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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 "현장 납득 못하는 의료개혁 성공 못해"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일수록 한 번에 합의를 지향하기보다쟁점을 세분화하는 스몰딜이라도 무쟁점부터 단계적으로 빠르게 매듭짓는 방식을 지향하려고 한다. 정부는 물론 의료계와 연금 전문가 등 보건복지 현안과 관련된 각종 이해관계자들과 상시 소통하며 접점을 넓혀나가겠다.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를 이끌게 된지 약 한 달을 맞은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국민의힘)은 25일 의협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복지위 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만희 위원장은 3선 의원으로 경북 영천시청도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부터 줄곧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해왔지만 의료계와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4년 11월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했던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국민의힘 실무대표로 정부와 의료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총대를 멨던 경험이 있다.
이만희 위원장은 당시 경험을 언급하며 정부에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라며 의사 1만명이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더라도 한 번에 2000명을 뽑아 5년 안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을 계속 제기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반영해속도를 조절하자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보건의료 현안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의료계와 환자단체,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약품 배송 문제 등도 전문가 의견을 주의 깊게 듣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보건의료 직역이 굉장히 다양하고 이해관계도 첨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의료 분야에서 의사의 주도적인 역할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지만 의사들이 여러 직역의 대척점에 서지 않고 좀 더 큰 형으로서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더했다.
이 위원장은 산적한 보건의료 현안에서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구축과 통합돌봄 정책에 특히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역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라며 지역에서 필수의료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를 조속히 구축하고 지역에서 의료인력 길러내고 정착시킬 수 있는 경북 북부권 의과대학 설치도 중요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통합돌봄도 명목상으로는 좋아 보이는데 전달체계가 개인 가구까지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많다라며 가구 중심으로 돌봄이 다가갈 수 있는 수단으로 경로당에 주목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선거 공약에 활용되면서 시설과 운영 등에서 계속 진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돌봄전달체계에서 중요한 핵심 구조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보건복지 위원장, 또 위원으로서 관심 갖고 있는 영역, 나아가 꼭 발의 및 통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법안이나 제도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 현재까지 우리 상임위에 접수된 법안은 약 1800여건으로 행안위와 법사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노후,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된 법안들이니만큼 어느 하나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법안은 없다. 다만 국민이 가장 시급하게 체감하는 의료와 연금제도 개선, 그리고 저출생 및 고령화 대응과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법안들은 우선순위를 두고 꼼꼼히 살펴보려고 한다. 보여주기식 입법 성과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안부터 하나씩 책임있게 처리해 나가겠다.
정부가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정책 방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 지역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정책은 방향보다 실행력과 현장 수용성이 더 중요하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체 전공의는 의정갈등 이전의 76.2%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정부 지원 대상 8개 필수과목은 70.1%, 비수도권 필수과목은 여전히 62.9%에 머물고 있다. 숫자만 봐도 가장 필요한 곳으로는 아직 의료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나? 정부도 자화자찬 보다 왜 필수과와 지역으로의 의료인력 복귀가 더딘 상황인지를 냉정하게 진단해야한다. 답은 의료현장에 있다.
정부 의료개혁 가운데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의료개혁이 의대정원 등 공급정책 중심으로만 논의되는 것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에 공감한다. 의료인은 보상체계와 수련환경 그리고 근무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로를 결정하지 않나?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공급만 확대해서는 정책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의료인력이 지역과 필수의료로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지역수가 현실화와 ▲필수의료 보상 강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을 옮겨야 바람직하다.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붕괴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올해 안에 반드시 해야 할 입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 필수의료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올해 안에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지역 필수의료 지원체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아울러 국가가 ▲필수의료를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정 근거는 물론 ▲지역별 보상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과 동일한 수가 체계로는 누가 지방에서 열악하게 근무하려 하겠나? 지역수가를 과감히 현실화하는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최근 발생한 전북 신생아 사망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응급실 미수용 사태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장기적 문제이니 만큼 정치적 유불리보다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사법리스크와 낮은 보상을 꼽고 있다.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나.
= 필수의료는 의사의 사명감으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지경이다. 적정한 보상과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함께 뒷받침 되지 않으면 지역 필수의료의 미래도 없다. 특히 중증과 응급, 분만, 그리고 소아 분야는 의료사고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동시에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열악한 필수의료 수가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 의료인력이 지역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단순히 의대 정원이나 인력 확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보상체계와 수련환경, 제도개선 등을 함께 개선해나가는 종합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여당정부와 야당 위원장이라는 구도에서 정부를 견제하면서도 필요한 정책은 지원해야 하는데, 어떤 기준을 세우고 있나
=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정부가 추진하더라도 야당 위원장으로서 지원하겠지만 보여주기식 정책과 재정이 새는 정책은 야당 위원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
일례로 정부의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부정수급 적발액은 2021년 73억원에서 지난해 478억원으로 무려 6.5배 이상 늘어났다. 정책은 예산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이미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보건복지위원회도 예산과 정책의 효과를 현장의 목소리와 객관적 데이터로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
보건복지 분야는 전문성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위원장으로서 전문성을 어떻게 보완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계획인가.
= 의료정책은 현장을 떠나서는 답을 찾기 어려운 분야라 생각한다. 단순히 통계 데이터만 놓고 정책의 골자를 마련해서는 안 된다. 이에 상임위 가동 이전부터 정부와 의료계 직역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주요현안을 함께 점검하고 있듯이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에서도 국정감사와 법안심사 외에도 필요한 경우, 정책토론회와 현장간담회를 통해 제도개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
의료계에서는 정책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먼저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위원장으로서 의료현장과 어떻게 소통할계획인가.
= 현장이 납득하지 못하는 의료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만든 뒤 의견을 조회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만드는 과정부터 의료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실제로 정부의 취약지 응급원격협진사업은 지난해 예산의 93.3%를 집행했지만 참여 의료기관 76곳 가운데 실제 이용기관은 15곳에 불과했고, 협진 건수는 2019년 1798건에서 지난해 1258건으로 되려 뒷걸음질 쳤다. 현장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 아니겠나?
위원장 선출 이후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주요 의료 직역단체와 두 차례 이상 만나 의료현안과 입법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지금도 정책과 입법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입법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 보건복지위가 소통의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의료계와 환자단체,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를 상임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마련해나아가겠다.
마지막으로 의료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 의료인 여러분께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으로 묵묵히 헌신해 주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국회도 보다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 그럼에도 의료개혁은 특정 직역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결국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 강조하고 싶다. 의료계와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에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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