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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중환자 관리 패러다임 "병상 수에서 치료 역량 중심으로"

이영재 기자2026.08.28 11:32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공동으로 '다음 팬데믹,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수용력에 치중했던 중환자 관리 체계를 실제 치료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공동으로 다음 팬데믹,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수용력에 치중했던 중환자 관리 체계를 실제 치료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팬데믹은 새로운 문제를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구조적 취약점을 확대경처럼 드러냈을 뿐이다.

중환자 병상이 있어도 의료진이 없다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이 아니다.

중환자 의료자원 정보는 단순한 행정 통계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지킨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의료 분야에서도 팬데믹 대응을 위해 많은 변화와 개선이 이뤄졌지만, 아직도 취약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중환자 관리 영역에서는 앞으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감염병 팬데믹 등 국가적 재난이 아니더라도 교통사고(중증 외상), 심뇌혈관질환(응급중증질환), 중증 수술(집중치료), 패혈증(장기부전) 등을 원인으로 중환자는 매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중환자 관리 방향을 병상 수 등 수용력에 무게를 뒀다면, 이젠 모든 가용자원을 활용해 실제로 몇 명을 더 치료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둔 역량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해부터 시범사업으로 구축 중인 한국형 중환자등록체계에는 어떤 환자를 어떻게 치료했으며, 결과는 어떠했나?, 지금 어디에서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가 중환자등록체계는 평시에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팬데믹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대응력을 높이는 기제가 된다는 진단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공동으로 다음 팬데믹,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수용력에 치중했던 중환자 관리 체계를 실제 치료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주영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국가 차원의 의료시스템이 팬데믹을 감당할만큼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시스템의 빈 자리는 의료진의 희생으로 채웠다. 의료진의 과도한 희생이 시스템의 일부처럼 전제되는 관행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라면서 현장의 위기를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중환자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기반과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골든타임의 마지막 순간이다. 이를 놓친다면 다음 팬데믹에서는 더 큰 국가적 혼란과 더 많은 개인의 희생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 중환자의료의 현주소: 팬데믹이 남긴 교훈(장시환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간사), 중환자의료체계의 대전환: 국가 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전략(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부회장) 등의 발제를 통해 중환자 의료체계의 개선 방향을 진단했다. 중환자 의료체계는 병상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과 장비까지 실제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판단이다.

수치로 보는 중환자 관리 현실을 어떨까.

패혈증 환자가 응급실로 내원해 중환자실로 옮기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7시간이다. 사망률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골든타임인 3시간 안에 이송되는 비율은 7%에 그친다.

응급실 미수용 건수도 하루 평균 7.8건에 이르며, 65세 이상 고령인구 10만명 당 병상 수는 127.6개(2011)에서 104.0개(2019)로 오히려 줄었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평균 연령은 71.0세이며, 80세 이상이 35.3%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자 중환자 관리는 미래에 마주할 일이 아니라 지금 해결해야할 현실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2030년에는 중환자 병상 점유율이 102.7%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감염병 팬데믹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더라도 평상시 수요만으로도 중환자 병상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중환자 격리 병실 이슈도 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격리병실 비율은 20%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55%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환자실의 1인실 전환은 사망률을 46% 낮춘다. 미국중환자학회는 모든 중환자실의 1인실화를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 현실은 녹록지 않다. 1인실을 확대할 경우 전체 중환자실 병상수가 감소할 수 있고, 건축 비용이 늘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적정 보상 체계 없이는 유인효과가 없다.

상급종합병원에 쏠림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소아중환자실은 상종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환자 전담 전문의 확보도 필수 과제다. 전담 전문의를 배치할 경우 사망률을 22% 낮출 수 있지만, 현재 중합병원급에는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없는 기관이 62.5%에 이른다.

보상체계에서 중증도 반영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동일 질환에서도 난이도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현 질병 분류체계는 중증도를 정교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진료 난이도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또 인공호흡기, CRRT, 에크모 등 고가 장비의 유지교체 및 감염관리 시설 비용이 수가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장비 현대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중환자실 병상이나 관련 장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보유 현황만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로 지금 몇 대를 쓸 수 있는지는 모른다. 또 진료 역량(중증도 수용 능력) 역시 파악할 수 없다.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중환자 관리는 하드웨어(인력시설장비)와 소프트웨어(운영구조)의 유기적인 운영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중환자의료체계는 병상 수를 세는 것에서 실제로 치료할 수 있는지 아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병상이 있어도 의료진이 없으면 실제로사용할 수 있는 병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 중환자등록체계에서는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중환자 진료 역량, 환자 중증도 치료 결과 연계, 지역별 과부화격차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환자등록체계의 문제점도 노정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환자등록체계에는 73개 의료기관(상종 23개 포함)이 참여하고 있다. 전체 병상 대비 10%를 밑돈다. 게다가 수작업으로 중환자 관련 정보를 일일이 기입하는 현실이다. EMR 연동의 자동화시스템에 대한 법적 기반 마련 없이는 연착륙이 불가능하다.

국가 중환자등록체계 모델로는 독일의 DIVI 인텐시브 레지스터가 제시됐다.

DIVI 인텐시브 레지스터는 아이디비밀번호 없이 누구나 실시간으로 가용 병상인력장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공공 웹사이트를 운용 중이며, 환자 단위 레지스트리(치료 결과중증도)와 자원 단위 레지스트리(가용 병상인력장비) 통해 실제로 몇 명의 중환자를 더 치료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있도록 하고 있다.

국가 중환자등록체계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환자를 치료가능한 중환지실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환자와 가족은 치료 가능한 중환자실을 더 신속하게 찾을 수 있고, 의료진은 진료할 병원을 찾는 시간과 부담을 줄이며, 지역사회는 어느 곳에 병상과 인력이 부족한 지 바로 알 수 있고, 국가는 감염병 재난에 즉시 대응할 중환자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전국 모든 중환자실이 참여하는 중환자등록체계가 만들어지면 중환자 현황 실시간 파악, 환자 전원배정 신속 지원, 정책자원 배분 과학적 근거 제공, 국민 생명 보호 의료질 향상 등이 가능해지고, 전국 단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중환자에게 최적의 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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