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 전문직업성 구현을 위한 '의사면허관리원' 필요성(2)
의료관련 사건사고를 바라보는 현재의 사회적 시각은 우리나라에서 의사 집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의 추락을 가져올 심각할 사안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올해 발표한 [2025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1만 1061건의 의료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돼 이 중 7226건이 조정중재 절차를 밟았다. 2025년 평균 성립금액은 약 932만원으로 2024년(866만원) 대비 약 66만원 증가했다. 법정 처리기간은 90일로, 30일 연장 시 최대 120일에 이른다.
민사 소송 역시 사법연감 통계(1심 기준)를 기준으로 연간 9001100건에 달한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형사사법 절차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피의자로 집계된 의사는 2019년 783명, 2020년 868명, 2021년 645명, 2022년 668명으로, 최근 4년간 2964명(연평균 741명)에 달한다. 이는 의료법약사법국민건강보험법 등 보건의료 관련 법령 위반이 아닌, 업무상과실치사상죄 항목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92023년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만 192명의 의료인이 1심 재판을 받았고, 무죄(28.6%)외에 벌금형(벌금형 집행유예 포함 35.4%)금고형(금고형 집행유예 포함 27.1%)징역형(징역형 집행유예 포함 6.3%)선고유예(2.1%)공소기각(0.5%) 등의 처벌을 받았다.
의료진은 의료행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부작용이나 시술 관련 이상 사건이 발생하면 환자와 보호자의 원망과 비난 속에 경찰과 검찰의 수사와 조사는 물론 법정에 오가며 수억원대 민사 손해 배상과 형사 처벌까지 감당해야 하는 가혹한 사법 위험에 노출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법 위험이 높은 필수진료 분야를 이탈하거나 과잉 진료와 소극 진료로 국민의 의료 안전망이 흔들리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젊은 전공의들이 필수진료 분야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의학과 의료의 지속성 마저 위협받고 있다.
영국독일캐나다 등 해외 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의료 형사 범죄화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캐나다는 지난 100년 동안 15건 기소 중 형사처벌(법정 구속)은 1건에 불과했다.
선진국에서는 수술이나 시술 과정에서 이상 사건 발생 시 사법당국의 처벌보다는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사전 예방과 관리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 의사면허관리기구는 의사 징계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면서, 환자나 사회로부터 의료 활동에 대한 소원불만해명에 관한 사항까지 접수해 처리한다.
영국은 의료에서 과실치사상과 관련한 형사기소가 문제되자 지난 2018년부터 속칭 윌리엄스 보고서(Independent report, Williams review into gross negligence manslaughter in healthcare) 형태로 관련 정책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의료분야에서 나타난 과실치사상에 대한 문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다룬 깊이 있는 보고서로 영국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한다.
영국의사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 BMA)의 문제의식은 민사책임의 체계가 환자 보상과 재발 방지라는 두 목표를 더 잘 달성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윌리엄스 보고서에 담긴 형사처벌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20132018년 6년 사이 총 151건의 조사에서 4건의 형사처벌 사례가 확인됐다. 연간 형사처벌이 약 1.5건 정도다.
영국 의사들이 한국의 형사 범죄화 경향을 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캐나다독일영국에서는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그게 아니다. 피해자는 공적 제도를 통해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가 아닌 이상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기 때문에 형사처벌 사례가 매우 드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의료사고와 비윤리적 행위를 자율규제로 사전 예방하는 시스템이 전무하다. 그 빈자리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비롯한 사후 처벌 위주의 관치(官治) 규제로 메우며 막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식 관치 규제로는 민형사상 의료 소송 감소와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의료분쟁 해결의 본질은 결국 전문가 집단의 자율규제에 있다. 이제는 사후 처벌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사전에 환자 안전을 도모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독립적 전문 기구인 한국형 의사면허관리원을 조속히 설립해야 할 때다.
한국 의료진의 사법 위험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2025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1만 1061건의 의료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돼 이 중 7226건이 조정중재 절차를 밟았다. 민사 소송(사법연감 통계 1심 기준)은 연간 9001100건에 달한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형사 피의자(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는 연평균 741명이며, 20192023년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만 192명의 의료인이 1심 재판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법 위험이 높은 필수진료 분야를 이탈하고, 지원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의료 안전망이 흔들리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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