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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임신 중 고혈압 치료, 이렇게 달라졌다

류재춘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고문·전 회장(류재춘내과)2026.08.24 16:09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6년 제6판 고혈압 진료지침은 임신 중 고혈압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한다. 가장 큰 변화는 만성고혈압 또는 임신성 고혈압이 있는 임신부의 혈압 조절 목표를 기존보다 강화해 140/90mmHg 미만으로 제시한 점이다. 다만 이완기혈압을 지나치게 낮추어 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은 태반 혈류 저하 우려로 권고되지 않는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6년 제6판 고혈압 진료지침은 임신 중 고혈압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한다. 가장 큰 변화는 만성고혈압 또는 임신성 고혈압이 있는 임신부의 혈압 조절 목표를 기존보다 강화해 140/90mmHg 미만으로 제시한 점이다. 다만 이완기혈압을 지나치게 낮추어 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은 태반 혈류 저하 우려로 권고되지 않는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임신 중 고혈압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다. 산모에게는 뇌졸중, 심부전, 콩팥기능 저하의 위험을 높이고, 태아에게는 성장지연과 조산, 태반 관련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전자간증과 연관될 수 있어 출산하면 좋아진다며 기다리는 태도는 위험하다. 임신 중 고혈압은 참고 견딜 문제가 아니라, 제때 진단하고 안전하게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2026년 제6판 고혈압 진료지침은 임신 중 고혈압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한다. 가장 큰 변화는 만성고혈압 또는 임신성 고혈압이 있는 임신부의 혈압 조절 목표를 기존보다 강화해 140/90mmHg 미만으로 제시한 점이다. 다만 이완기혈압을 지나치게 낮추어 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은 태반 혈류 저하 우려로 권고되지 않는다.

핵심은 균형이다. 목표는 140/90mmHg 미만이지만, 이완기혈압을 80mmHg 미만으로 과도하게 낮추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산모의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면서 태아로 가는 혈류를 보존해야 한다. 임신 중 고혈압은 임신 전부터 있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발견된 만성고혈압, 임신 20주 이후 새로 발생한 임신성 고혈압, 그리고 단백뇨나 간콩팥신경계 이상, 혈소판 감소, 폐부종 등 장기 이상을 동반할 수 있는 전자간증으로 나뉜다. 따라서 혈압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혈액소변검사, 산모의 증상, 태아 성장과 태반 상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측정 방법도 중요하다. 긴장으로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고혈압이 있고, 반대로 진료실에서는 정상이지만 일상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진료실 혈압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가정혈압 또는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지침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변화는 커프리스(cuffless) 혈압계, 즉 팔을 압박하는 커프 없이 혈압을 측정하는 기기의 활용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반지형 혈압계나 일부 웨어러블 기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맥파 신호 등을 분석해 혈압 변화를 추정하므로 착용 부담이 적고, 일상생활과 수면 중 혈압 변화 양상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지침은 검증된 커프리스 혈압계를 진료실 밖 혈압 측정에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고등급은 IIb, 근거수준은 B로, 유용할 가능성이 있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권하는 표준검사는 아니다라는 의미다.

임신부에게도 반지형 혈압계는 진료실 밖 혈압 변화를 살피거나 밤새벽 혈압 상승 양상을 확인할 때, 반복 측정의 불편감을 줄이고 기록 습관을 만드는 데, 백의고혈압이 의심될 때 보조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반지형 기기의 수치만으로 임신 중 고혈압을 확진하거나 약물치료를 시작중단해서는 안 된다. 치료 판단은 검증된 상완 커프형 혈압계로 측정한 가정혈압 또는 의료기관 혈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기기에서 밤새 혈압이 높게 표시됐다면 스스로 약을 늘리는 대신 커프형으로 다시 확인해 기록을 가지고 진료를 받아야 하고, 반대로 수치가 정상으로 보이더라도 두통이나 시야 이상, 명치 통증, 부종 악화 같은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한다. 메틸도파, 라베타롤, 니페디핀 서방형, 암로디핀, 필요 시 히드랄라진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는 태아의 콩팥 발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기존 약을 임의로 끊기보다 산부인과 또는 처방의와 신속히 상의해 안전한 약제로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복 측정에서 혈압이 160/110mmHg 이상이거나, 심한 두통, 시야장애, 명치 또는 오른쪽 윗배 통증, 호흡곤란, 급격한 부종 악화, 경련의식 변화, 태동 감소가 나타나면 응급평가가 필요하다. 중증 고혈압은 뇌출혈, 심부전, 태반 조기박리로 이어질 수 있어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관리도 치료의 일부다. 정기 산전진찰을 지키고 처방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며 가정혈압 기록을 진료 시 제시하는 것이 좋다. 짠 음식과 가공식품은 줄이고 흡연과 음주는 피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운동 대신 의료진이 허용한 범위에서 가벼운 걷기와 충분한 휴식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류재춘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고문·전 회장(류재춘내과) ⓒ의협신문
류재춘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고문전 회장(류재춘내과) ⓒ의협신문

전자간증 고위험군에서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예방 목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모든 임신부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하다.

출산 후에도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임신성 고혈압이나 전자간증을 경험한 여성은 이후 만성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산후 혈압 추적과 장기적인 심혈관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수유 중에도 사용할 수 있는 혈압약이 있으므로 수유를 이유로 약을 스스로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임신 전부터 혈압과 복용 약을 점검하고, 임신 중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 정확한 측정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한 출산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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