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피부과 전문의라더니 한의사?" 불법 광고 처벌은 '솜방망이'
피부과 전문의를 사칭하는 한의사부터 비만전문인증의, 디스크 치료 전문 한의사 등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을 내세우는 광고까지 환자를 현혹하는 불법 의료광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사의 전문의 오인사칭 광고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 효과를 내세운 광고가 적발되고도 대부분 단순 행정지도에 그치면서, 허위과장 의료광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위원국회 부의장)이 16일 공개한 전국 16개 시도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접수된 불법 의료광고 위반 민원은 모두 856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과태료 부과나 고발 등 실질적인 행정제재로 이어진 사례는 37건으로, 전체의 4.3%에 불과했다. 반면 689건(80.5%)은 단순 권고 수준의 행정지도에 그쳤다.
실제 민원 사례를 보면 한의사 관련 전문의 사칭 및 오인 광고가 적지 않았다.
한의사가 피부과 전문의를 사칭하거나, 비만전문인증의, 디스크 치료 전문 한의사 등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자격이나 전문성을 표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통증 없음 등 치료 결과를 단정적으로 표현하거나, 고주파 온열치료기와 고용량 비타민 정맥주사가 암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치료 효과를 내세운 광고도 적발됐다.
일반인이 특정 병의원이나 약국을 탈모 성지로 홍보하거나 치료 경험담을 활용한 블로그 체험단 후기 등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광고도 민원 대상에 포함됐다.
문제는 이 같은 광고가 적발된 이후에도 실제 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의 사칭이나 오인 표방 광고의 경우 86% 이상이 단순 행정지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유형의 광고라도 어느 지자체가 관할하느냐에 따라 고발이나 과태료 처분부터 단순 행정지도까지 제재 수준이 크게 달랐다.
의료광고와 간판명칭 위반을 합산한 전체 민원 1252건으로 범위를 넓혀도 실질적인 행정제재는 113건, 제재율은 9.0%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전체 민원 51건에서 실질 행정제재가 한 건도 없었으며, 강원도 역시 9건의 민원 가운데 제재 건수가 0건이었다.
인천광역시(1.2%), 광주광역시(4.7%), 서울특별시(5.3%) 등 주요 지자체도 실질 제재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2건의 민원 모두 제재로 이어졌으며, 경상북도는 93.8%, 경상남도 44.0%, 충청남도 35.1%의 제재율을 기록했다.
간판이나 명칭을 포함한 전체 의료광고 위반을 놓고 보더라도 지자체에 따라 행정처분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특히 의료인의 전문성을 오인하게 하는 광고는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의 여부나 진료 분야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치료 선택으로 이어질 경우 단순 광고 위반을 넘어 환자 안전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인순 의원은 허위과장된 표현을 쓰며 환자를 유인하는 과대광고에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별 처분 기준의 불균형과 미온적 대처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 요건을 일원화하고 상시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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