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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료분쟁조정법 막판 쟁점 공개 "하위법령서 다 푼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의 범위와 중대한 과실 판단 기준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의료사고 설명 의무의 구체적인 이행 방법과 책임보험 의무가입 대상보장범위 등도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이보미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사무관은 11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한국조정학회 공동학술대회 의료분쟁조정법 개정과 발전방향에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주요내용을 주제로 발제하며 개정법의 주요 내용과 현재 검토 상황을 설명했다.
개정법은 의료사고 설명 의무와 책임보험 의무가입을 신설하고 의료인 형사특례를 확대하는 한편, 의료사고 감정조정 절차와 피해자 보상체계도 손질했다. 복지부는 오는 11월까지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형사특례 핵심 고위험 필수의료 및 중대한 과실 기준 팽팽
의료계의 관심이 큰 부분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특례다.
보건복지부는 모든 의료행위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적 개입이 없으면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가운데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를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개정법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를 필수의료 중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고 지체 없는 의료적 개입이 필요하거나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필수의료 자체의 구체적인 범위도 하위법령에서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활용하는 중증질환 분류체계의 전문진료질병군 등 중증도가 높은 질환군과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 12등급 등을 고위험 필수의료 범위 설정의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의료진에게 형사특례를 적용하기 위해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를 어느 정도 구체화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협의하면서 범위를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특례 적용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과실 역시 쟁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이 형사특례 적용 여부를 예측할 수 있도록 20192023년 형사판례 172건을 분석해 중대한 과실을 12개 유형으로 제한적으로 열거했다.
△설명동의와 다른 수술수혈전신마취 △중대한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 및 동의 미비 △기본적인 안전관리 의무의 중대한 위반 △전공의 등 다른 보건의료인에 대한 지시감독 미실시 △통상적으로 수용되는 진료에서 현저히 벗어난 의료행위 등이 포함됐다.
의료계에서는 기본적 안전관리 의무나 현저히 벗어난 의료행위 등의 표현이 불명확해 오히려 의료인의 책임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환자 측에서는 중대한 행위가 12개 유형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을 들어 제한적 열거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와 연구용역을 통해 12개 유형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적용 범위를 마련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의료계에서는 중과실을 너무 폭넓게 인정할 수 있다고 하고, 환자 측에서는 12개로 열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한다며 어떤 내용이 포함되고 예외적으로 제외돼야 하는지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 의무 7일 기산점책임보험 의무화도 도마 위에
의료사고 설명 의무 역시 세부 기준 마련이 필요한 분야다.
개정법은 의료사고 발생 시 사고 경위와 내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사망1개월 이상 의식불명장애 또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관련 사고는 사고 발생 사실을 안 날부터 7일 이내 설명하도록 했다.
설명 과정에서 의료인이 위로나 유감의 표현을 하더라도 이를 재판상 불리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사실을 안 날을 언제로 볼지가 우선적인 쟁점이다. 환자의 상태가 계속 변화하는 경우 어느 시점을 사고 인지 시점으로 볼지, 환자가 사망하거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누구에게 설명할지, 설명 의무 이행을 어떻게 입증할지 등이 남아 있다.
이 사무관은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니 쟁점들이 굉장히 많다며 현재 내용을 구체화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보건의료기관에는 의료사고 지원팀을 구성하도록 해 의료인 개인에게 설명 의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했다.
책임보험 의무가입도 하위법령에서 정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개정법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정부가 보험 약관과 손해평가지급 기준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고액 배상에 대해서는 국가가 일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의원급과 병원급의 자력과 배상 규모 등을 고려해 의무가입 대상을 어디까지 설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보험 보장범위 역시 쟁점이다. 의료계는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장범위를 줄이려는 반면 환자 측에서는 충분한 피해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책임보험 가입은 형사특례 적용 요건 가운데 하나지만, 가입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별도의 과태료 규정은 없다. 의료사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의료기관의 가입 유인을 어떻게 높일지도 과제다.
책임보험 의무화에 따라 기존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는 폐지된다. 다만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의료인이 사고를 내거나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고액 배상이 발생할 경우 피해 보상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후속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불가항력적 분만사고에 한했지만, 개정법은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로 인한 의료사고까지 보상 대상으로 확대했다.
현재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 한도는 최대 3억원이다.
보건복지부는 고위험 필수의료의 경우 환자 자체가 중증이거나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어디까지를 불가항력으로 볼 것인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해 형사특례 적용을 위한 판단 절차도 마련했다. 위원회는 해당 사고가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해당하는지,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심의한다. 법조계의료계환자단체공공기관에서 각각 5명씩 총 20명으로 구성하며, 수사기관뿐 아니라 보건의료인과 환자도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심의기간은 최대 150일이다. 위원장은 심의기간 동안 수사기관에 피의자 출석 요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연간 약 750건의 의료사고가 형사입건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의료인에게는 입건과 수사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료사고심의위 신설조정 자동개시 확대감정위원 최대 1000명으로
감정조정 절차도 개편된다.
감정위원회는 의료행위의 적절성과 결과 사이의 관련성을, 조정위원회는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판단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했다. 감정위원은 기존 100300명에서 3001000명으로, 조정위원은 100500명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조정 신청을 받은 피신청인은 14일 이내 조정에 응할지 여부를 밝히도록 하고, 불응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만 각하하도록 절차를 변경했다.
자동개시 대상도 기존 사망1개월 이상 의식불명중증 장애에서 경증 장애와 필수의료 행위 관련 사고까지 확대된다.
이밖에 의료사고를 경험한 의료인의 트라우마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당사자 기록제도, 무료 분쟁 코칭 제도의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월까지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의견수렴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사무관은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를 회복하고 의료인 입장에서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를 하더라도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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