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당뇨병 후유증 악화하자 의사·병원 상대 2억 8천만원 소송
당뇨병 후유증으로 하지 절단과 혈액 투석을 받게 된 환자가 담당 의사와 병원 재단을 상대로 2억 8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의료진의 진료 과정이나 전원 조치에 과실이 없고, 설명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최근 A씨가 B의료재단과 정형외과 전문의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 일체를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9년경 당뇨병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던 중 2020년 2월 4일 우측 발과 좌외측 복사뼈의 괴사, 연조직염, 어지럼증, 오심 등의 증상으로 B의료재단이 운영하는 D병원에 내원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C씨는 당뇨병성 족부궤양발목 연조직염상세불명의 포도구균에 의한 패혈증 진단을 내리고 A씨를 입원 조치했다. 항생제 투여고압 산소치료양측 발 부위 절개 및 배농소독 치료에도 A씨의 상태는 회복되지 않았다. C씨는 2020년 2월 11일 감염원 제거와 상태 악화 시 인공호흡기신장투석 등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상급병원 전원을 권유했으나 듣지 않았다. C씨는 다량 세척 및 변연절제술에도 상태가 회복되지 않자 2월 13일 A씨에게 재차 상급병원 전원을 권유했다.
두 차례 권유 끝에 2월 13일 3차 의료기관인 E병원을 찾은 A씨는 우측발 괴사성 근막염폐부종을 동반한 심부전당뇨병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E병원 의료진은 패혈성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하지 절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한 채 패혈증 치료를 받다가 2월 25일 우측 하지 절단술을 받았다. A씨는 상태가 호전돼 3월 10일 퇴원한 이후에도 절단 부위 피부병변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절개 및 배농술, 변연절제술, 세척술을 받았다.
A씨는 2년 뒤인 2022년 2월 14일 E병원에서 정맥루 션트 수술을 받은 후 혈액투석을 시작하자 앞서 자신을 치료한 C씨와 B의료재단을 상대로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C씨가 소독되지 않은 처치실에서 맨손으로 오염된 가위를 사용해 발을 절개했고, 고압산소치료에만 의존하며 조속한 상급병원 전원이나 정밀한 변연절제술을 고려하지 않아 상태가 악화됐다면서 괴사성 감염 증상 대처가 미흡했고, 절개 시 사전 설명이나 동의를 받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기왕치료비, 향후 보조구 비용, 개호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 총 2억 823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의료행위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의 존재는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면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오염된 가위를 사용하는 등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서F병원 전문의의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H병원 전문의의 신체감정촉탁결과를 토대로 B의료재단 병원 내원 당시 이미 족부괴사가 진행 중이었고, 절개와 배농술 등 C씨의 처치에 잘못된 점이 없으므로, 잘못된 치료로 신부전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내원 당시 당뇨병성 족부궤양 및 괴사성 연조직염을 진단하고, 인슐린 주사 투여, 족부궤양에 대한 절개와 배농 및 상처 소독, 항생제 투여, 진통제 투여, 수액 투여와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하며 상급병원 전원을 고려한 것은 통상적인 당뇨병성 족부궤양 진료에 부합한다면서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수년간 진행됐고, 괴사성 근막염과 골수염이 동반돼 하지 절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이를 의료진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증상 발생과 진행은 기왕증인 당뇨병의 영향이 지배적이라고 판시했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사의 설명의무는 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 등 환자의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며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사항이라면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씨가 소독되지 않은 가위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고, 원고의 병적 증상 발생 및 진행이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명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근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의 항소를 각하하고,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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