했다.
망인의 자녀들은 버스공제조합인 C연합회와 치료기관인 의료법인 D(J병원)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 운영)학교법인 E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버스공제조합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함께 제기한 다른 의료기관에 대한 청구 역시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산병원 의료진이 세페핌 등 항생제 투약량을 세심하게 조절하지 않고 지속해서 투여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 망인의 드레스증후군 발병 및 사망이라는 나쁜 결과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드레스증후군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심한 형태의 약물 알레르기 질환으로, 투여된 약물의 용량과 무관하게 약물 성분에 대한 개별 환자의 특이 체질적 과민반응으로 발생한다면서 세페핌의 투여 기간이나 투여량과 드레스증후군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망인이 사고 이전과 입원 기간 중 마약성 진통제항불안제항경련제 등 다양한 약물을 지속해서 복용해 DRESS증후군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드레스증후군이 세페핌의 통상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이상, 투여에 앞서 예견하기 어려운 드레스증후군 발병 위험까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반면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망인이 상해 후유증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치료 과정에서의 드레스증후군 발병 및 사망 결과도 발생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드레스증후군이 개인의 체질적 소인에 의해 결정되는 희귀 질환인 점 등 이례적인 사정을 참작해 C연합회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C연합회가 원고들에게 각 5954만원(총 1억 1908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들과 C연합회 모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면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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