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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얼굴만큼 커진 턱 혹' 7세 탄도, 한국서 95% 제거·숨 되찾아

홍완기 기자2026.09.17 10:31
베드에 실린 탄도 군이 수술실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베드에 실린 탄도 군이 수술실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턱과 목을 뒤덮을 정도로 자란 혹 때문에 숨쉬기와 음식 섭취, 말하기까지 어려움을 겪던 아프리카 소년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선천성 희귀질환인 정맥림프관 기형을 앓고 있던 에스와티니 국적 탄도(Thandolubanduzi Sinemphilo7) 군을 지난달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을 시행했다고 17일 밝혔다. 병원은 치료에 필요한 진료비 약 9000만원을 전액 지원했다.

탄도 군은 생후 3개월 무렵 왼쪽 목에서 처음 병변이 발견됐다. 정맥림프관 기형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과 림프관이 덩어리를 이루는 질환으로, 신생아 약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도 군의 병변은 작은 낭종들이 근육과 신경, 혈관 사이로 퍼지는 미세낭성 유형이었다. 정상 조직 깊숙이 침투하는 특성 때문에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수술 난도도 높다.

경제적 어려움도 치료를 가로막았다. 탄도 군은 친모와 계부, 생후 6개월 된 여동생과 방 한 칸 규모의 집에서 생활했다. 트럭 운전기사인 계부의 월 소득은 약 125달러 수준으로, 현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치료가 지연되는 사이 병변은 턱과 목을 덮을 정도로 커졌다. 얼굴에 커다란 혹이 생기면서 말하기도 어려워졌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들어 학교에도 다니지 못했다.

탄도 군의 사연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문을 통해 세브란스병원에 전해졌다. 최재영 연세의대 학장의 요청으로 치료 가능성을 검토한 뒤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이비인후과)와 의료선교센터, 사회사업팀이 검사자료와 치료 여건 등을 확인했다. 이후 탄도 군은 세브란스병원의 해외 환자 초청 치료사업인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GSGC) 대상자로 선정됐다.

정밀검사에서 병변은 이미 턱과 목의 정상 조직 깊숙이 퍼져 있었다. 기도를 압박해 기도 자체가 옆으로 밀려 있었고, 삼키고 씹거나 목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근육에도 광범위하게 침범한 상태였다.

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설하신경과 입꼬리를 움직이는 안면신경, 얼굴과 목에 혈액을 공급하는 외경동맥까지 병변에 둘러싸여 있었다. 특히 후두가 정상 위치에서 크게 밀려 있어 수술 전 기도 확보부터 쉽지 않았다.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이비인후과)가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이비인후과)가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의료진은 기도 확보에만 약 40분을 들였고 마취와 수술 준비에도 2시간가량이 필요했다.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는 기도를 확보하면서 외형 변형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삼키고 말하는 기능을 보존하는 데 수술의 초점을 맞췄다.

수술을 통해 제거한 병변은 가로 15㎝, 세로 10㎝에 달했다. 김다희 교수는 전체 병변의 약 95%를 제거했다. 다만 혀뿌리와 구인두까지 퍼진 병변 일부는 남겼다. 해당 부위까지 무리하게 제거할 경우 재건 수술이 필요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병변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것보다 향후 아이가 먹고 말하는 기능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수술에는 이비인후과와 마취통증의학과를 중심으로 소아혈액종양과, 소아중환자의학과, 소아감염면역과, 사회사업팀 등이 참여했다. 소아혈액종양과는 남은 병변의 증식과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시롤리무스 치료를 상담했고, 소아중환자의학과는 수술 직후 집중 치료를 담당했다. 입원 중 가래에서 균이 검출됐을 때는 소아감염면역과가 치료에 참여했다.

정맥림프관 기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병변이 계속 커지면서 기도를 막아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연하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이 손상되면 음식물을 삼키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얼굴과 목의 변형이 심해지면서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다희 교수는 국내에서는 대부분 영아기에 병변을 발견해 치료하기 때문에 탄도처럼 치료가 지연돼 얼굴 크기만큼 자란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 것보다 아이가 앞으로 잘 먹고 말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탄도 군이 에스와티니로 돌아간 뒤에도 남은 병변의 치료와 경과 관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롤리무스 복용 및 정기 혈액검사 관련 진료소견서를 전달했다. 추적 관찰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병원과도 연계했다.

치료 과정에서 탄도 군에게는 새로운 장래 희망도 생겼다. 자신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지켜본 탄도 군은 저도 저를 고쳐준 선생님처럼 멋진 의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의 GSGC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현지 의료 수준의 한계로 치료받지 못하는 해외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치료하는 사회공헌사업으로,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와 탄도 군, 탄도 군의 어머니 셋이 퇴원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김다희 연세의대 교수와 탄도 군, 탄도 군의 어머니 셋이 퇴원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제공=세브란스병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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