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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예방치료 지침 13년 만 개정 "CGRP 표적치료제 주요 옵션"
편두통 예방치료에 대한 미국 임상진료 지침이 13년 만에 개정됐다. 최근 편두통의 발생 기전에 직접 작용하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표적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한 가운데, 새로운 지침에서는 이들 약제가 기존 예방약과 함께 주요 치료 선택지로 제시됐다.
미국신경학회(AAN) 가이드라인 소위원회와 미국두통학회(AHS) 연구팀은 성인 편두통의 약물 예방치료에 대한 새로운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을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8월 31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2012년 발표된 기존 가이드라인 이후 축적된 임상 근거를 종합해 예방치료의 대상과 약제 선택 기준을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버몬트대 라너 의과대학 레베카 버치(Rebecca Burch) 교수를 비롯해 손자 포트레빅(Sonja Potrebic), 사라 탄비어(Sarah Tanveer), 워너 J. 베커(Werner J. Becker) 등 22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2024년 6월 4일까지 발표된 편두통 예방치료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분석 대상에는 총 217개 연구가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최근 몇 년 사이 편두통 예방치료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은 CGRP 표적치료제에 대한 근거가 대폭 추가됐다는 점이다.
CGRP는 편두통 발생 과정에서 통증 신호와 혈관 확장 등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를 차단하거나 수용체를 억제하는 약물이 편두통 예방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주사제인 에레누맙(erenumab), 프레마네주맙(fremanezumab), 갈카네주맙(galcanezumab), 엡티네주맙(eptinezumab)과 경구제인 리메게판트(rimegepant), 아토게판트(atogepant) 등이 있다.
월 4일 이상 편두통이면 예방치료 고려
연구팀은 이번 지침에서 예방치료를 고려해야 할 환자의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했다.
월 4일 이상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월 4일 이상 중등도 이상의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또는 편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한다면 예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방약이 단순히 두통이 매우 잦은 환자에게만 필요한 치료가 아니라는 의미다. 두통의 빈도뿐 아니라 환자의 일상생활과 기능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레베카 버치 교수는 지침 발표와 관련한 설명에서 예방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편두통 환자가 현재 예방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보다 훨씬 많다며 이번 지침의 목표 중 하나는 예방치료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편두통은 월 두통 발생일이 15일 미만이면 삽화성 편두통, 15일 이상이면서 그중 최소 8일에서 편두통의 특징을 보이면 만성 편두통으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두 유형 모두에서 다양한 약제의 효과를 확인했다.
삽화성 편두통에서는 갈카네주맙과 에레누맙이 두통 발생 빈도를 줄이는 데 높은 수준의 근거를 보였다. 아토게판트, 엡티네주맙, 프레마네주맙, 프로프라놀롤, 토피라메이트, 발프로산도 효과가 있다는 중등도 수준의 근거가 확인됐다.
만성 편두통에서는 프레마네주맙, 갈카네주맙, 보툴리눔 독소(onabotulinumtoxinA)의 효과가 높은 수준의 근거를 바탕으로 뒷받침됐다. 아토게판트, 엡티네주맙, 에레누맙, 토피라메이트, 발프로산 역시 두통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또 다른 특징은 특정 약제를 일률적으로 권고하기보다 환자마다 치료 목표와 상황에 맞춰 약제를 선택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약제의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 장기간 사용에 대한 안전성 자료, 비용 등 환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검토한 연구에서는 에레누맙, 프레마네주맙, 갈카네주맙, 엡티네주맙, 리메게판트, 아토게판트, 토피라메이트, 보툴리눔 독소 등이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로 다른 예방약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때문에 특정 약제가 다른 모든 약제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과 동반질환, 치료 목표, 약제의 부작용 가능성, 비용 등을 종합해 치료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임신 중인 환자를 비롯해 환자의 특수한 상황에서 예방치료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이번 지침에 포함했다.
버치 교수는 편두통 예방에는 효과가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약물이 있다며 한 종류의 약물이 잘 듣지 않더라도 다른 종류의 약물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료진과 환자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을 넘어 오심과 구토, 빛이나 소리에 대한 과민반응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업무와 일상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연구팀은 편두통이 평생에 걸쳐 증상이 변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과 기능 저하를 줄이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예방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2년 이후 변화한 편두통 치료 환경과 CGRP 표적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근거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향후 편두통 예방치료 전략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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