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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분신술' 요구? 환자 수용 거부 처벌에 비판 성명

홍완기 기자2026.09.10 11:19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대법원이 3년 전 10대 추락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숨진 이른바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건과 관련해 당시 환자 수용을 거부한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비극은 반드시 막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환자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식의 책임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특히 응급실의 의료진과 병상, 수술실 등이 한정돼 있는 만큼 특정 전문과 의료진이 이미 다른 중증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투입된 상황에서는 새로운 환자를 즉시 치료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에 행정처분을 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현장의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가보다 환자를 받지 않았을 때 처벌받는가를 먼저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대법원이 이른바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서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데 대해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비극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응급의료기관이 현실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환자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식의 책임을 부과한다면, 그 결과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응급실은 무한한 의료자원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전문의와 간호인력, 병상, 수술실은 한정되어 있고, 특정 전문과 의료진이 이미 다른 중증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투입된 경우 새로운 환자를 즉시 치료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의료진 부족과 응급실 과밀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했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의료기관에 행정처분을 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현장의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가보다 환자를 받지 않았을 때 처벌받는가를 먼저 걱정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무리한 환자 수용이 기존 중증환자의 치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정된 의료진이 감당할 수 없는 환자를 무조건 수용한다면 이미 치료 중인 환자의 수술이나 처치가 지연될 수 있다. 결국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른 환자의 치료 기회를 빼앗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응급의료의 위기는 개별 병원의 책임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의료인력 부족, 응급실 과밀화, 전문과별 진료 공백, 병원 간 전원체계 미비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의료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어느 병원에서 어떤 환자를 즉시 치료할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국가적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의료기관이 객관적으로 수용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경우를 정당한 수용 불가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불명확한 기준 아래 행정처분과 법적 책임만 강화한다면 의료진의 방어진료와 응급환자 기피를 오히려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요구한다.

응급의료정책의 실패를 의료기관에 떠넘기지 말라.

의료진에게 불가능한 의무를 강요하지 말라.

처벌보다 먼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라.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무조건 환자를 받으라는 명령이 아니다. 환자를 받을 수 있고,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환자 안전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책임 강화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의료인력 확충과 응급실 과밀화 해소, 신속한 전원체계 구축, 의료진에 대한 합리적인 법적 보호를 포함한 근본적인 응급의료 개혁에 나서야 한다.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료진을 처벌하는 응급의료가 아니라, 의료진이 두려움 없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

202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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