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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입원·MRI' 남발 한의사에 법원 "전문가 행동 아니다"
경미한 자동차 사고로 외상이 거의 없음에도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 의존해 입원치료와 고가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남발한 한방병원과 한의사에게 법원이 잇따라 부당이득금 반환 판결을 내렸다. 사고로 인한 외상이 아닌 기존에 있던 질환(기왕증)이 통증의 주된 원인임에도 불필요한 입원비와 검사비를 청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고, 국민 전체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행태라고도 경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보험사가 한방병원 및 한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자보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기왕증 기여도를 초과해 지급한 부당이득금을 돌려주라고 잇따라 판결했다.
법원 기왕증 제외한 추가 진료비만 자보 수가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김용두 부장판사)는 최근 A 손해보험사가 B 한방병원을 운영하는 C 재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 항소심( 2025나12182)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이 지급받은 진료비 중 사고 기여도를 초과하는 90%에 해당하는 170만 4249원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24년 11월 20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판교 부근에서 발생한 경미한 추돌사고에서 시작됐다. 피해자 D씨는 사고 다음 날 B 한방병원을 찾아 목과 허리 등의 통증(NRS 56)을 호소했고, 11월 2229일까지 8일간 입원치료를 받으며 MRI 검사까지 진행했다. A 손보사는 입원치료비 148만 8880원과 MRI 검사비 40만 4730원을 포함해 총 312만 1340원의 자보 진료수가를 지급했다.
그러나 진료기록 감정 결과, 사고 직후 피해자의 경추 및 요추 관절가동범위(ROM)는 정상 범주였으며, MRI 영상에서 외상을 특정할 소견 없이 제4-5경추 간 추간판 돌출과 퇴행성 골극 형성 등 기존의 퇴행성 병변이 확인됐다. 감정인은 사고 이전 1년 이상 치료력이 없었음을 전제로 외상 관여도를 10%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13다107167)를 인용해 의료기관은 기왕증을 가지고 있는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한 경우 사고로 인한 기왕증의 악화로 추가된 진료비 범위 내에서만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면서 사고 기여도 10%를 초과하는 90% 부분(170만 4249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부당이득이라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결에 C 재단이 상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최근 확정됐다.
과거 11차례 치료받은 척추 질환자심평원 기각 나와도 재판은 별개
비슷한 형태의 경미한 교통사고 사건에서 부당이득금 반환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재판장 문종철 부장판사)는 E 손해보험사가 F 한방병원을 운영하는 G 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소송(2025나11347)에서 이의신청 금액 158만 2990원의 90%인 142만 4691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피해자 H씨는 2024년 10월 27일 신호대기 중 뒤차의 브레이크가 느슨해지면서 발생한 접촉사고로 F 한방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두 달 가까이 통원치료를 받았다. 진료기록 감정 결과, H 씨는 사고 전 2년간 어깨목허리 통증으로 11차례 치료받은 전력이 있었고, 요추 추간판 팽윤 등 퇴행성 질환을 겪고 있었다. 감정인은 교통사고의 외상 기여도를 요추 0%, 경추 10%로 판단했다.
F 한방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심사결과 지급결정을 받았으므로 자보 진료수가 청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험회사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9조에 따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해 다툰 이상 합의 간주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으며, 심평원의 심사결과가 사법적 평가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F 한방병원 역시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법원 외상 없는데 환자 요구로 입원MRI의료전문가 합당한 행동 아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I 손해보험사가 한의사 J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25가소301380)에서 사고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치료비라고 볼 수 없고, 교통사고로 인하여 기왕증 악화를 유발한 진료비라고도 볼 수 없다며 203만 8280원의 90%인 183만 445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외상이 없는 교통사고 환자의 통증 호소만으로 입원을 허용하는 한의사의 행태를 직격했다.
재판부는 외상의 흔적이 없음에도 교통사고 후유증을 주장하며 입원을 희망한다는 이유만으로 환자의 요청대로 입원치료를 감행하는 것은 의료전문가로서의 합당한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통사고를 빌미로 자기 기왕증을 치료하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무분별하게 보험처리를 해줄 경우,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부담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재판부는 환자의 통증이 교통사고의 연관성이 불명확하다면 한의사로서 마땅히 보험처리가 거부될 수 있고, 치료비는 환자 본인이 부담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MRI 검사를 실시하고자 할 경우 환자의 증상이 사고로 인한 것인지 기왕증의 발현인지 의료전문가 본인의 전문적 식견으로 확인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실시해야 한다면서 기왕증으로 확인된다면 마땅히 입원을 거부하고 MRI 검사비 및 입원비의 보험처리를 거부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J 한의사는 다시 한번 사법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항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 경미한 자보 환자 관행적 입원치료과잉진료 행태 경종
최근 법원이 잇따라 내린 자보 부당이득금 판결은 경미한 교통사고 후 병원에 입원해 고액의 진료비를 발생시키는 이른바 자보 나일롱 환자와 과잉진료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법원은 공통적으로 ▲사고 충격이 경미하고 물리적 외상이 없는 점 ▲사고 직후 관절 가동범위 등 객관적 진단 지표가 정상인 점 ▲MRI 등 정밀검사상 퇴행성 기왕증이 확인된 점 등을 바탕으로 감정의의 낮은 사고 기여도(010%) 판단을 적극 수용했다. 또한, 심평원 심사 단계에 머물지 않고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 청구 및 소송을 통해 기왕증 분담 비율을 명확히 하고 나섰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경미한 교통사고에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한다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한방 입원치료와 무분별한 MRI 검사에 법원이 의료진의 설명 의무와 거절 의무까지 언급하며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댔다면서 향후 자동차보험금 누수를 막고 부당한 진료비 청구를 억제하는 사법 판단이 잇따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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