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대법원, 문신·피어싱단체 법인 설립 불허
대법원이 문신피어싱 교육과 민간자격증 발급을 주요 목적사업으로 내세운 사단법인 설립을 불허한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근 문신사법이 제정돼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처분 당시 법령에 어긋나고, 자격기본법상 의료 분야 민간자격 신설을 금지하는 제한 규정이 있으며, 피어싱 행위는 여전히 허용 대상이 아닌만큼 보건복지부의 사단법인 설립 불허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최근 A 문신피어싱협회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사단법인 설립 불허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특정 위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2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 문신피어싱협회는 민법 제32조와 비영리법인 설립 규칙에 근거해 보건복지부에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신청했다. 이들은 문신과 피어싱에 관한 보건의료적 연구국내외 학술단체 교류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관련 기술 발전과 시술의 안전성을 증진하겠다며 법인설립 취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A 문신피어싱협회가 정관에 주요 사업으로 명시한 비의료인 문신피어싱 시술사 대상 교육기관 설립과 문신피어싱 민간자격증 인증기관 개설이 발목을 잡았다. 보건복지부는 법인 설립의 필요성과 목적사업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며 비영리법인 설립 불허 처분을 내렸다.
불허 처분을 받은 A 문신피어싱협회는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가 없었고, 구체적 근거 제시가 부족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비의료인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입법적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법인 설립의 필요성이 충분하고, 세 차례 학술대회 개최 및 교과서 편찬 등을 진행해 목적사업의 실현 가능성도 입증됐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을 달랐다. 사전통지가 없어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주장에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아직 당사자에게 권익이 부과된 상태가 아니고, 직접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전통지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불허가 통보서에 처분의 구체적 근거와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청서에 근거 법령이 적혀 있었고, 첨부 서류도 그 규칙에서 정한 것들이었다며 보건복지부가 이를 바탕으로 요건 미충족을 통보했으므로 처분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절차적 위법성을 일축했다.
법원은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는 주무관청의 재량행위라는 점도 짚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사실의 기초를 결여하거나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경우가 아니라면, 주무관청의 판단 과정에 일응의 합리성이 있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원칙도 재확인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처분 당시(2025년 1월 14일)에는 비의료인의 문신 및 피어싱 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는 형사처벌 대상이고, 교육 및 자격증 인증기관 설립을 허가하면 비의료인의 시술을 적법한 행위로 오인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격기본법상 의료법상 의료인의 직무와 관련되는 분야의 민간자격 신설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문신피어싱 민간자격증 인증기관 개설 사업은 당시 민간자격 신설 금지 규정에 따라 실현이 불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 이후 2025년 10월 28일 제정(시행 2027년 10월 29일)한 문신사법을 고려하더라도 목적사업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문신사법에도 피어싱 행위는 허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문신사 면허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행하는 국가시험 합격을 통해서만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한 만큼 민간단체가 교육기관을 개설해 민간자격을 부여하겠다는 사업 목표는 실현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의 이번 확정 판결은 문신사법 제정시행에 발맞춰 관련 민간단체의 법인 설립과 사업 추진 방향에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의료 민간자격 규제 강화임상 용어 사용 금지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26일 자격기본법에 따른 보건복지부 소관 민간자격 신설 금지분야 세부사항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민간자격증은 물론 직무 내용까지 규제를 강화했다. 현행 자격기본법 제17조 제1항은 다른 법령에서 금지하는 행위와 관련된 분야 등을 민간자격 신설 금지 분야로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자격기본법 시행령 제23조 제1항에 따라 의료법상 의료인의 직무와 관련되는 분야를 민간자격 신설 금지 분야로 구체화해 공고했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의료기관 내 전문적인 의료행위로 오인혼동할 소지가 높은 임상(Clinical)이라는 명칭을 민간자격증 명칭이나 직무 내용에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의 직무 가운데 의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한 행위, 대상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처방처치가 수반되는 행위,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 등을 민간자격으로 신설할 수 없는 분야로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인 금지 사례로 ▲임상재활스포츠전문가 ▲임상음악재활사 ▲임상추론전문가 ▲임상태교미술전문가 등을 제시했다.
이번 공고에서는 임상뿐 아니라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국가법정 자격과 혼동할 수 있는 명칭의 사용도 제한했다. 의료법상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전문의전문간호사간호조무사안마사 또는 이와 비슷한 명칭을 민간자격에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임상병리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기공사치과위생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안경사와 유사한 명칭도 금지 대상이다. 응급구조사, 약사한약사, 보건교육사, 영양사임상영양사, 위생사, 정신건강전문인력,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장례지도사 등의 법정 자격 명칭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아울러 의료기관 평가인증 관련 분야와 안마사의 직무, 영리 목적의 환자 유인알선 등 보건의료질서를 저해하는 행위, 무면허 의료행위 및 의료기관 오인 방지와 관련되는 분야도 포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공고를 통해 자격 명칭뿐 아니라 민간자격의 직무 내용까지 규제 대상으로 명시했다. 민간자격 등록을 통해 특정 교육이나 상담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그 업무가 법령상 자격자의 고유 업무와 중복되거나 국민이 법정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분야 외에도 영양사회복지장애인복지노인복지지역돌봄 등 국민의 건강안전과 관련이 있는 분야를 민간자격 신설 금지 영역으로 폭넓게 규정했다. 민간자격은 국가가 아닌 개인법인단체가 신설해 운영하는 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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