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건보 국고지원 14.4%에 건보노조·시민사회 "20% 약속 지켜라"
정부가 2027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으로 13조 8000억원을 편성했지만, 법정 지원 기준인 보험료 예상수입의 20%에는 크게 못 미치면서 노동계와 보건의료 시민사회가 일제히 국고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건강보험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타당하다며 수정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41일 만에 정부가 14.4% 수준의 국고지원안을 내놓으면서, 대통령의 발언과 실제 예산 편성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등 보건의료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1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정부에 요구했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일반회계 11조 8000억원,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원 등 총 13조 8000억원이다. 올해보다 약 1조 7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보험료 예상수입액 대비 국고지원 비율은 14.4%에 그친다. 올해 14.2%보다 0.2%포인트 높아졌지만, 법정 기준인 20%와 비교하면 여전히 5.6%포인트 낮다.
건보노조는 단순한 지원액 증가만으로 국고지원이 확대됐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물가와 의료수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보노조는 물가 인상률과 의료수가 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고지원을 감액한 것이라며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 20%는커녕 실질적 감액을 단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 역시 정부의 14.4% 지원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노총한국노총, 보건의료노조, 건보노조 등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건강보험 국고지원 20% 약속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배신당했다며 2027년 예산안을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7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건강보험 국고지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문제는 수정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한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날로부터 불과 41일이 지난 오늘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은 대통령의 말을 뒤집으며 우리를 배신하고 우롱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재정 여력이 부족해 국고지원 확대가 어려운 상황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2027년 총수입은 880조 8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675조 2000억원보다 205조 6000억원, 30.4% 증가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지출은 29.7% 증가하는 데 비해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10.3% 증가하는 데 그친다고 비판했다.
내년 미래대응기금 수입이 당초 예상했던 100조원을 크게 넘어선 162조 3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이 가운데 104조 4000억원이 여유자금으로 적립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여유자금의 한 해 이자만 해도 3조원이 넘는다며 이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만 건강보험 국고지원에 써도 약 18.6%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건보재정을 국가 정책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건보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의정 갈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약 3조 7000억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에 약 2조 1000억원,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약 2조 7000억원 등 8조 6000억원이 넘는 재정을 건강보험에서 투입했다.
건보노조는 이들 사업이 국가의 정책적 책임과 연관된 만큼 일반회계 등 국가 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2020~2023년 방역치료 과정에서 건강보험 재정 8조원 이상이 투입됐다며,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비용을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건보재정에 대한 국가 정책사업의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년도 건강보험료율까지 동결할 경우 재정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27년 건강보험료율은 이달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가 13조 8000억원 규모의 국고지원 확대를 전제로 보험료율 동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계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보험료 동결을 경계하고 있다.
건보노조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3644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연말에는 적자 규모가 2조 837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누적수지도 27조 3844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 역시 중장기적인 재정 부담 요인이다.
건보노조는 2024년 노인진료비가 52조 1935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4.9%를 차지했다며, 내년에는 노인진료비 비중이 전체 진료비의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불제도와 성분명 처방, 비급여, 약가 등 건강보험 지출구조 전반을 재검토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국고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건보노조는 2024년과 2025년 건강보험료 동결은 급격한 고령화에 역행하는 것이었다며 또다시 보험료 동결을 추진한다면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 상승과 의료수가 인상률을 외면한 보험료 동결은 결코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에게 더 큰 사의료비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국고지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향후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국고지원이 종료될 경우 재정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2028년 건강보험료율이 9.4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에 법정 국고지원 기준인 20%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건보노조는 ▲법에 명시된 건강보험 국고지원 20% 이행 ▲정치적 고려에 따른 건강보험료 동결 논의 재고 및 지속가능한 재정대책 마련 ▲보장성 축소와 국민의료비 증가를 초래하는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당장 20% 지원 약속을 이행하라며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하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 건보 국고지원 14.4%에 건보노조·시민사회 "20% 약속 지켜라"
- 심평원, AI 첫 진료비 심사...'무릎관절' 영상판독 첫 적용
- 복지부 2027년도 예산,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 2600억 신설
- 가치기반의료 고도화 나선 서울아산병원 "환자 중심 체계 구축"
- "HPV 9가·폐렴구균 PCV 전환" 질병청, 내년 예산 1조4347억원 편성
- 편두통 예방치료 지침 13년 만 개정 "CGRP 표적치료제 주요 옵션"
- 안국 ‘레보텐션’ 20주년 자축 “새로운 출발점” 다짐
- 신형익 국립교통재활병원장 취임
- ‘자큐보’ 써봤더니...5514명 규모 리얼월드데이터 공개
- 유한양행, 신약개발 외연 넓힌다...케이메디허브와 맞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