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수도권 외곽까지 번진 '분만 공백' 경기 광주 분만 76% 급감
분만 인프라 붕괴가 지방을 넘어 수도권 외곽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의원급 분만 청구 건수는 7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동두천시와 안성시에서는 수년째 의원급 분만이 자취를 감췄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는 관내 분만 실적이 아예 없는 지역도 잇따르면서, 분만 취약지가 비수도권에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저출생과 지방소멸이 맞물리면서 지역 내 분만 인프라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산모가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출산해야 하는 이른바 원정 분만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7년간(2018~2024년) 종별지역별 분만 청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은 물론 수도권 인근 지자체에서도 의원병원급 분만 실적이 급감하거나 아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외곽의 분만 기능 축소가 눈에 띈다.
경기 광주시의 의원급 분만 청구는 2018년 140건에서 2024년 34건으로 75.7% 감소했다. 7년 만에 분만 건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동두천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의원급 분만은 2018년 76건에서 2019년 54건, 2020년 17건으로 감소한 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0건을 기록했다. 사실상 의원급 분만 기능이 사라진 셈이다.
안성시 역시 의원급 분만 청구가 2018년 328건에서 2021년 178건으로 감소한 뒤 2022년부터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양평군과 여주시 등에서도 최근 7년간 의원급 분만 실적이 거의 없거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 공백은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강원 영월군의 경우 관내 종합병원 분만 청구가 2018년 0건, 2019년 1건, 2020~2021년 0건, 2022년 3건, 2023년 0건에 이어 2024년에도 7건에 그쳤다. 연간 분만 건수가 한 자릿수에 머문 것이다.
홍천군 역시 2023년 병원급 분만 4건을 제외하면 6년간 분만 실적이 없었다. 양구군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동안 병원급 분만 청구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충청권과 호남권에서도 분만 안전망 붕괴가 확인됐다.
충남 금산군은 의원급 분만이 2018년 1건, 2019년 2건에 그친 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0건을 기록했다. 전남 진도군과 화순군, 무안군, 전북 부안군 등도 장기간 관내 분만 실적이 없거나 사실상 분만 기능이 없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역 거점도 예외는 아니다. 경북 영주시의 병원급 분만 청구는 2018년 105건에서 2024년 30건으로 감소했다. 7년 사이 7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경남 거창군 역시 2018년 58건이던 병원급 분만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4년에는 0건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분만실의 감소가 단순히 의료기관 숫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분만을 위해 산모가 다른 지역으로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임신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만은 예측하기 어려운 산과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분만 인프라가 지역 내에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만기관이 사라질수록 산모가 대도시의 대형병원이나 일부 전문병원에 집중되는 현상도 심화할 수 있다.
소병훈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분만실이 사라지는 현상을 단순한 의료기관 감소가 아닌 필수의료 붕괴의 문제로 규정했다.
소 의원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만실이 지역사회에서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의료기관의 소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필수의료 붕괴 현상이라며 지역에 분만실이 사라져 산모들이 원정 출산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분만 건수 중심의 보상체계만으로는 저출생 지역의 분만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소 의원은 분만 건수에 비례해 보상하는 기존의 행위별 수가제 방식으로는 저출생 지역의 분만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분만 취약지 거점의료기관과 지방의료원에 대한 공적 재정 지원을 현실화하는 등 근본적인 분만 인프라 회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는 건강보험 진료년월 기준 2018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분만수가가 청구된 입외래 명세서를 대상으로 산출됐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 가운데 분만실을 보유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했으며, 지역은 요양기관 소재지를 기준으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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