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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배장환 소장 '지역의료' 해법에 "지역 내 진료, 정책적 결단 필요"

홍완기 기자2026.09.09 16:49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은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에 화상을 통해 패널로 참석했다. ⓒ의협신문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은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에 화상을 통해 패널로 참석했다. ⓒ의협신문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더라도 무너진 의료전달체계와 수도권 환자 쏠림,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 부족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위원회나 협의체를 만드는 것보다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지역에서 치료받도록 만드는 의료전달체계와 정책적 결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배장환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은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 의료정책포럼에서 거버넌스만 가지고 지역의료를 활성화할 수는 없다며 의과대학 학생 때 배웠던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장환 소장은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부산의 종합병원에서 2년째 진료하고 있는 경험을 소개하며, 지역의료 문제를 학술적제도적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현실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먼저 의과대학 시절 보건의료정책을 배우면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핵심 과제로 강조됐던 점을 언급했다.

특히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서 2차3차 의료기관으로 이동할 때 환자나 보호자의 선호가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의료전달체계의 기본 원칙이었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학생 때는 답을 잘못 쓰면 혼내던 교수님들이 학회장이 되고 나서는 왜 그런 말씀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그런 것 때문에 정말 배신감으로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의료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는 수도권 환자 쏠림을 지목했다. 제주와 충북 등에서 매년 상당수 환자가 수도권으로 진료를 받으러 이동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지역에서 치료할 수 없는 중증고난도 환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배 소장은 고도의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당연히 옮겨야 한다며 그런 환자들은 정부가 이송을 지원하고 교통비라도 대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에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까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면 가능한 한 권역 내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거나, 권역 밖으로 나갈 경우에는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등 정부의 정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런 이야기를 정부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거점병원과 지역의료원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 소장은 충북대병원 재직 당시 권역응급의료센터장과 권역심뇌혈관센터장 등을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거점병원과 지역의료원이 각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거점병원에서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고위험 환자를 보고, 지역의료원에서는 방문진료나 커뮤니티 재활 등 거점병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역할을 맡는 식의 롤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북대병원과 청주의료원이 15분 거리에 있는데 지역의료원에 고가 장비를 계속 사주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거점병원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두고 지역의료원은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가 장비와 건물 등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보다 의료인력과 역할 분담, 연계체계 등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방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역량 부족도 문제로 지목했다. 지자체 보건의료과에는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과 연계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처럼 지방정부에도 지역의 의료문제를 분석하고 의료기관을 조정연계할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근경색뇌졸중 등 지역별 사망률 차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지방정부가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부산울산경남의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사망률이 15년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도 왜 그런지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거버넌스를 만든다고 1년에 네 번 만나 도시락 먹으면서 회의하는 것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돈이 두 번째 문제이고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거버넌스라지만 실제론 중앙집중의료계 참여 필요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 패널 토론자들 ⓒ의협신문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 패널 토론자들 ⓒ의협신문

김창수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역시 현재 추진되는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실질적인 지역 주도형 구조로 이어질지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창수 이사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 연결형 의료를 제공하는 지역 거점병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외형적인 틀은 지역 의료체계지만 내재적인 거버넌스와 지배체계는 복지부 중심의 중앙집중형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의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자체의 역량을 키워야 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와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량 자체를 키워야 한다며 의료계가 가장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데도 이를 제외한 채 정책이 구성되고 있어 실질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도 말했다.

지역의료 거버넌스에 의료계가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이사는 또 지역의료 접근성을 논의할 때 응급의료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응급의료가 아니라 긴급의료(urgent care)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응급실을 방문해 진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외국에 비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봐야 한다며 앞으로 1차의료나 지역 필수의료를 생각할 때 긴급의료를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버넌스 논의, 덕담에 그쳐선 안 돼 지방정부 역량 강화 주문

발제를 맡은 정웅기 존스홉킨스대 보건정치학 박사, 박홍근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원 ⓒ의협신문
발제를 맡은 정웅기 존스홉킨스대 보건정치학 박사, 박홍근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원 ⓒ의협신문

정웅기 존스홉킨스대 보건정치학 박사는 발제를 통해 한국 지역의료 정책이 공공과 민간,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제대로 재정립하지 못한 채 재정 확충과 하향식 접근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웅기 박사는 한국 의료체계 거버넌스의 고유한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공공과 민간의 관계,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개념이 정확하게 구축되지 않은 거버넌스는 단순한 덕담에 그칠 뿐이라며 형식적인 거버넌스 구축을 경계했다.

박홍근 의료정책연구원 연구원은 해외에서는 야간휴일 의료를 개별 의료기관의 연장운영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단위 공동진료망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프랑스독일 등에서는 전화 상담과 초기평가를 통해 환자를 적절한 진료경로로 연계하고, 당직진료와 방문진료 등을 공동진료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진료뿐 아니라 당직대기 시간 자체를 보상해 환자가 적은 시간대에도 진료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며 의료 영속성의 핵심은 야간휴일에 의료기관을 더 오래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의료자원을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조정연계할 것인지에 있다고 밝혔다.

주효진 한국정책학회 연구부회장은 협력적 거버넌스라는 개념이 현재 한국 의료체계에서 실제로 구현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효진 부회장은 대한민국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지역이라는 글자가 붙었다고 진정한 협력적 거버넌스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적 거버넌스의 핵심은 이해관계자의 직접적인 의사결정 참여와 대화신뢰를 통한 장기적인 합의 형성이라는 설명이다.

주 부회장은 우리나라 의료정책은 중앙집권적 주도와 수도권 중심의 자원 집중이라는 특성이 강하다며 현재의 의료체계에서 어떻게 지역 중심으로 갈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에도 경계했다.

주 부회장은 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 등은 각각 다른 사회정책과 의료보장체계를 기반으로 지역의료가 형성돼 있다며 정치와 사회의 역사적 환경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정책의 발전적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소멸 무시한 지역의사제, 성공하기 어려워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 패널 토론자들 ⓒ의협신문
9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의료정책포럼 지역의료체계, 어떻게 볼 것인가?-협력적 거버넌스와 지방정부 역량의 이론화 패널 토론자들 ⓒ의협신문

김재연 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 부회장은 지역소멸이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지역의료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저출산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의 인력이 수도권과 도시로 계속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의사를 아무리 배치해도 그 의사가 볼 환자가 없다는 사실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환자 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군 단위 지역에 의사 인력만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의료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군 단위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고 의료기관도 매년 한두 곳씩 사라지고 있다며 환자가 없는 곳에서 의사만 배치한다고 지역의료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역의사제 역시 지역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지역에서 의사가 환자를 보면서 실력을 키우려면 다양한 환자가 있어야 하는데 지역에는 고령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의사 인력만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자 측에서는 지역에 거주하는 중증 암환자들이 겪는 치료의 단절 문제가 제기됐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대표는 수도권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지방 환자가 발열 등 응급상황을 맞았을 때 지역 응급실과 상급병원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현실을 사례로 소개했다.

변인영 대표는 서울에서 치료받는 지방의 중증 암 환자가 정작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응급 상황을 맞았을 때 서울과 지역 의료 사이에서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누가 어떻게 연결해 줄 것인가가 지역의료 영속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경화 전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책임연구원은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단순히 위원회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완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가 지역에 역할과 책임만 부여하고 권한재정인력은 충분히 넘겨주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만큼, 지역이 실제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자원을 함께 이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거버넌스의 구성 주체와 권한책임, 의사결정 방식 등을 담은 구체적인 실행모형과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전담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의협신문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의협신문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역별 의료격차와 지역 필수의료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정부의 지역의료 정책이 단기단발성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는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료진을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밀양제일병원 사례처럼 지역을 지키던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그동안 수차례 건의하고 토론했지만 여전히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정책 일변도로 가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사제와 관련해서도 제도 도입 자체보다 실제 정착 가능성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은 위원회를 잘 만든다. 내부적으로 토론하고 사업도 정리하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제도가 잘됐는지 잘못됐는지에 대한 평가도 없다며 정책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협의와 실행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료 거버넌스가 새로운 기구나 위원회를 만드는 데 그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결정된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며 권한과 책임, 재정과 인력이 뒷받침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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