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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법' 만든 폭행 사건, 정작 법정에선 '면소'…왜?

홍완기 기자2026.09.16 16:31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 ⓒ의협신문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 ⓒ의협신문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 폭행 사건이 피고인에 대한 면소 판결로 일단락됐다.

수원지방법원은 16일 김진주 교수 폭행 사건과 관련해 업무방해 및 모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면소를 선고했다.

앞서 피고인은 같은 사건으로 폭행죄 약식명령을 받아 벌금형이 확정된 상태였다. 재판부는 이후 기소된 업무방해모욕 혐의 역시 기존 폭행과 하나의 일련된 행위 과정에서 발생해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만큼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면소를 선고했다.

면소는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실체적으로 판단한 결과가 아니라, 이미 확정된 판결 등이 있어 형사재판을 더 진행할 수 없는 경우 선고되는 결정이다.

김진주 교수는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지만 면소로 귀결됐다며 소회를 밝혔다.

먼저 이번 판결의 배경으로 사건 초기 경찰 수사 과정을 지목했다.

김 교수는 면소가 된 이유는 판결문을 받아봐야 정확하겠지만, 3일 만에, 길게 잡아도 4일 만에 사건을 현장에서 받아간 간이조서 1장으로 귀결시킨 (구)영통경찰서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경찰이 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충분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폭행 혐의를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하면서, 이후 다른 혐의에 대한 판단까지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아무리 법을 바꿔도 경찰에서 초기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특히 요즘같이 경찰의 수사권이 커져버린 지금은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실제 이 사건은 폭행 혐의에 대한 약식명령이 먼저 확정된 이후 업무방해모욕 등 추가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을 구하는 과정에서 쟁점이 복잡해졌다.

김 교수 측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폭행이라는 점에서 응급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하지만 폭행죄에 대한 형사절차가 먼저 확정되면서 이후 기소된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의 실체 판단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번 판결 역시 피고인의 업무방해모욕 행위에 대해 법원이 유죄 또는 무죄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앞서 확정된 폭행죄 판결과의 관계 때문에 형사재판을 통해 다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 페이스북 글 ⓒ의협신문
김진주 아주의대 교수 페이스북 글 ⓒ의협신문

김진주 교수 폭행 사건은 응급의료진에 대한 폭행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사건 이후 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행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해당 사건은 응급의료인 폭행 처벌과 보호를 강화하는 이른바 김진주법 논의로도 이어졌다.

응급의료법 개정을 통해응급의료 방해 금지 대상에 상담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폭행에 대한 처벌이 적용되는 장소를 응급실에서 응급의료를 실시하는 응급실 외 장소까지 확대했다. 더불어폭행 피해를 입은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명확히 하고, 폭행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건 초기 수사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그동안 김 교수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었음에도 응급의료법 위반이나 업무방해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단순 폭행죄로 먼저 처리됐고, 결국 이후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실체적인 판단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진주 교수님께서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해 주신 덕분에 응급의료진 폭행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사회에 알려졌고, 응급의료인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역시 이날 자신을 도운 의료계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교수는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수를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크다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형사사건은 면소로 마무리됐지만 민사소송은 계속된다.

김 교수는 민사 변론기일 시작이 10월이라고 밝혀 손해배상 소송을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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