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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에 응급실 난동 부린 주취자…벌금형 형사처벌

송성철 기자2026.09.18 17:30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술에 취한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서 입원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간호사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고 의료용 기물을 파손하며 난동을 부린 주취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4년 11월 25일 밤 9시 37분경 술에 만취한 상태로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B병원 응급실 방문, 입원을 요구했다. 당시 응급실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 C씨는 병원 규정상 주취 상태에서는 보호자가 동반하지 않으면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자신의 요구가 거절당한 것에 격분한 A씨는 응급실 내에서 이성을 잃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A씨는 C간호사를 향해 야 이 , 내가 내 돈 내는데 왜 입원이 안 되는데, 담당 의사 당장 불러와라, 이 가시나야 등 입에 담기 힘든 험악한 욕설과 고성을 내질렀다.

A씨는 다른 응급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는 침상으로 다가가 항의하는가 하면 의료용 카트를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밤 9시 50분경까지 약 13분간 소란을 벌였다.

대구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2025년 4월 1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술에 취해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위력으로 응급의료종사자의 진료를 방해하고 의료용 기물을 손괴한 것으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고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의 난동 등 범행이 지속된 시간이 13분 남짓으로 비교적 길지 않고, 손상된 의료용 기물의 가액이 아주 크지는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무엇보다 피고인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현재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벌금형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응급실 내 의료진을 향한 폭언과 진료 방해 행위는 엄단할 필요성이 크다며 원심이 선고한 벌금 150만원의 형은 피고인의 죄책에 비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이유(양형부당)로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변경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원심이 판결문에 설시한 양형의 이유에다가 A씨의 나이성행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구체적인 수법범행 후의 정황범죄 전력 등 여러 양형 조건들을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면밀히 고려해 보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원)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배척하며,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검사의 항소를 최종 기각했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응급의료의 방해 금지) 및 제60조에는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와 구급차 등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응급의료 종사자 폭행 시 처벌을 강화한 계기는 2018년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2018년 7월 2일자 본지 단독보도: 익산 응급실 의사 폭행, 동영상 보니...코뼈 골절출혈)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본지 단독 및 연속보도를 계기로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나섰고, 국회는의료법응급의료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약 20개 법률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2018년 12월 27일 응급실 폭행 시 처벌을 세분화가중 처분하고, 형법상 심신장애에 따른 감경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에 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5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폭행 사건을 계기로 응급실 밖 응급의료 현장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응급의료법을 개정, 2026년 4월 7일부터는 응급실 장소 개념을 응급의료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확대하고, 상해가 발생하지 않은 단순폭행 시에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 처벌을 받도록 강화했다. 아울러 상담까지 응급의료 방해 금지 대상에 포함하고, 주취자는 자동 감경 사유에서 제외했다. 응급실 폭행으로 ▲상해(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1억원 벌금) ▲중상해(3년 이상 유기징역) ▲사망(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등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8월 10일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 양형기준 설정안을 심의, ▲감경 영역(징역 8개월 이하) ▲기본 영역(징역 6개월1년 6개월) ▲가중 영역(징역 14년) ▲특별조정(최대 징역 5년) 등을 권고했다.

응급의료 종사자 폭력 및 응급의료 방해 행위는 의료진의 안전뿐만 아니라 촌각을 다투는 다른 응급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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