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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의료데이터, 의학연구 활용 길 열어야

송성철 기자2026.09.07 17:41
정다운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변호사)는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지 [의료법학] 최근호(제27권 제1호)에 발표한 '사망자 의료데이터의 연구 활용 방안' 논문을 통해 사망자 의료데이터 연구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정다운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변호사)는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지 [의료법학] 최근호(제27권 제1호)에 발표한 사망자 의료데이터의 연구 활용 방안 논문을 통해 사망자 의료데이터 연구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를 신약과 치료법 개발, 질병 예방 등 의학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의료생명윤리와 관련한 현행 법체계는 살아있는 사람을 전제로 하고 있고,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만으로는 법적 근거와 연구 활용 범위가 불명확해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다운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변호사)는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지 의료법학 최근호(제27권 제1호)에 발표한 사망자 의료데이터의 연구 활용 방안 논문을 통해 사망자 의료데이터 연구 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건의료데이터에는 진료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의무기록, 처방진단 정보, 입퇴원 기록, 의료영상 등 진료데이터를 비롯해 유전체단백체 등 오믹스 데이터, 의료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등을 담고 있어 사회 전체의 보건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사망자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부재한 실정이다.

정다운 교수는 의료법은 살아있는 사람과 사망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어 사망자 진료기록도 규율 대상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역시 살아있는 사람에 한정되는지 여부를 규정하지 않아 생명윤리법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사망자는 동의를 할 수 없음에도 생명윤리법에서는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현행 법령의 한계를 짚었다.

보건복지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망자 의료데이터의 과학적 연구 활용 기준과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는 가명 처리를 통해 환자 식별 가능성을 낮추고, 기관위원회 심의 또는 심의 면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나 가명정보 처리 과정에서 사망자 및 유족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즉시 처리를 중지하고 지체 없이 회수파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교수는 가이드라인만으로 사망자 의료데이터 활용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법상 가명 정보 처리 특례는 살아있는 정보 주체를 전제로 하는 만큼 사망자 의료데이터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가명 처리 과정에서 연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희귀질환이나 유전질환 연구에서는 발생경과유전적 특성진료 이력 등 질병의 진행 과정과 치료 효과 분석을 위한 중요한 정보임에도 비식별화 과정을 거치면서 데이터의 연구 활용 가치가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갑작스레 발생 시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를 신속하게 연구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가명처리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의료현장에서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정 교수는 대안으로 미국의 건강보험 이전 및 책임법(HIPAA)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은 HIPAA Privacy Rule을 통해 사망자의 개인식별 건강정보도 사망 후 50년 동안 보호하면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50년 이전이라도 연구 목적으로 동의 없이 건강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은 연구 목적에 한정하며, 해당 건강정보 주체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요청하는 건강정보가 연구 수행에 필요하다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망자의 개인 대리인이나 유족의 동의 없이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 교수는 이를 참고해 보건의료데이터의 보호와 활용 기준을 명확히 규율한 보건의료데이터 기본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보건의료 데이터의 개념과 보호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는 동시에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는 연구에 필요시 예외적으로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자는 것이다.

개인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고려해 의료데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근거 법률을 마련하고, 특히 사망자에 대한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정 교수는 의료인 본인이 진료해 수집한 의료데이터는 해당 환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축적한 것이므로, 다른 기관에서 생성한 단편적인 데이터에 비해 정보의 완결성과 진단적 가치가 더 높다면서 의료인이 사망자의 의료데이터를 자신의 책임 하에 가명처리 없이 사용하여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가치 있는 데이터 활용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안상훈 의원 대표발의, 2024년 10월 31일)과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안(권칠승 의원 대표발의 2026년 6월 30일/전진숙 의원 대표발의, 2026년 8월 26일)이 회부돼 심의 중이다. 하지만 안상훈전진숙 의원안은 사망자의 보건의료정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권칠승 의원안에서 사망자 보건의료정보의 2차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특례 조항을 담고 있다. 다만 가명처리 없는 원본 활용이나 사망 후 10년 경과 시 가명처리 없는 활용 등은 제외하고 있어 사망자 의료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칠승 의원안은 ▲환자가 본인의 개인보건의료정보를 민간기관(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으로 직접 전송토록하는 전송 요구권 ▲비의료기관이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의 범위를 정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행위 해당 여부를 유권해석 및 가이드라인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익적 목적의 정보사업을 위해 의료기관에 보건의료정보 제출 요청권 등은 의료계가 의료정보 상업화정보 유출 문제무면허 의료행위 합법화의료기관 데이터 자율권 침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해 온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법률안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진숙 의원안 역시 △보건의료정보 전송요구권(의료 마이데이터) 법제화 △정부의 강제적 보건의료정보 수집 및 제출 의무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비의료 기관의 의료행위 침해 △보건복지부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의료기관 출입검사권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등에 보건의료정보 수집 및 자료 제공 요청 협조 책무 부여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표준화 준수 등을 규정하고 있어 의료기관에 일방적으로 행정 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데이터 자율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며,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면허체계를 흔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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