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장 지키는 항체’ IgA, 과음 땐 간에서 염증 키운다
알코올 연관 간질환 환자에서 혈중 IgA(면역글로불린 Aimmunoglobulin A)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IgA가 질환 발생진행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은 없을까.
성필수 가톨릭의대 교수팀(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공동 제1저자 탁권용 임상강사김민구 가톨릭대 의과학과 석사과정생)이 알코올 연관 간질환에서 증가한 IgA가 간으로 이동해 대식세포 등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고, 강한 염증반응과 간세포 손상으로 이어지는 장-간 IgA 면역축을 규명했다.
IgA는 주로 장과 호흡기 등 외부 환경과 맞닿아 있는 점막에서 세균과 바이러스를 막는 방어 항체로, 특히 장에서는 수많은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점막 면역의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알코올 연관 간질환 환자에서 혈중 IgA 수치가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왜 IgA가 증가하는지, 높아진 IgA가 간질환의 결과인지 혹은 간의 염증이나 손상에도 관여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살펴보기 위해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 분석에 동물모델, 공간전사체 분석, 사람 면역세포 실험을 결합했다. 특히 이물질 제거와 조직 회복을 돕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단핵구와 대식세포에 주목했다.
환자 분석 결과, 혈중 IgA 수치가 높을수록 간 조직에도 IgA가 많이 축적됐고, 간의 단핵구와 대식세포에 IgA가 결합한 모습이 확인됐다. 이처럼 IgA가 면역세포와 맞닿아 있는 양상은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인터루킨-1베타(IL-1)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높아진 IgA가 단순히 질환에 따라 증가한 검사 수치가 아니라, 간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코올을 투여한 동물모델에서도 혈중 IgA 증가, 간 대식세포의 IgA 결합, IL-1 발현과 간손상이 함께 나타났다. 면역세포의 이동을 조절하는 약물인 FTY720을 투여했을 때는 혈중 IgA와 함께 IgA가 결합한 간 대식세포가 줄고, 염증반응과 간손상도 감소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알코올 연관 간질환에서 단순한 혈액검사 이상으로 여겨졌던 IgA를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면역인자로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장-간 축 연구가 장내 미생물이나 세균에서 유래한 물질에 주로 집중돼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이 장에서 만들어내는 면역항체 자체가 간의 염증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탁권용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는 장에서 증가한 IgA가 실제 간 조직으로 이어져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을 증폭시키고 간세포 손상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결고리를 사람과 실험모델에서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며 향후에는 혈중 IgA가 어떤 환자에서 실제 간 내 염증을 잘 반영하는지 확인한다면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성필수 교수는 알코올 연관 간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간질환이지만, 질환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주로 장내 미생물의 관점에서 바라봤던 장-간 연결고리를 IgA라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면서 본래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항체인 IgA 전체를 단순히 억제하는 게 치료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앞으로 IgA가 간의 특정 면역세포와 만나 염증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해, 정상적인 면역기능은 유지하면서 병적인 장-간 IgA 면역축만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추후 혈중 IgA와 간 내 IgA 면역반응을 알코올 연관 간질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후보로 검증하는 한편, IgA와 간 대식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규명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대한소화기학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소화기간질환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Gut(IF 24.6)에 알코올 연관 간질환에서 장-간 IgA 면역축 차단을 통한 대식세포 매개 염증 및 간손상 완화(Blocking the Gut-Liver IgA Axis Attenuates Macrophage-Mediated Inflammation and Injury in Alcohol-Associated Liver Disease)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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