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전문직업성 구현을 위한 '의사면허관리원' 필요성(5)
[목차]
① 전문직 자율규제와 공정한 책임 체계
② 환자 안전과 국민 신뢰를 위한 민원분쟁 대응
③ 면허 등록과 지속적 전문성 개발
④ 정확한 의료 인력 자료의 구축과 정책 지원
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면허협력과 거버넌스
면허관리원은 외국 의사의 자격 검증, 제한 면허와 임시 면허, 국제적 징계 정보 교환, 국가 간 면허 인정 협상에서 전문성을 갖춘 대표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
의학교육 인증기관, 전문의 자격기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및 국제 규제기관과 상시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면허관리원 자체의 거버넌스도 국제적인 공익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영국의 General Medical Council(GMC), 미국 각 주의 State Medical Boards와 이를 지원하는 Federation of State Medical Boards(FSMB), 캐나다 각 주의 Colleges of Physicians and Surgeons는 대표적인 의사면허관리기구이다. 국가마다 법적 구조와 권한의 범위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들 제도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보인다.
첫째, 의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와 공익적 면허 규제기관이 제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면허 관리기구는 특정 직역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규제기관으로 기능한다.
둘째, 면허 관리기구는 단순히 면허를 발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사 등록, 전문직 기준 설정, 민원과 불만의 접수 및 조사, 전문성 평가, 징계, 재교육과 역량 개선을 연속적으로 담당한다.
즉 문제가 발생한 이후 처벌하는 기능뿐 아니라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기능을 함께 수행한다. 캐나다의 면허 관리기구는 법률에 근거한 입법 민간 공공단체로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며, 주 정부는 이사회에 일반인 이사를 임명하는 것 외에는 운영에 간섭하지 않는다.
셋째, 규제 과정에는 의사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환자 대표가 참여한다. 이는 의사만으로 구성된 폐쇄적 자율규제가 아니라, 전문직의 판단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사회적 통제와 공적 책무성을 확보하는 공동 규제 체계임을 의미한다.
넷째, 처벌보다는 환자 위험의 조기 발견, 전문성 회복, 개선 교육, 감독 진료 및 재발 방지를 중요하게 다루되, 중대한 윤리 위반이나 반복적인 역량 부족이 확인된 경우에는 면허 제한, 정지 또는 취소와 같은 단계적 조치를 적용한다.
독일에서는 의사단체에 자율적인 징계 권한을 위임한 직업법원(Berufsgericht) 제도를 두어, 형사절차와는 별개로 의료윤리와 의료 수준을 근거로 한 전문직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직업법원의 징계는 형사상 무죄유죄 판결과 이중 처벌로 간주하지 않는다.
다섯째, 의사 등록부와 면허 상태, 전문성 유지 여부, 징계와 제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범위에서 환자와 다른 규제기관에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체계는 환자 보호뿐 아니라 의료인력 현황 파악과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 수립의 기반이 된다.
따라서 선진 국가의 면허 관리체계는 의사단체만의 자율규제라기보다, 법률에 근거하고 성숙한 시민이 참여하며 외부적 책무성을 갖는 전문직 주도의 공동 규제 체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세계보건기구의 [Global Strategy on Human Resources for Health: Workforce 2030]은 보편적 건강 보장과 환자 안전을 달성하기 위해 자격을 갖춘 보건의료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공정하게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각 국가가 보건의료 교육기관의 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 인력 등록부를 발전시키며 신뢰할 수 있는 인력 자료를 수집활용하도록 요구한다. 이후 세계보건총회 보고서도 보건의료 인력 규제가 교육 기준을 정하고 질 보장과 전문직 행동규범을 확립하는 핵심 수단임을 명시하였다.
다만 면허 규제와 의학교육 인증은 서로 구분하면서 연계해야 한다. 의학교육 인증은 의과대학과 수련과정이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지를 평가하고, 면허 규제는 개별 의사가 실제 진료를 수행할 자격과 역량을 갖추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지를 관리한다. 한국은 의학교육 평가인증 분야에서 상당한 제도적 성취를 이루어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학교육연합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의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았으나, 졸업 후 평생에 걸친 의사면허의 등록역량 유지전문직 규제를 통합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국제화가 확대될수록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의 자격 검증, 외국 의사의 단기제한 면허, 국가 간 면허징계정보의 교환, 재난이나 인력 부족 상황에서의 한시적 진료 허가와 같은 과제 역시 전문적 판단과 국제협력을 요구하는 면허 관리기관의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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