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폐쇄병상 줄어드는데…정신응급입원 의뢰 한 해 2만 건
정신응급 위기 개입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상급종합병원의 폐쇄병상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제도 연동과 위기 환자가족을 위한 집중면담 골든타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정신응급 인프라 정상화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의료 현장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집중 논의했다.
최준호 이사장은 정부의 제3차 기본계획 발표와 급성기 수가 신설은 정신응급 체계 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이라면서 현장의 병상 축소와 의료진 번아웃을 막고 제도가 온전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실제 진료실과 병동을 지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정신응급 안전망 구축과 급성기 치료 인프라 확충은 국민 생명 보호와 직결된 필수의료 과제라며 제3차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책 제언들을 면밀히 살펴 정책에 적극 조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부회장(명지병원 이사장)은 병원계 역시 중증 정신질환 치료의 공공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나, 가중되는 시설인력 기준과 운영 적자 속에서 병동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적 고충이 크다라면서 의료기관들이 필수의료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제도적 유인과 행정적 지원이 함께 뒷받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병철 보험위원장은 거꾸로 가는 정신응급 의료 체계를 현실을 토로했다.
현재 경찰의 응급입원 의뢰는 2022년 1만 251건에서 2025년 2만 839건으로 3년 만에 103%나 늘었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 건강정신의학과 폐쇄 병상은 955개(2015년)에서 914개(2024년)로 오히려 줄었다. 또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역시 6345명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조현병 계열 수용자는 31.7% 급증하는 등 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친 환자들이 사법 체계로 유입되는 치료의 사법화 현상도 깊어지고 있다.
어떤 정책부터다듬어야 할까.
이병철 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연동 ▲31일 이후 급성기 보상 공백 해소 ▲정신응급 위기 개입을 위한 집중면담 골든타임 건보 제도화 등을 정책 보완 과제로 제시했다.
먼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연동을 통해 단순 입원료 인상만으로는 이미 폐쇄된 병동을 재가동하기 어려운 만큼,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정신과 폐쇄병동 운영을 예비지표 등으로 연동해 대형병원의 필수의료 인프라 유지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
31일 이후 급성기 보상 공백 해소도 이뤄져야 한다. 2025년 9월 신설된 급성기 집중치료실 입원료의 정합성을 심평원 청구자료로 분석한 결과, 입원 환자의 75.1%가 30일 이내에 퇴원하고 30일 외래 연계율도 90.9%에 달해 정책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30일을 초과하는 중증 난치 환자(24.9%)에 대해 31일째부터 발생하는 보상 공백을 메울 대책이 필요하다.
정신응급 위기 개입을 위한 집중면담 골든타임 건보 제도화도 시행돼야 한다. 현행 단시간 면담 위주의 수가로는 급성기 자타해 위험 평가와 가족 위기 중재 등 고난도 행위를 담아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위험 환자를 안정화하는 집중 위기개입 면담(30분 이상)과 자살위험 환자 가족을 지원하는 고위험군 가족 심층상담을 건강보험으로 시범 제도화해야 한다.
패널 토론에서는 법제도, 병원 경영, 임상 현장의 전문가들의 고언이 이어졌다.
김종우 경희대병원 교수는 저수가 구조와 만성적인 의료 인력 이탈, 병상 운영에 따른 누적 적자로 인해 대형병원들조차 병동을 축소하거나 폐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경영 현장의 뼈아픈 현실이라며 의료기관이 병동 유지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인력 기준 개편과 실질적인 경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해우 신경정신의학회 법제사법위원장(동국대의료원)은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입적심) 사후 판결 등으로 인한 주치의 사법 리스크가 의료진으로 하여금 급성기 환자 진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장애물이라며 입원 단계의 법적 판단 책임을 공공과 사법 체계가 분담하는 사법입원제 도입을 통해 전문의가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비자의입원 요건 중 자타해 위험의 기준이 모호해, 당장 물리적 폭력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 이송이 거부되며 적기 치료를 놓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라면서 모호한 입원이송 기준 개선과 함께 위기 환자와 가족을 안정시킬 전문의 집중면담이 제도화돼야 치료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소희 대외협력홍보위원장(국립중앙의료원)은 오늘 토론회는 정부와 병원계, 학회, 임상 현장이 한자리에 모여 제도와 현장 사이의 현실적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 뜻깊은 자리라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연동과 집중면담 골든타임 제도화 등 현장에서 제시된 합리적 대안들이 정부의 제3차 기본계획 실행 과정에 전향적으로 반영되어 촘촘한 정신응급 안전망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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