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성별확정의료, 의료체계·사회 함께 해결할 과제"
성별확정의료는 의료체계와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 차원에서 다가서야 합니다.
국내 트랜스여성과 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된 논바이너리(성별을 남성여성 둘로만 나누는 이분법에서 벗어난 성별 정체성) 성인의 성별확정수술 이용 현황과 미충족 필요를 분석한 다기관 연구가 국제학술지 LGBT Health에 게재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체 참여자의 29.8%만이 한 가지 이상의 성별확정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반면 90.6%는 원하지만 아직 받지 못한 성별확정수술 또는 관련 시술이 한 가지 이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코호트 연구인 KITE(Korean Initiative for Transgender Health)의 자료를 활용해, 2024년 1월10월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한 성인 540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성별확정 호르몬 치료를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는 트랜스여성 440명과 출생 시 남성으로 지정된 논바이너리 성인 100명이었다. 연령 중앙값은 27세였다.
대상자들이 가장 많이 희망한 수술은 외음부성형술 또는 질성형술로, 전체 참여자의 75.0%가 이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고환절제술은 61.7%, 안면여성화수술은 61.3%, 유방확대술은 51.5%가 희망했다. 모발 관련 시술을 원하는 참여자도 75.9%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수술 경험률은 고환절제술 24.6%, 외음부성형술 또는 질성형술 18.9%, 안면여성화수술 11.1%, 유방확대술 10.6%에 그쳤다.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만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미충족 필요는 고환절제술 60.1%, 외음부성형술 또는 질성형술 74.8%, 유방확대술 79.5%로 나타났다.
원하는 수술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80.3%)이었다. 구직을 포함한 사회생활의 어려움(34.1%), 수술의 안전성과 합병증(27.7%), 가족이나 지인의 반대(23.7%), 사회적 낙인과 부정적인 시선(19.7%)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성별확정수술은 건강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따라 수술을 원하는 당사자가 대부분의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며, 의료기관과 숙련된 의료진의 부족, 고용과 학업의 중단 가능성, 사회적 차별도 의료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결희 한림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제1저자)는 모든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성인이 같은 수술을 원하는 것은 아니며, 수술을 원하지 않는 선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에게 필요한 성별확정의료를 원하는 사람이 비용과 차별 때문에 치료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의료체계와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라면서 성별확정수술을 선택적 미용의료로만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개인의 성별정체성과 건강 필요에 따라 제공되는 필수적인 의료의 한 영역으로 이해해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 확대와 함께 전문 의료인력 양성, 안전한 의료기관 확충, 차별 없는 사회환경 조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다기관 자료를 이용해 트랜스여성과 논바이너리 성인의 성별확정수술에 대한 필요, 실제 이용 현황, 접근을 가로막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성별확정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 보장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지원과 차별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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