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실제 치료역량 평가·'지역투석안전망' 만큼은…
대한신장학회는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지역필수의료법) 시행규칙 제정령안에 대해 필수의료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체계와 지역 내 실제 진료역량 및 진료 연속성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률 제정 취지에 적극 공감하지만, 필수의료 전체를 하나의 종합지표로 평가할 경우 특정 분야의 심각한 의료공백이 다른 분야의 공급 수준에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장학회는 의료기관이나 시설장비가 지역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제공 역량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전문인력 확보 여부와 실제 진료 가능 시간, 의료의 질과 적정성, 응급재난 상황에서의 진료 연속성 등 실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지난 2015년 17만명에서 2023년 32만 6000여 명으로 91.5% 급증했으며,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유병률 8.4%)이 앓고 있다. 연간 투석치료 비용은 2조 6000억원에 이르지만, 지역별로 환자가 실제 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역량을 확인할 평가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신장학회는 실질적인 역량 평가를 위해 시행규칙에 담을 내용으로 ▲성과평가 지침에 필수의료 분야별진료권별 평가기준 포함 ▲진료협력체계 기능에 재난감염병, 정전단수, 의료기관 운영 중단 등 비상상황에서의 필수의료 제공 연속성 확보 명시 ▲필수의료취약지를 부족한 분야에 따라 구분 지정하고, 명목상 자원이 아닌 실제 진료역량을 평가 ▲취약지 지정의 분야별 세부 기준지표산정방법을 공개된 고시로 운영 ▲입법예고안 제11조제1항제3호의 인용조문(법 제3조제3호)을 정의 조항인 법 제2조제3호로 정정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투석을 지역 필수의료체계 구축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제시했다.
지역의 투석의료 역량은 투석기관 수나 투석기 대수가 아니라 신장 전문인력과 숙련된 간호인력 배치, 실제 환자 수용능력, 진료 가능 시간, 의료의 질과 적정성, 격리투석 역량, 복막투석 관리 및 응급상황 시 후속 진료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 모든 투석의료기관에 24시간 응급진료를 요구하기보다는 권역별 거점의료기관이 24시간 응급중환자 신대체요법과 전원 조정을 맡고, 지역 투석의료기관은 안정기 환자의 유지투석을 담당하는 기능분담체계도 제안했다.
재난감염병, 정전단수 또는 투석의료기관의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 상황에서도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역투석안전망 구축 역시 절실하다.
지역별 대체 투석기관을 사전에 지정하고 비상 전력용수 확보, 환자 이송전원체계, 기관 간 보건의료자원 상호지원체계를 마련해 권역별 거점의료기관과 지역 유지투석기관, 복막투석 관리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비상시 각 기관의 실제 수용 가능 여부와 이송전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범순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은 지역필수의료 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려면 의료기관이나 장비의 숫자를 넘어 환자가 필요할 때 실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투석과 같이 치료 중단이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는 지역 내 치료 연속성과 응급 대응체계를 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형 홍보이사(범일연세내과의원)는 투석기관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과 그 지역에서 환자가 실제로 안정적인 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단순한 기관 수가 아닌 실제 진료역량을 기준으로 지역의 투석 의료공백을 파악하고 필요한 곳에 지원이 이뤄지는 체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신장학회는 향후 정부와 협력해 투석 분야의 접근성과 실제 진료역량, 진료 연속성을 평가할 세부 지표 개발에 참여하는 한편, 권역별 24시간 응급중환자 신대체요법 제공 기준과 유지투석기관-거점의료기관 간 기능분담, 재난 시 투석환자 대응 표준지침 마련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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