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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의사회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 수용 강요법 될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을 두고 응급의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의 근본 원인인 병상인력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 최종치료 역량 부족 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의 수용 의무와 이송체계만 강화할 경우 오히려 응급의료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18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상임위 통과에 대한 입장을 내고 이번에 통과된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은 응급실 미수용을 절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대안은 김윤김선민윤준병이주영한지아허영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8건의 법률안을 통합조정한 것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와 응급의료기관의 역할을 정비하고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 등을 담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명칭을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변경하고, 응급실 전담 당직전문의가 최소 2인 1조로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우선 개정안에 담긴 수용 곤란의 정당한 사유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시설이나 인력, 장비 부족뿐 아니라 최종치료 인력의 부재 등을 수용 곤란의 사유로 인정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일률화하기 어렵고, 급변하는 응급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입증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해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면 결국 현장에 무조건적인 환자 수용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응급실의 진료능력을 실시간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응급실은 환자 유입과 중증도, 병상 상황, 의료진의 진료 가능 여부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만큼 매시간 수용 불가 상황을 확인하고 보고하는 체계 자체가 현장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과거 내 손안의 응급실과 같은 정보가 실제 응급실의 진료 가능 여부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실제로는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수용 가능한 것으로 오인돼 그 책임은 현장 의료진이 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나 119구급상황실 등이 특정 의료기관을 이송병원으로 지정하는 체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종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외부 기관이 특정 병원으로 이송을 강제할 경우 이미 치료 중인 환자와 새로 이송된 환자 모두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송을 지시한 기관과 실제 환자를 수용한 의료진 사이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용을 강제하는 것은 또 다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책임 면제 조항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의사회의 주장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형사책임 감면에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방향으로 변화한 점은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하면서도, 면책의 전제가 되는 중대한 과실의 범위가 모호하다면 현장의 법적 불안은 해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의료분쟁조정법상 중과실 조항을 거론하며 현장의 법적 부담과 위험이 여전히 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명칭만 변경한다고 해서 중증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역량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증환자부터 중증환자까지 모든 환자가 응급실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만성적인 병실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증환자를 위한 진료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송체계를 법제화하는 것뿐 아니라 배후진료 역량과 인력시설 확보 등 응급의료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관련 법안도 발의된 바 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강요받을 때 현장의 의료진이 택할 수 있는 길은 극단적이거나 절망적인 선택뿐이라며 이미 많은 전문의들이 현장을 등지고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안의 후속 조치 과정에 응급의학과 현장 전문가를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법안 조율과 후속 시행규칙 개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과정에도 응급의학과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아무런 법적 보호조치 없이 광역상황실이나 구급상황실이 응급환자의 수용을 강제하려 할 경우 전 회원들과 함께 전원조정센터 및 구급상황실 근무를 거부하는 것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의 해법으로 법적 위험성의 실질적인 감소와 응급실 과밀화 해소,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의사회는 응급실에 환자를 데려다 놓기만 한다고 해서 환자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며 눈앞의 수치만을 개선하려는 무책임한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진심으로 환자를 살리며 의료진에게 희망을 주는 진정성 있는 입법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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