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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 신임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 "비의료 상담 난립 막을 것"

홍완기 기자2026.08.24 15:22
조근호 제16기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신임 회장 ⓒ의협신문
조근호 제16기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신임 회장 ⓒ의협신문

제16기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를 이끌게 된 조근호 신임 회장이 비의료적 심리상담 시장의 무분별한 확대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행정 규제를 주요 현안으로 지목하며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구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단순한 상담 확대보다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의료기관과 상담기관 간 쌍방향 의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심사 삭감과 향정신성의약품 규제, 비대면 진료와 AI디지털 치료제의 안전성, 정신응급비자의 입원체계 개선, F코드를 이유로 한 민간보험 차별 문제 등도 새 집행부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의료전문가주의를 수호하고 혼란의 시기에 회원을 지키는 실리적 방패가 되겠다며 회무 방향을 밝혔다.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 실적 중심 보여주기식 행정 우려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1:1 대면 심리상담을 8회 지원하는 제도다.

조 회장은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재 사업이 내실 있는 심리 지원보다는 실적 달성에 급급한 퍼주기식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시도에서 성과 보고대회와 우수 사례 시상 등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도 환자의 실질적인 회복보다는 단기적이고 양적인 바우처 소진 실적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비스 제공 인력의 무분별한 지정으로 상담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조 회장은 정작 중증도 평가와 의학적 치료의 핵심이 돼야 할 정신건강의학과 의료기관은 그저 바우처 신청을 위한 소견서 발부 창구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사업의 양적 확대보다 검증된 전문가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질적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상담기관과 의료기관 간 쌍방향 의뢰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환자의 상태를 교류하고 위기 시 즉각적인 의학적 개입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적인 쌍방향 의뢰 시스템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현재 형태의 바우처 사업은 존재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담 장려하면서 전문의 진료는 삭감정책 모순 바로잡을 것

정신치료와 척도검사 등에 대한 심사 삭감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전국민 마음건강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비의료인의 심리상담 바우처에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가장 전문적이고 위급한 정신건강의학과의 심층 진료는 시간과 물리적 기록 분량이라는 기계적 잣대로 무차별 삭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겉으로는 상담을 장려하면서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심평원의 삭감 무기로 의사의 입을 막고 분진료로 내몰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보건복지부에 정책적 모순을 제기하고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통해 심사기준 현실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밀실에서 만들어진 불투명한 심사 지침을 폐기하고 의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통해 현장 전문가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심사 기준과 현실적인 수가 보완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AIDTx 의사 판단 대체할 수 없어

비대면 진료 확대와 AI 심리상담 챗봇, 디지털 치료제(DTx)의 정신건강 분야 진입에 대해서는 기술 자체를 배척하기보다 환자 안전을 중심으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비대면 진료를 통한 초진 및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은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며 비대면 진료는 상태가 안정된 재진 환자의 제한적인 관리 목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는 비언어적 단서를 파악하고 자타해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화면을 통한 진료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AI와 DTx에 대해서도 디지털 기술은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도구일 뿐 결코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며 전문의 개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위기개입 프로토콜을 탑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위기 징후를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판단해 실제 진료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향정약 규제 대응 정상 치료 위축시키는 역설 막겠다

향정신성의약품 관리감독 강화에 대해서는 오남용 방지와 정상적인 의료행위 보호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불법 약물에 대한 행정 통제가 진료 현장의 정상적인 치료 행위를 위축시키거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약물 안전 운전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당하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운전 등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와 별도로 분리하는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불법적 오남용은 엄단하되 정상적인 치료적 처방은 확실히 보장받는 합리적인 정책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자 보험 차별 여전F코드 이유로 보험 차별 안 돼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이 겪는 실손보험 등 민간보험 가입보장 차별 문제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과거보다 제도가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F코드(정신 및 행동장애) 진단 이력 자체를 이유로 보험 가입을 제한하거나 유병자 보험으로 유도하는 사례가 있다는 게 조 회장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다수의 보험사가 여전히 F코드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심사에서 일괄 탈락시키거나 보험료가 비싼 유병자 보험으로만 가입을 유도해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실제 질환의 중증도와 회복 상태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보험 인수심사 기준을 세분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단순히 F코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입을 거절하는 관행을 없애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리되는 경증 정신질환자가 표준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증 정신질환 치료체계 국가가 입원 초기부터 책임져야

지역사회 고위험 중증 정신질환자의 관리와 정신응급비자의 입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신체적 책임을 의료기관과 의사에게 과도하게 떠넘기는 구조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행 비자의 입원 제도가 인권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치료가 시급한 중증 환자를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급성기 병동의 심층 치료 기능까지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법입원제와 독립적 심사기구 등 국가책임제 도입에 대해서는 의사회 단독으로 이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면서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국회 등과 소통하면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이 단순한 미봉책에 그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편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국가가 입원 초기 단계부터 직접 책임지고 개입해 중증 환자의 내실 있는 치료를 보장하는 실효성 있는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료실 폭력, 의사 개인이 감당할 문제 아냐

개원의들의 진료실 안전 문제에도 회원 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진료실 폭력과 관련해 의사의 생명권과 환자들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의료사고분쟁뿐 아니라 우발적인 폭력 상황에서도 회원이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법률 자문과 트라우마 회복 지원 등을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과 협약을 체결한 것도 회원 보호를 위한 안전망 구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비상벨과 대피 공간 등 진료실 안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의료전문가주의 수호회원 지키는 실리적 방패 되겠다

조 회장은 제16기 집행부의 핵심 공약으로 ▲의료전문가주의 수호 ▲회원 보호 ▲의사회 내부 소통 강화를 제시했다.

의료전문가주의 수호는 단순한 의사 권익 보호가 아니라 과학적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안전한 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전제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행정 규제와 진료 삭감으로부터 회원들이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실리적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은 대관 및 대외 협력 역량을 강화하고 관계 부처와 선제적이고 합리적인 협상력을 키우겠다며 다양한 사회 구성 세력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책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세대 간 소통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온오프라인 소통 채널과 전국 지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노무세무법률 자문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젊은 의사와 신규 개원의가 이사직과 위원회 등을 통해 회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힐 계획이다.

조 회장은 선배와 신규 의사, 일선 봉직의까지 적극적으로 포용해 하나 되는 정신건강의학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국민에게 한 걸음 먼저 다가가는 의사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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