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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법조계, 이소희 의원 '의료사고 이력 공개' 중단 촉구

홍완기 기자2026.09.11 14:23
유병현 한국조정학회장(고려대 법학연구원 분쟁해결센터장) ⓒ의협신문
유병현 한국조정학회장(고려대 법학연구원 분쟁해결센터장) ⓒ의협신문

의료인의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을 공개하는 방안을 두고 법학계의 공개적인 중단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엔 한국조정학회장의 입을 통해서다.

유병현 한국조정학회장(고려대 법학연구원 분쟁해결센터장)은 11일 고려대학교 CJ법학관에서 열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한국조정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의료사고 이력 공개 입법에 대해 어렵게 구축한 사법안전망과 환자안전 중심의 법체계를 거꾸로 되돌릴 우려가 있다며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병현 회장은 개회사에서 의료사고 이력 공개 논의를 직접 언급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의료인의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을 공개하자는 입법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다며 환자의 알 권리와 생명신체의 보호가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의료법제는 이제 선의의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를 형사처벌과 낙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피해구제와 설명조정, 보고와 학습을 통해 환자안전의 문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의료분쟁조정법 개정도 바로 그러한 법정책적 선택의 중요한 한 축이다. 의료사고 관련 판결 이력을 다시 공적인 낙인의 대상으로 만드는 입법은 이러한 의료법제의 기본 방향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의 발언은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사고 이력 공개제 도입 논의에 대한 사실상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앞서 이소희 의원은 지난 7월 국회 토론회를 열고 환자가 진료수술 전 의료인의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공론화했다. 이 의원은 환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의료사고 피해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오르는 국민은 없어야 한다며 객관적인 공개 기준과 의료인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하겠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의료사고 이력이 공개될 경우 사고의 원인이나 진료 난이도 등 맥락과 관계없이 해당 의료인이 사고 의사로 낙인찍힐 수 있고, 고위험 환자 진료를 기피하는 방어진료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유병현 한국조정학회장(고려대 법학연구원 분쟁해결센터장) ⓒ의협신문
유병현 한국조정학회장(고려대 법학연구원 분쟁해결센터장) ⓒ의협신문

유 회장은 앞서 지난 8월 법률신문 기고를 통해서도 의료사고 이력 공개제 도입이 단순한 정보공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법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7년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의 대응을 형사처벌 중심에서 책임보험과 분쟁조정, 사후 설명 등을 통한 피해구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고위험 필수의료의 경우 책임보험 가입과 사후 설명의무 이행 등을 전제로 공소 제기를 배제하고, 일반 의료행위에서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환자의 의사에 반한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 회장은 이를 두고 의료사고를 곧바로 형사절차로 연결하기보다 책임보험과 분쟁조정, 성실한 설명을 통해 해결하도록 법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유 회장은 어렵게 구축한 사법안전망과 환자안전 중심의 법체계를 거꾸로 되돌릴 우려가 있는 만큼, 이러한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료사고 발생 이후 의료인의 책임을 묻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최근 입법 흐름에서, 확정판결 이력을 별도로 공개하는 제도를 추가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상반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유 회장의 판단이다.

특히 의료사고를 개인의 책임 추궁에만 머무르게 하기보다 사고 이후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원인을 분석해 재발을 막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의료감정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조정 결과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공정한 의료감정이 그 토대가 돼야 한다며 개정법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을 담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새롭게 도입되는 의료사고 사후 설명의무에 대해서도 기존 의사의 설명의무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의료현장에서 무엇을 어느 범위까지 설명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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