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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고칼륨혈증' "간단치 않은 치료 여정…해답은 환자에게"

이영재 기자2026.08.26 15:13

고칼륨혈증. 낯선 질환이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발생한 후 중증으로 이환되면 치명적인 심부전이나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고, 치료 역시 만만치 않다. 치료 약제는 있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고, 동반되는 변비, 구역감 등은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린다. 게다가 만성콩팥병, 심부전 치료에 주로 쓰이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RAS 억제제),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등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고칼륨혈증이다. 이렇다 보니 환자들은 걱정이 앞선다. 고칼륨혈증 관리를 위해 약제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심장신장 질환의 예후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신장학회 산하 전해질고혈압연구회와 [의협신문]이 만성콩팥병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칼륨혈증 관리 전략에 대한 설문조사는 몇 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먼저 신장내과 전문의와 다른 전문과 의사 간 치료 전략의 차이다. 신장내과 전문의들은 고칼륨혈증이 발생했을 때 RAS 억제제 용량을 유지하면서 칼륨결합제 추가를 선호(68.2%)했지만, 다른 전문과 의사들은 절반 넘게(55.5%) 원인 약물의 감량 또는 중단을 택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약물치료 선호도 역시 눈에 띈다. 환자들은 고칼률혈증 관리를 위해 엄격한 칼륨 제한 식이요법(31.2%) 보다 칼륨결합제 등 약물치료(68.8%)를 두 배 넘게 더 원했다.

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KDIGO), 미국심장학회 최근 가이드라인에서 고칼륨혈증 환자에서 엄격한 식이 제한만을 강요하기보다 새로운 칼륨결합제(지르코늄사이클로규산나트륨.SZC 등)나 이뇨제 같은 약물 치료를 동시또는 적극 병용을 통해 필수 약제를 유지토록 권고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개원가를 아우르는 치료 전략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또 고칼륨혈증에 대한 높은 인식도 두드러진다. 만성콩팥병 환자 대부분(91.2%)이 고칼률혈증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약제 복용의 불편감이나 위장관 부작용을 크게 줄이며, 칼륨 농도를 빠르게 낮추고 지속시간도 긴 새 칼륨결합제에 대한 기대도 확인됐다. 칼륨 조절뿐만 아니라 콩팥을 보호하는 새로운 치료옵션으로서의 가치도 새겨졌다.

이번 설문조사를 기획한 김세중 전해질고혈압연구회장(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은 고칼륨혈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와 함께 새 약제에 대한 임상적 효용성, 환자 교육의 중요성을 짚었다.

고칼륨혈증은 위험도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고 관리도 매우 어렵습니다.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응급실 방문 위험이 커지며,심장신장 보호 약물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그로 인해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새 칼륨결합제는 칼륨을 조절하는 약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콩팥을 보호하는 새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약값만 볼 게 아니라 환자가 얻는 임상적 혜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더 일찍 접하고, 더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중요합니다.

■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고칼륨혈증에 대한 임상 현장의 화두는 무엇일까.
고칼률혈증은 한 번 발생하면 위험해질 수 있는 질환이지만 잘 알려져 있다. 약제는 있지만 조절하기 매우 어렵다.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막는 신약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들 중에는 고칼륨혈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런 약을 많이 쓰게 되면 부작용이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콩팥병의 진행을 억제하면서도 고칼륨혈증을 관리하는 게 의료 현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

- 고칼륨혈증은 낯선 질환이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인지도는 90%를 넘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환자들도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접하면서 의학정보의 비대칭성은 많이 해소됐다. 그러나 콩팥병에 대해 접하면서 고칼륨혈증을 알게 되고 칼륨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위험에 대한 인식과 적절한 관리 방법에 대한 이해는 별개 문제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정확한 내용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콩팥병 환자들은 무조건 칼륨을 피해야 한다는 얘기도 그릇된 정보 중 하나다. 고칼륨혈증 위험은 만성콩팥병의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45 단계는 고칼륨혈증 위험이 커지기때문에 칼륨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12단계는 오히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 환자들은 식이 제한보다 약물치료를 선호했다. 임상 현장에서는 어떻게 접근하나.
단계적으로는 당연히 음식 조절이 먼저다. 콩팥이 칼륨을 내보내는 기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에 맞춰 먹는 양을 줄이는 게 기본 개념이다. 배설되는 양보다 더 많이 먹게 되면 칼륨이 쌓이기 때문에, 그때는 흡수를 막거나 배출을 돕는 약을 추가한다. 문제는 칼륨 함유 음식은 늘 일정양을 섭취하는 게 아니다. 계절에 따라 많이 먹기도 하고 적게 먹기도 한다. 수박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진료할 때 환자의 식단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계절적 요인이나 생활습관 등을 먼저 확인하고 식단 조절에 관해 설명한다. 그럼에도 조절이 되지 않거나 한 번 올라간 칼륨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 비 신장내과 의료진의 고칼륨혈증 처방 전략을 확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나 진료지침이 있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느냐, 또 환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느냐의 사이에는 단계별로 큰 차이가 있다. 의료 현장에 가이드라인이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번 설문을 통해 비 신장내과 의료진의 처방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장을 전공한 의사들은 해당 전문 질환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약제를 알리는 역할도 해야 한다. 다른 전문과 의료진의 생각을 알아야 접근할 수 있다. 어떤 포인트로 교육하고 알려야 하는지, 배경과 근거 자료를 찾는 계기가 됐다.

- RAS억제제, MRA의 유지 vs 감량중단,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고칼륨혈증이 생겼을 때 치료 전략은 두 가지다. 고칼륨혈증을 유발하는 기존 약제를 중단감량하거나, 기존 약제를 유지하면서 칼륨을 낮추는 약을 추가한다. 과거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칼륨혈증 치료 효과는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는 반면, 심장신장 보호 약물의 효과는 천천히 나타난다는 이유로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기존 약제 중단을 권고했다. 그런데 한 번 고칼륨혈증을 경험하고 나면 심장신장 보호 약물을 다시 처방하는 게 조심스러워진다. 재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저칼륨 식이 교육이나 다른 보조 치료를 병행하면서 조심스럽게 약제 사용을 시도하더라도, 고칼륨혈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많은 의사가결국 기존 약제의 중단감량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후 연구에서 RAS 차단제MRA 등을 중단한 환자와 중단하지 않고 칼륨을 낮추는 약을 추가해서 기존 치료를 계속한 환자를 추적하니, 기존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사망률이 치료를 유지한 환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고칼륨혈증에 대한 우려로 심장신장 보호 약물을 중단하는 게 오히려 환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24년 즈음부터 심장신장 보호 약물을 중단하기보다 칼륨결합제와 함께 적절하게 병용하는 방향으로 진료 지침이 정리됐다.

- 칼륨결합제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은 크지 않다. 그런데, 다른 문제는 없을까.
대개 식이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칼륨 수치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부정맥이나 심정지 위험이 커질수 있다고 설명하고 칼륨 조절 약제를 처방한다. 실제로 약 처방에 대해 환자들이 느끼는 거부감은 크지 않다. 문제는 복용을 시작한 이후다. 칼륨결합제는 꾸준히 복용하기 어렵다. 칼륨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약의 특성상 변비가 생길 수 있고, 복용 과정에서 특유의 구토감 등 위장관 증상도 겪게 된다. 예민한 환자는 맛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이유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변비가 심해져 더 이상 먹을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약 복용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 지난해 말 새로운 칼륨결합제(SZC)가 국내에 허가됐다. 효용성은 인정되지만, 약값 부담도 뒤따른다.
우리 병원도 7월부터 새로운 칼륨결합제 SZC(Sodium Zirconium Cyclosilicate)를 처방한다. 경과를 보고 있는데, 약의 효과 자체는 빠르고 확실하다. 칼륨 수치가 빠르게 떨어지며 지속 시간도 꽤 길다. 또 맛에 대한 부담감, 불편감이나 변비 등의 위장관 부작용도 이전보다 개선됐다. 환자의 반응도 좋다. 다만 비급여이기 때문에 부담되는 부분은 약값이다. 그렇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사례를 보면 비급여이면서도 많은 환자가SZC를 사용하고 있다. 약값 부담과 함께 복용 편의성, 추가적인 고칼륨혈증 위험 감소, 복약 순응도 개선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새로운 약제의 등장은 처방 패턴에도 변화를 부른다.
얼마 전 응급실에 중증 고칼륨혈증 환자가 입원했다. 칼륨 수치가 7.0mmol/L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 고칼륨혈증을 유발한 다른 이유가 없었고 칼륨을 높일 수 있는 약을 복용한 병력이 있었으며, 최근 여름철 과일을 많이 먹은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칼륨이 갑자기 상승한 환자였다. 보통 이 정도면 응급투석까지 고려해야 한다. 칼륨 수치를 빠르게 낮추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환자는 목에 관을 삽입하고 2시간 이상 투석을 하면서 칼륨을 조절하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마침, 7월부터 SZC 사용이 가능해져서 일정 간격으로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했더니 2시간, 4시간, 6시간 단위로 칼륨 수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물론 칼륨을 낮추는 다른 치료도 함께 시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추가적인 응급투석이나 관장 없이 칼륨을 조절할 수 있었다. 시술 없이 칼륨 수치가 안정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뒤 외래 추적까지 이어갈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약의 효과와 기전, 작용 시간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이전과는 다른 진료 패턴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신약의 임상적 이점과 사례들을 잘 발굴해서 많이 알려야 한다.

- 새로운 약제에 대한 비용효과성은 늘 고민거리다.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는 환자 이익이다.
SZC와 같은 새로운 고칼륨혈증 치료제에 대해 강의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비용이 적지 않은데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다. 이런 비용의 가치는 환자가 실제로 얻을 혜택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고칼륨혈증을 조절함으로써 환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콩팥 기능 악화를 막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SZC는 칼륨을 조절하는 약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콩팥을 보호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 하나를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단순히 약값만 볼 게 아니라 환자가 얻게 되는 임상적 혜택까지 함께 고려하고,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환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작용과 위장관 부담은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칼륨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환자들이 관련 정보를 더 일찍 접하고 더 적절한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새로운 칼륨결합제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고 처방 전략에 대한 공론화도 필요하다.
새로운 약이 도입되면 그 약의 장점과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의사들을 교육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칼륨혈증에 대한 진료지침이 변경된 부분부터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 칼륨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절하면서, 복약 순응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대한신장학회 차원에서도 일반의, 개원의, 다른 전문과 학회 등을 대상으로 관련 강의,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교육을 통해 의사의 진료 패턴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환자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진료 패턴을 바꿔 나가는 측면에서도 환자 교육은 의미가 있다. 대한신장학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신약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 강좌와 캠페인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 전해질연구회는 내년이면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전해질, 고혈압 관련 한국형 가이드라인 개발에 주력해왔다.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전해질고혈압연구회는 전해질과 고혈압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문 학술지 Electrolytes and Blood Pressure를 자체 발간하며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저나트륨혈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현재는 고나트륨혈증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연말쯤 마무리될 예정으로 현재 최종 전문가 검토(Peer Review)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고칼륨혈증 가이드라인 개발을 준비 중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와 이번 설문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국제학회의 가이드라인과 국내 진료 현실을 비교분석해 근거를 정리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 개발에는 늘 우리나라 진료 환경에서 어떤 부분을 더 강조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더 구체적인 지침이 될 수 있을지에 방점이 찍힌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새로운 콩팥병 치료제들이 나오면 그에 관한 연구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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