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전문직업성 구현을 위한 '의사면허관리원' 필요성(4)
[목차]
① 전문직 자율규제와 공정한 책임 체계
② 환자 안전과 국민 신뢰를 위한 민원분쟁 대응
③ 면허 등록과 지속적 전문성 개발
④ 정확한 의료 인력 자료의 구축과 정책 지원
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면허협력과 거버넌스
자율규제의 공백은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처벌 증가뿐만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도 의료체계를 흔든다. 바로 활동 의사 수와 지역별전문과목별 분포에 관한 정확한 자료의 부재다.
한국은 면허를 발급한 이후 해당 면허가 실제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진료에 사용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현재 보유 면허 수와 실제 활동 의사 수는 같지 않으며, 근무 지역, 전문과목, 근무 형태, 임상교육연구행정 업무의 비중, 은퇴 계획과 경력 단절 여부 등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반면 프랑스의 의사면허관리기구인 Conseil National de lOrdre des Medecins(CNOM)은 의사의 진료 활동 여부, 전문과목, 근무 지역과 근무 형태, 연령과 성별, 은퇴 계획, 외국 의사의 유입과 이탈 현황 등을 포함하는 정교한 등록 자료를 실시간으로 갱신하며, 이를 근거로 2040년까지의 의사 수 증가와 인력 구조 변화를 구체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확한 자료는 의사 수를 둘러싼 논쟁을 정치적 공방이 아닌 근거 기반의 논의로 이끄는 토대가 된다.
반면 의사 자료의 공백은 단순한 행정적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사 수급과 지역 불균형의 크기와 원인을 놓고 서로 다른 추정과 근거에 의존하면서,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대화보다는 정치적 공방이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2024년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전공의 다수가 수련병원을 이탈하고 의료 공백이 장기화된 이른바 의정 사태는, 신뢰할 수 있는 인력 자료와 이를 근거로 한 사회적 합의 절차가 부재한 상태에서 정책 결정이 이루어질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 여파 속에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인력 공백은 오히려 가속화되었고,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정책은 다시 강한 반발에 부딪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자료는 의사 수를 늘리거나 줄이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별 의료접근성, 필수의료 수요, 업무량과 생산성, 의료전달체계의 변화를 함께 분석하기 위한 공공 자산으로 축적하고, 개인정보는 엄격히 보호하되 정책에 필요한 집계 자료와 연구 자료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확한 자료 없이는 어떤 정책도 신뢰를 얻기 어렵고, 신뢰 없이는 어떤 개혁도 지속되기 어렵다.
현재 진료 활동 여부와 주요 업무, 전문과목과 세부 전문 분야, 근무 지역과 의료기관 유형, 상근시간제개원봉직 등 근무 형태, 보수교육과 면허상 조건, 외국 의사의 유입과 국내 의사의 해외 이동 등에 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축적해야 지역별전문과목별 인력의 실제 공급을 평가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의정 사태와 같은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의사면허관리원은 누가 실제로 진료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최신 등록부를 올바르게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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