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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진주법' 만든 폭행 사건, 검사가 항소…2심 간다
김진주법 개정의 계기가 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의사 폭행 사건이 2심으로 넘어간다. 담당 검사가 피고인에게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면소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이다.
[의협신문] 취재 결과, 담당 검사는 지난 9월 21일 수원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항소이유서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수원지방법원이 선고한 면소 판결을 두고, 이미 확정된 폭행죄 약식명령의 효력이 같은 사건의 업무방해모욕 혐의까지 미치는지를 2심 법원이 다시 판단하게 됐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16일 김진주 교수 폭행 사건과 관련해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면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에서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에게 욕설을 하고 신발을 던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았다.
쟁점은 이미 확정된 폭행죄 약식명령이었다.
피고인은 같은 사건으로 2025년 6월 2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았고, 해당 약식명령은 같은 해 7월 4일 확정됐다.
기존 약식명령에는 피고인이 김 교수가 피고인의 누나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고, 신고 있던 신발을 집어던져 김 교수의 하복부에 맞도록 하는 등 폭행했다는 범죄사실이 담겼다.
1심 재판부는 기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과 이번 공소사실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 사건 모두 2025년 1월 15일 같은 시각과 장소에서 발생했고, 김 교수가 피고인의 누나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분노를 표출하며 욕설과 신발 투척 등의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행위의 수단과 태양 역시 상당 부분 중복된다고 봤다. 기존 약식명령의 폭행죄와 이번 사건의 모욕업무방해 혐의가 모두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일련의 행위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재판부는 업무방해죄와 폭행죄, 모욕죄 사이의 죄수 관계를 검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모욕과 폭행이 업무방해의 수단이 된 행위라는 점에서 모욕죄와 업무방해죄, 폭행죄와 업무방해죄 사이에 상상적 경합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무방해죄의 법정형이 폭행죄와 모욕죄보다 높은 만큼, 이른바 연결효과에 의한 상상적 경합까지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미 폭행죄에 대해 확정된 약식명령의 효력이 나머지 업무방해모욕 혐의에도 미친다고 봤다.
재판부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어느 하나의 죄에 대해 확정된 약식명령의 효력이 나머지 죄에도 미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면서, 업무방해모욕 혐의 역시 기존 약식명령의 기판력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결국 1심은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의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며 면소를 선고했다.
면소는 피고인의 행위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실체적으로 판단한 판결과는 다르다. 이미 확정된 판결이 존재해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해 다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경우 재판을 종결하는 절차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업무방해나 모욕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1심 판결문은 기존 폭행죄와 이번 공소사실이 동일한 일련의 행위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가가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해 거듭 형벌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을 면소 판단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기존 폭행죄에 대한 약식명령이 확정된 이후 같은 사건에 대한 피해자의 고소를 계기로 다시 업무방해모욕 혐의가 기소되면서 피고인이 이중으로 처벌받을 위험에 놓이게 됐다는 점도 판결문에 명시했다.
담당 검사가 항소하면서 이번 사건은 1심의 기판력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미 폭행죄에 대한 형사절차가 확정된 상황에서 같은 행위에 대해 별도로 기소된 업무방해모욕 혐의를 어디까지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진주 교수 폭행 사건은 2025년 1월 발생 당시 응급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을 상대로 한 폭력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김 교수는 환자의 수술 이후 보호자에게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폭행 피해를 입었고, 사건을 계기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이후 국회에서는 응급의료 방해 금지 대상에 상담을 명시하고, 응급실뿐 아니라 응급의료가 이뤄지는 장소에서의 폭행에 대해서도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이 추진됐다. 이른바 김진주법은 2025년 12월 공포됐으며 2026년 6월부터 시행됐다.
형사사건의 2심 판단이 남은 가운데, 사건 발생 이후 제기돼 온 초기 수사 단계에서 폭행 혐의 외에 응급의료 방해나 업무방해 등 관련 혐의를 충분히 검토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역시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이미 확정된 폭행죄와 이후 기소된 업무방해모욕죄 사이의 관계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그리고 1심에서 실체적인 유무죄 판단 없이 종결된 혐의에 대해 항소심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김진주 교수는 민사소송 역시 계속 진행 중이다. 변론 기일은 다음 주 시작된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항소에 대해 초기에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부분을 바로잡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며 검찰과 변호사 측에서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사실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절차를 진행했는데, 법원이 이를 너무 쉽고 간단하게 생각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지금까지 제대로 사과한 적도 없었고,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도 민사소송 과정에서 합의를 시도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감형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면소 판결이 나오고 사건이 너무 쉽게 끝나는 것처럼 느껴져 많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필수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을 보호하는 사법적 장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필수의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줘야 한다며 이번 법(김진주법) 개정은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이번 사건도 조금 더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교수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을 이어온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 역시 김진주 교수님께서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해 주신 덕분에 응급의료진 폭행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사회에 알려졌고, 응급의료인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며 법 개정에 대한 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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