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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닥터스 피 도입·전공의수련 투자, 사회적 합의 필요”

이영재 기자2026.10.07 11:10
대한의학회는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 60주년 기념 심포지엄 및 기념식을 열었다.
대한의학회는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 60주년 기념 심포지엄 및 기념식을 열었다.

의료계는 저수가저보수 구조와 전공의 수련의 병원 중심 운영이라는 두 가지 근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의사 개별 행위에 대한 보상체계(닥터스 피) 도입과 전공의 수련에 대한 사회적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대한의학회 창립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전 대한의학회장)는 대한의학회의 과거 60년과 현재 조망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의료계는 저수가저보수와 의료과오 소송 리스크, 전공의 수련 왜곡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저부담저수가저보장 원칙 아래 신속하고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게 정부의 자랑거리가 됐지만, 그 이면에는 의료진의 희생과 비급여 의료 팽배, 과잉진료 유인이 존재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60년간 어떤 족적을 남겼을까.

그동안 전공의 수련전문의 제도 기반 마련,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발간, KoreaMedKoMCI 등 의학논문 검색인덱싱 서비스 운영, 임상진료지침 개발, 한국의학교육평가원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 설립, 보건의료 정책 수립 및 분과학회 네트워크 구축 등을 이끌었다.

이윤성 교수는 전공의 수련 교육은 대한의학회가 실질적인 의미를 새겼다. 특히 올해 전공의수련교육원이 산하에 출범하면서 역할과 책임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한국의료의 태생적 한계도 노정했다. 정부나 사회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민간 주도 의료시장이 형성됐고, 거기에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저부담저수가저보장 원칙 아래 신속하고 품질 높은 의료를 당연시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이윤성 교수는 그러나 이면에는 의료진의 희생과 비급여 의료 팽배, 과잉진료 유인이 있어 왔다. 실제로 일부 영역에서 비급여 시술이 과도하게 확산됐다라면서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지역 의료 불균형도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가장 우선한 해결과제로 닥터스 피(doctors fee) 도입을 제안했다. 의사 개별 행위에 대한 보상을 수가와 분리해 책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윤성 교수는 현재 미국 전문의 평균 연소득(2025년 기준)은 41만 7000달러 수준이며, 일부 전문과목은 50만 달러를 넘는다. 한국도 필수의료, 고난이도고위험 의료 영역에서 연봉이 5080만 달러에 이르면 필수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다라면서 현재 수가 체계는 동일 행위에 대해 인턴레지던트와 1015년 경력의 전문의에 대한 보상이 동일하고, 의료과오 소송 리스크는 전적으로 의사 개인이 떠안는다. 선진국처럼 의료 수가의 일부를 공제해 피해 환자 보상 시스템(무과실 보상공제 제도)을 구축하고, 의사 보수 항목을 별도로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공의 수련 체계의 근본적인 전환도 필요하다. 병원 필요 인력이 아닌 사회 필요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윤성 교수는 현재 전공의 정원은 병원별 필요 인력 요구를 바탕으로 결정되지만, 수련 목표는 510년 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료인력 양성에 맞춰져야 한다. 병원이 수련 비용을 부담하는 한 수련은 병원 중심의 즉시 활용 가능한 인력 양성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라면서 전공의 수련은 사회가 투자해 미래 의료체계를 떠받칠 기본 자산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연간 3000명 전문의 양성에 약 3500억 원의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다. 전공의수련교육원이 올해 출범한 만큼, 역량 중심 수련과정과 현장 역량 평가(WBA)를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요건과 연계하는 등 평가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의대 정원 증원은 의대를 신설하는 것보다 기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게 더 실효적이라는 진단이다.

이윤성 교수는 한국의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지만, 여전히 환자 1인당 의사 진료 횟수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높다라면서 의사 수 부족을 진료량 과다와 과잉진료로 메워온 구조에서 정원 증원이 필수의료지역의료 인력 양성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의대 신설보다 기존 대학에서 필수의료지역의료 인력을 별도 선발교육하고 의무복무를 부과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섣부른 집단행동 보다는 합리적 정책 대안을 형성하는 게 의료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인식이다.

이윤성 교수는 의사 집단행동(진료 거부)은 단기적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사 신뢰만 떨어뜨리고 실익이 없다라며 의료계는 정부사회와 소통하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책임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게 미래 60년의 출발점이라고 되새겼다.

의사 개별 보상, 전공의수련 투자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설계가 관건이다.

이윤성 교수는 의료계는 저수가저보수 구조, 전공의 수련의 병원 중심 운영이라는 두 가지 근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의사 개별 행위에 대한 보상체계 도입과 전공의 수련에 대한 사회적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라면서 의료과오 소송 리스크는 무과실 보상공제 제도로, 전공의 수련은 사회 투자와 평가체계 개편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한의학회는 회원학회의 전문성을 모아 교육연구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정부사회와 소통하며 미래 의료체계를 설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의학회와 의학 관련 학회의 미래 역할에 대한 주제 발표는 교육(박중신 대한의학회 부회장), 연구(이유경 대한의학회 정책이사), 정책(이상규 대한의학회 기획조정이사) 등으로 나눠 전공의수련교육원의 핵심기능과 추진 방향, 의학연구 주제 선정의 주도권 확보, 학술단체로서 정책과정에 다가서는 의미 등을 다뤘다.

패널토의에는 강현재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유희청 대한외과학회장,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 허영범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패널토의에는 강현재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유희청 대한외과학회장,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 허영범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한의학회와 의학 관련 학회에 바란다 주제의 패널토의에는 강현재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유희청 대한외과학회장,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 허영범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 박은철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자율적학문적 권위에 기반한 법적 권한과 책임, 고난이도고위험 수술 분야에 대한 지원, 아카데미 메디신의 상업화 경향에 대한 고민, 기초의학 진흥을 위한 정책 기구 설립, 정책 구현을 위한 법률화 로드맵 등 의학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해 공유했다.

강현재 이사장은 대한의학회는 큰 틀에서 각 전문학회의 현안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 형성과정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의학회가 상시적 정책 개발 기능을 갖고 회원 학회를 유도하면서 지속적인 어젠다를 생산해야 한다. 전공의 수련 과정도 공통의 모듈 개발, 공통의 요구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라면서 전공의수련교육원은 출범 자체가 의미 있지만 정부 사업의 발주기관으로 법적 지원이나 권한이 없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보장도 없다. 의학회는 그동안 자율적이고 학문적인 기저를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법적인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희철 회장은 상시적 정책 연구 기관이 필요하다. 의료 정책에서 교육과 인력양성에 대한 주도권을 대한의학회에서 갖고 양질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상설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라면서 외과학회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고난이도 수술 인력을 양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있다. 게다가 10년 이후엔 지금의 전문인력도 은퇴한다. 고난이도, 응급의료, 고위험 수술 분야에 대한 재정, 세재,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또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이후 수술실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학회 차원에서 법적 책임을 완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위험을 줄이는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승은 회장은 학회별로 임상진료지침이 많이 만들어지지만 현장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의학회가 주도해야 한다. 지역의료 강화에도 공감하지만 전공의 정원 책정을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나눠 일정 비율로 가르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이다. 전공의 정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련 질 향상은 물론 전문의들의 전문성 역시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진료 질을 높이는 제도를 만들어야 전문성을 인정받는다라며 아카데미 메디신이 산업화 상업화 되는 경향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진료 부담이 커지는데, 창업이나 산업화에 지원이 몰린다. 좋은 의사를 교육하고, 학문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환자 진료와 사회에 돌려줘야 하는 데 이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의료 현장에서는 연구 지속성, 재정적 투명성 등에 대한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진다. 의학회가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각 학회간 연결성도 중요하다. 영상의학회가 펼치고 있는 불필요한 영상 재검사 줄이기도 영상의학회 혼자서는 못한다. 의학회가 정책 대응 조직에서 미래 의료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으로 품을 키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영범 회장은 의사 기초의학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인력 양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별 학회나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적 지원체계가 시급하다라면서 (가칭)기초의학진흥원, 기초의학교육연구원의 설립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설립돼 있으며, 원장은 차관급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도 곧 설립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계의 정책 개발 활동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기초의학에 대한 필요도가 정부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실질적인 내용을 정리해 정파를 떠나 의견을 제시하고, 기초의학 전문인력 지원과 육성을 책임지는 국가기관 설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철 부원장은 의료계에서는 보통 정책을 이를 때 정부의 정책만 얘기한다. 정책학에서 정책은 정부의 정책이지만, 하이라이트는 법률이다. 올해 출범한 전공의수련교육원도 법에 집어 넣어야 한다. 지원을 못박아야 한다. 결국 정책활동은 법률화시키는 일이다. 법률화에는 두 가지 지식이 필요하다. 정책 내용과 정책 과정이다. 의학회는 공공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라며 어떤 어젠다를 이끌고 나갈지 정해야 한다. 199개 산하 학회가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 지역의료, 필수의료, 기초의학, 인공지능, 군의관 복무 단축, 의료일원화 등 수많은 의제 중 어떤 것에 집중할지 정해야 한다. 정책 기관은 시대를 바라보는 안목도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구체화시키는 데 의학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어진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는 대한의학회 60년사를 헌액했으며, 유공자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1966년 창립한 대한의학회는 우리나라 의학의 학술적 성취를 이끌고, 전 세계에 한국 의학의 위상을 높여 왔다. 우리가 이룬 눈부신 의학적 발전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헌신해 주신 선배님들의 고귀한 열정과 이 순간에도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회원 학회 덕분이라면서 창립 6주년을 맞아 지난 60년을 돌아보고자 60년사를 편찬했다. 새로운 60년을 향한 특별한 동행을 시작하는 공감의 시간도 마련했다. 지금의 대한의학회가 있기까지 함께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창립 60주년 기념 수장자: ▲장성구 경희대 명예교수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 ▲이원철 가톨릭대 명예교수 ▲정지태 고려대 명예교수 ▲홍성태 서울대 명예교수 ▲임인석 중앙대 명예교수 ▲박정율 고려의대 교수 ▲배상철 한양대 석좌교수 ▲염호기 호기내과의원장 ▲김재규 중앙의대 교수 ▲박중신 서울의대 교수 ▲이우용 성균관의대 교수 ▲오승준 경희의대 교수 ▲이유경 순천향의대 교수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 ▲도경현 울산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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